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ading] 당신은 왜 일을 미루고 있습니까

    입력 : 2011.06.17 15: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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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루는 습관’ 때문에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즉시 일을 시작하지 않고 미뤄놓았다가 나중에 후회해본 경험이 있다. 이 책의 초점은 바로 이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왜 일을 미루는지, 어떻게 일을 미루는지 그리고 일을 미루는 습관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간경영에서 사람들이 가장 곤혹스러워하는 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사람들은 왜 일을 미룰까? 저자의 말대로 대부분 일을 미루는 것은 그 사람이 게으르기 때문만은 아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불완전함에 대한 두려움이 일을 미루게 만든다. 일단 미루어 놓으면 잠시나마 두려움을 줄일 수 있고 긴장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심리적인 문제인 셈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출근 후 중요한 일을 바로 시작하지 않고 우편물 확인 등 사소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일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일 게다.

    “기분 나빠지려고 일을 미루는 사람은 없다. 다만 깊이 감춰진 두려움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기 위해 일을 미루는 것뿐이다.”(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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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은 시간 경영이다 일을 미루는 원인을 알았다면 이제 ‘내가 일을 어떻게 미루고 있는가’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 미루는 습관을 바로 잡을 수 있다.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일 미루기 일지’를 써보는 것이 좋다. 저자는 꾸물대며 뒤로 미룬 일과 그 일에 대한 생각, 뒤로 미룬 데 대한 변명, 해야 할 일을 미루고 대신 한 일과 그로 인해 떠오른 생각을 적어보라고 조언한다.

    "지금 바로 실행하라 나우" 닐 피오레 지음 | 서현정 옮김 랜덤하우스코리아
    "지금 바로 실행하라 나우" 닐 피오레 지음 | 서현정 옮김 랜덤하우스코리아


    “며칠 동안 일 미루기 일지를 기록하다 보면 어떤 생각을 할 때 일을 하게 되는지 그리고 어떤 생각을 할 때 일을 미루면서 스스로를 비난하게 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59쪽)

    자신의 ‘현실’을 파악했다면 이제는 고치는 일이 남는다. 저자는 미루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 ‘말하는 방식’을 바꾸라고 강조한다.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일을 미루는 사람들은 말 속에 자신이 희생자라는 생각, 부담감, 권위에 대한 거부감을 무의식적으로 드러낸다.

    이런 말은 고집과 반항의 표시로 일을 미루게 만든다…. 자율적인 선택과 헌신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표현을 쓰고, 싫을 때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있으면 희생자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힘을 갖고 목표 달성에 집중할 수 있다.”(79쪽)

    실제로 “나는 이 일을 해야 된다. 그런데 사실은 하기 싫다. 내가 이 일을 하는 것은 그들이 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생각하는 사람은 일을 미루기 쉽다. 반대로 “나는 이 일을 스스로 선택했다. 따라서 나는 이 일을 하겠다”라고 말하고 생각하는 사람은 일을 미루지 않고 시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말이 그리고 그 말에 담겨 있는 마인드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101 공수부대에 자원입대한 저자의 첫 낙하훈련 경험은 흥미롭다. 많은 병사들이 첫 낙하를 할 때 몸이 경직돼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고 비행기 출구 안쪽을 짚고 있다가 하사관에게 등이 떠밀려 비행기 밖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저자는 비행기 출구 앞에서 서서 이렇게 자신에게 말한다.

    “나는 자원입대를 했어. 이 비행기에서 낙하하는 것은 내가 선택한 일이야.” 그는 일부러 비행기 출구의 바깥쪽을 짚었다. 그리고 싫지만 뛰어내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접고 목표로 정한 하늘의 구름 하나를 응시하며 뛰어내렸다. ‘선택의 힘’이다. “이 일은 너무도 크고 중요한 일이야”라고 말하는 것도 부담감 때문에 일을 미루게 만든다. 그 대신 “하나씩 차근차근 하면 돼”라고 말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최고의 목수라도 남대문 복원을 한 번에 해낼 수는 없다. 기초도 다져야하고 기둥도 세워야 하며 못도 하나하나 박아야 한다. 남대문 복원의 중요성만 생각해 너무 큰 부담을 느낀다면 일을 시작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진다. 저자는 또 일을 쪼개라고 조언한다. 일의 덩어리가 커서 부담스럽다면 잘게 쪼개라는 얘기다. 잘게 쪼갠 뒤 마감시간부터 현재로 거슬러 올라오는 ‘거꾸로 계획표’를 세우는 거다. 작게 나눈 일은 그리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 일을 마치면 작은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

    “나는 일을 미루는 습관을 버리기로 했다. 하지만 계속 미루느라 그 결심을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109쪽)

    우습지만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농담이다.

    자기경영의 핵심은 성공적인 시간경영에 있다. 성공적인 시간경영은 결심과 목표설정, 우선순위 정하기 그리고 그것을 미루지 않고 ‘시작’하는 것을 통해 가능해진다. 지금 바로 시작하자.

    [예병일 / 플루토미디어 대표 biyeh@plutomedia.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호(2011년 0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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