• [Travel] 정열의 삼바, 매혹의 보사노바…뜨거운 리우

    입력 : 2011.07.01 10:12:25

  • 리우데자네이루 삼바 카니발
    리우데자네이루 삼바 카니발
    브라질하고도 리우데자네이루. 이 도시, 이름만 떠올려도 심장이 뛴다. 후끈 열기가 느껴진다. 맞다. 리우의 열정은 이성이 느끼기 전에 몸과 가슴이 먼저 느낀다. 리우는 그래서 다른 여행지완 다르다. 사전에 그 열정을 느낄 준비를 해야 한다. 미리 경험해야 할 미션 리스트 세 가지는 이렇다. 우선 잔잔한 리듬으로 영혼을 통통 울려주는 '이파네마의 소녀(The Girl from Ipanema)' 노래 감상. 단 조건이 있다. 반드시 나긋나긋한 주앙 지우베르투의 목소리여야 한다. 듣지 못했다면 반드시 MP3 파일에 담아가시라. 보사노바 리듬을 가슴으로 받아들여야 리우만의 리듬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두 번째 미션은 브라질 전통 음식 추라스코(고기 뷔페식)와 아사이(열대열매로 만든 음식)를 미리 꼭 맛봐야 한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 미션. 삼바 리듬에 맞춰 미친 듯이 몸을 흔들어 볼 것. 허리와 다리가 끊어질 듯 아플 때까지….

    열정의 시작, 카리오카의 해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전경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전경
    ‘코파카바나, 레블롱, 펭야, 이파네마.’ 가만히 눈을 감고 발음해 보자. 어떤가. 비릿한 갯내음이 느껴지지 않는가. 개인적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생각하는 리우 해변가의 이름들이다. 리우의 가슴 뛰는 열정은 해변에서 시작된다. 가장 먼저 닿은 곳은 코파카바나. 활처럼 둥글게 뻗은 해안선. 그 라인을 따라 고층 빌딩들이 방파제처럼 늘어서 있다. 자연스럽게 시선은 바닥으로 향한다. 1km쯤 걸어가자. 이파네마 해변이 모습을 드러낸다. 여기다. 보사노바의 산파, 안토니우 조빔의 세계적인 명곡 '이파네마의 아가씨(Garota De Ipanema)'에 등장하는 바로 그 해변. 가장 리우다운 비치다. 화려하고 부산한 코파카바나 해변이 남성적이라면 이파네마 해변은 차분한 느낌의 여성 이미지다. 까닭이 있다. 리우에서도 슈퍼 리치급 부자들만 이곳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해변을 지나는 현지인들도 이파네마로 들어선 순간 분위기가 바뀐다. 얼핏 스쳐봐도 스타일리시하다. 꾸밈 없되 깔끔한 이파네마 해안을 닮은 것이리라.

    열정의 중심… 新 7대 불가사의 예수상
    코르코바두 예수상
    코르코바두 예수상
    열정의 시작이 해변이라면 열정의 중심은 코르코바두 언덕 정상에 놓인 예수상이다. 해발 710m 절벽 꼭대기에 서 있는 이 예수상은 리우의 상징이다. 브라질 천재 조각가 다 시우바 유스타가 1931년 브라질 독립 100주년 기념으로 만든 역작. 논란은 있지만 ‘신(新)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힌 걸작이기도 하다. 예수상으로 가는 길은 두 갈래다. 차 혹은 기차(트램)를 이용한다. 기자가 택한 코스는 트램. 트램은 기다림을 각오해야 한다. 성수기 때는 1시간 이상씩 줄이 이어진다. 하지만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다. 고도의 높이에 따라 경관의 아찔함도 더해진다. 이 트램의 매력은 중간 지점의 스위치백(기차가 뒤로 가는 라인) 구간. 하강하는 기차와 잠깐 맞물리면서 기차가 후진한다.

