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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화려한 스텝의 향연, 빌리 엘리어트 & 브로드웨이 42번가
입력 : 2011.01.17 15: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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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뮤지컬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2010년, 라이선스 뮤지컬 두 편이 객석의 갈채를 이끌고 있다.
이야기는 1980년대 영국 북부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다. 파업에 돌입한 탄광 노동조합과 정부의 대립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위에 열성인 아버지와 형, 치매 증상이 있는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빌리. 어느 날 권투연습을 위해 찾은 체육관에서 발레수업에 참여한 빌리는 아버지와 형의 반대를 무릅쓰고 발레에 대한 꿈을 키워간다.
무대 위의 빌리는 영화 속 빌리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원작의 줄기에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등장시켜 감동 코드를 더했다. 우려했던 당시 영국의 사회상은 오히려 극의 흐름을 원활하게 전개하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극중 빌리의 나이가 11살이란 이유로 어린이 뮤지컬이라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빌리의 꿈과 희망이 큰 줄기이지만 서로를 연결하는 씨실과 날실은 당시 사회상과 어우러져 성인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네 차례의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네 명의 빌리(김세용, 임선우, 이지명, 정진호)는 가장 어리고 강력한 흥행 포인트다. 10살 혹은 13살 나이에 그들이 습득한 발레 테크닉과 탭댄스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무대의 활력소다. 다만 음향시설 때문인지 뮤지컬 넘버의 가사 전달이 어눌해 아쉬웠다.
공연기간 및 장소 Open Run / LG 아트센터 / 02-3446-9630
2010년 하반기에 새롭게 개막한 무대는 박상원, 박해미, 최성희(바다) 등 대중적인 스타를 앞세웠다. 흥행을 위한 기본 포석이 화려하다. 이정화, 김법래, 박동하, 김영주 등 뮤지컬 스타의 등장 또한 든든하고 반갑다.
1930년대 대공황기, 브로드웨이의 중심 42번가를 배경으로 무명 배우 페기 소여가 우여곡절 끝에 브로드웨이 스타로 탄생하는 아메리칸 드림을 그리고 있다. 300여 벌의 무대의상을 입은 30여 명의 코러스가 트럼펫 재즈 선율과 함께 선보이는 탭댄스와 코인댄스가 일품이다. 14개의 대형 무대장치와 30회가 넘는 무대 전환이 이야기의 빠른 전개를 유도하고 있다. 뮤지컬 전용극장으로 자리한 샤롯데씨어터의 음향은 발음 하나하나를 정확하게 전달한다. 다만 배우 전원이 등장하는 군무의 화려함과 익숙한 뮤지컬 넘버의 활달함에 비해 탭댄스의 흥겨움이 아쉽다. 공연기간 및 장소 11월21일까지 / 샤롯데씨어터 / 02-501-7888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호(2010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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