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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인도가 흘린 한 방울의 눈물 ‘스리랑카’
입력 : 2011.06.17 1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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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누와라엘리야
‘부처님의 치아’를 보셨나요스리랑카 갈 바하라 사원의 누워있는 불상
불치사를 찾는 이들의 모습은 하나같이 평화롭고 경건하다. 평등을 상징하는 맨발과 흰 옷. 한 손에는 어김없이 부처께 바치는 꽃이 담긴 접시가 들려 있다. 불치사 한 가운데에 있는 치아함은 보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다. 하루 딱 세 번, 시간에 맞춰 공개된다. 그러니 치아함을 보려면 몇 달 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몇 달, 길게는 1년을 넘게 기다려야 비로소 볼 수 있다는 부처님 치아 사리. 스리랑카인들은 이를 어깨 너머로 스쳐만 봐도 생애 최고의 영광으로 여긴다.
불치사 바로 옆이 19세기 건설했다는 인공호수 캔디호다. 여기서 페라헤라 축제가 펼쳐진다. 이 기간 동안 캔디와 불치사는 영험함과 신성함을 느낄 수 있는 행사들로 들썩인다. 2주간 이어지는 열정이요, 신비다.
‘빛의 도시’ 누와라엘리야 이제야 실론티를 맛본다. 실론의 고향 땅에서 자란 바로 그 실론이다. 티는 스리랑카 여행의 알파고 오메가다. 영연방 시절, 스리랑카의 이름은 ‘실론’이었다고 전해진다. 이후 1972년에 ‘찬란하게 빛나는 섬’이란 뜻의 스리랑카로 바뀌었다.
스리랑카 차의 원산지가 ‘빛의 도시’ 누와라엘리야다. 콜롬보 동쪽 100㎞ 지점, 실론섬 중앙 산지인 피두루탈라갈라산(2524m) 남서쪽 기슭이다. 이곳은 날씨부터 다르다. 해발 1830m인 고원 지대. 푹푹 찌는 폭염, 반팔을 입고도 덥다는 스리랑카의 기온은 이곳에서 가을로 둔갑한다. 평균 온도는 13~15도. 밤에는 난방이 필수다. 이곳에서 1박을 한 기자 역시 밤새 뜨끈뜨끈한 전기장판에 몸을 지졌을 정도. 사실 이 곳은 식민지 시절부터 영국인이 즐겨 찾던 고원 휴양지다. 아직도 이곳엔 제국의 흔적이 생생하게 남아있다. 도심 곳곳엔 튜더와 조지아 양식이 혼합된 건축물이 즐비하다. 분홍빛 벽돌이 어우러진 우체국이나 장미넝쿨로 가득 찬 정원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한껏 자아낸다. 이곳 식물원과 차 농장 관광은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찻잎을 말리는 과정과 분리하는 모습, 실용적인 용기에 담는 과정까지 한자리에서 견학할 수 있고 직접 시음도 한다. 노벨상 수상 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차를 노래한 곳도 여기다.
어찌 네루다뿐이겠는가. 스리랑카 여행을 끝낸 지금도 기자에겐 스리랑카 해변의 바다와 실론의 향기가 생생하게 살아 있다. 여전히 끊을 수 없는, 아니 끊기 싫은 기분 좋은 중독이다.
■ How to get there? 교통 한국에서 스리랑카로 가려면 싱가포르를 경유하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싱가포르까지 5시간30분 걸린다. 싱가포르항공이 싱가포르~스리랑카 간 직항편을 매일 운항한다. 3시간35분 정도 걸린다. 안전 스리랑카 내전이 종식되면서 주요 여행지의 안전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콜롬보는 여전히 경계가 삼엄하다. 기후 고온다습한 열대성 기온이다. 콜롬보는 연평균 27도 정도. 화폐인 루피는 스리랑카 공항에서 환전하면 된다. [콜롬보, 캔디(스리랑카) = 신익수 / 매일경제 여행전문 기자 soo@mk.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호(2011년 0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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