    이윽고 정상. 사방에서 “원더풀!”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한마디로 압권이다. 세상을 포용하듯 양팔을 벌리고 선 거대한 동상. 높이 30m에 양팔 길이만 28m의 거대한 규모다. 무게는 무려 1145t. 리우 시내 어느 곳이든 이 예수상을 볼 수 있는 것처럼 이곳에선 리우의 모든 시내를 굽어볼 수 있다. 활처럼 휜 코파카바나와 이파네마의 해안선도 한눈에 박힌다. 예수상을 보고 난 뒤에 향한 곳은 팡데아수카르. 달걀처럼 묘하게 생긴 바위산이다. 이곳 한국인들은 ‘빵산’이라 부른다. 까끌까끌한 섬을 뜻하는 ‘포운도아수카’라는 인디오의 이름에서 따온 말이다. 산기슭의 프라이야 베르메랴역에서 팡데아수카르 정상까지는 케이블카로 간다. 통유리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까지 가는 길은 대략 1.4km. 정상은 해발 390m다. 예수상이 있는 코르코바두 언덕보다는 낮지만 뜨거운 리우의 열정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절경 포인트다.

    열정의 끝, 삼바 그리고 축구 누구도 토를 달지 않을 리우 열정의 끝. 심장이 터질듯 한 리듬의 삼바와 심장이 터져버릴 축구다. 매년 2월, 브라질의 도시 리우는 거대한 파티장으로 돌변한다. 전 세계 60만 명의 관람객이 오직 단 하나 삼바 리듬을 타기 위해 이곳으로 몰린다. 60만 명은 놀라운 숫자다. 지구촌에 열리는 나머지 모든 축제의 참가자 숫자와 맞먹는 규모다.

    삼바 카니발의 핵심은 퍼레이드다. 퍼레이드가 열리는 곳은 삼바드로메(sambadrome). 700m 길이의 퍼레이드 전용 공간이다. 이곳은 마치 거대한 경마장 같다. 축제에 참가할 삼바 스쿨들의 공식 경연도 이곳에서 벌어진다. 기자의 눈엔 마치 야구장처럼 보였다. 입구엔 간단한 박물관 같은 시설이 있다. 직접 리우 의상도 입어보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 리우의 삼바 축제는 기록의 축제다. 팀당 100만 달러를 호가하는 무대 장식과 의상은 약과. 12~13개 톱클래스 그룹의 퍼레이드가 벌어지는 일요일과 월요일에는 7만석 좌석이 꽉 들어찬다. S석 입장료는 무려 300만원 수준이다.

    삼바축제와 함께 리우인을 미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존재가 바로 축구다. 그 중심이 마라카낭 경기장이다. 이곳은 브라질 축구의 성지이자 메카다. 주중에도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8만 명 정원인 이 경기장엔 놀랍게도 두 배가 훨씬 넘는 19만9954명이 몰린 적이 있다. 기네스북에 오른 최다 관중 기록이다.

    여행안내 전문 서적 출판사 론리플래닛은 올해 꼭 봐야 할 세계 명소 10곳에 브라질을 올려놓으면서 이런 팁을 준다. ‘리우의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아사이를 마시면서 아침을 맞고 이파네마 해변에서 미녀들과 함께 놀고 아포아도르에서 코코넛 음료를 들고 노을을 감상하고 라파의 삼바 클럽에서 새벽까지 즐기시라’고. 맞는 말이다.

    리우에서 라파(Lapa)를 잊어선 안 된다. 18세기 만들어진 수도교(Arcos da Lapa)와 공원(Passeio Publico)을 중심으로 펼쳐진 라파는 리우에서도 고풍스러운 지역이다. 리우인들은 말한다. “진짜 삼바를 만나려면 라파로 가라. 거기에 스릴과 드라마와 땀이 있다”고. 그 스릴과 드라마가 뭐냐고? 직접 가보시라. 그리고 그 뜨거움을 몸소 느끼시길….

    카타르항공 180만원에 남미 왕복 리우데자네이루로 가는 길은 많다. 지난 6월 브라질 상파울루와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첫 취항한 5성급 카타르항공이 최선이다.

    주 7회 운항하는 인천~상파울루 노선은 도하를 경유해 약 24시간(도하 체류시간 제외)이 걸린다. 놀라운 건 가격. 이코노미클래스 최저 가격은 180만원대다.

    최저 290만원대인 대한항공보다 100만원 이상 저렴하다. 비즈니스클래스를 이용해도 국적기 이코노미 값이다. 경유지 도하 프리미엄 라운지에선 샤워도 즐길 수 있다.

    항공권 및 여행 문의 02-3708-8548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 = 신익수 / 매일경제 여행전문 기자 soo@mk.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호(2011년 0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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