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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련공의 ‘암묵지’가 피지컬 AI 성장의 핵심
입력 : 2026.07.31 10:3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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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준 포스코 DX 로봇자동화 센터장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졸업하고 포스코ICT(현 포스코DX)에서 IT 및 운영기술(OT) 융합 분야의 기술 개발과 현장 적용을 주도해왔다. 현재 포스코DX 로봇자동화센터장으로 재직하며, 제철소 및 제조 현장의 지능형 로봇 도입과 로봇 전환(RX)을 이끌고 있다.가상 세계를 넘어 물리적 현장으로 진입한 AI의 시대최근 몇 년간 인공지능(AI) 담론은 거대언어모델(LLM)과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그러나 이제 AI가 가상 세계가 아닌 물리적 현실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로 나아가고 있다. 특히 제조업 현장에서 피지컬 AI는 필수적인 성장전략이다.
포스코 제철소와 그룹사 공장에 로봇과 AI를 결합하는 인텔리전트 팩토리 전환을 담당하고 있는 윤석준 포스코DX 로봇자동화센터장은 “로봇과 피지컬 AI가 상당히 많은 부분 겹친다”라고 설명했다. 로봇은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하여 동작하는 기계장치를 뜻하고, 피지컬 AI는 물리적인 환경을 인식해서 판단하고 행동하는 AI로 정의하기 때문이다.
피지컬 AI는 두뇌처럼 계속 학습하고 발전하기 때문에 물리 세계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지속적으로 학습해야 한다. 특히 포스코 제철소와 같이 고열, 분진, 중량물이 산재한 비정형 공정에서는 2D 카메라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공간 좌표를 파악하기 위해 3D 센서와 라이다(LiDAR) 기술이 핵심적으로 활용된다.
로봇은 3차원 공간의 ‘포인트 클라우드’ 데이터를 통해 물체의 미세한 위치와 자세(Pose Estimation)를 특정하게 된다. 단순한 시각화를 넘어 로봇이 계단을 오르거나 장애물을 피하는 등 3차원 공간을 이해하고 움직일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방수, 방신, 방열 하드웨어가 결합되면 로봇은 인간이 접근하기 힘든 위험한 현장에도 투입될 수 있다.
윤 센터장은 제조 현장에서 숙련자가 경험을 통해 익힌 데이터인 ‘암묵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암묵지란 언어, 문서로 기록되지 않은 숙련자의 노하우를 뜻한다.
그는 “인구 변화와 고령화로 인해 포스코 제철소에도 나이 많은 근로자밖에 없다”라며 “이들의 암묵지를 남겨줘야 AI와 로봇에 학습하고 산업을 지킬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인구절벽과 노동력 부족, 뿌리산업 현장에 젊은 인력의 유입이 끊어지면서 로봇은 인간의 자리를 뺏기보다 비어있는 자리를 채우는 ‘구원투수’가 된 셈이다. 그는 미래의 공장은 로봇이 위험하고 반복적인 실행을 담당하고, AI가 하위 조작을 지원하면, 인간이 이를 총괄하는 ‘슈퍼바이저(Supervisor)’나 유지보수 전문가 역할을 하게 될거라고 내다봤다.
스스로 학습하고 실행하는 로봇
챗봇 형태의 생성형 AI는 LLM을 기반으로 작동하며, 사람들이 만들어낸 방대한 양의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한 것이다. 반면 피지컬 AI는 가상 세계의 언어가 아닌, 현실 물리 세계를 학습한다. 하지만 LLM 기술이 피지컬 AI와 전혀 무관한 것은 아니다. 카메라 센서 등으로 시각 데이터를 수집하면 인식과 판단을 하는 단계에서 언어모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각, 언어, 실행을 통합한 VLA(Vision-Language-Action)모델은 ‘엔드투엔드(Endto-End)’ 방식으로 한 번에 묶어서 학습하게 된다.
과거 산업용 로봇이 정형화된 자동화 영역에 머물렀다면, 피지컬 AI는 로봇을 자율적인 주체로 만든다. 윤 센터장은 “과거의 로봇은 눈이 없고 IQ가 낮았으나, 이제는 학습을 통해 인지 판단이 가능한 똑똑한 존재로 진화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기존에는 사람이 모든 상황을 가정해 코딩하는 ‘룰 기반(Rule-based)’ 방식이었기에 환경이 조금만 변해도 로봇은 멈춰 섰지만, 피지컬 AI는 데이터 기반의 학습을 통해 스스로 최적의 행동을 도출하기 때문이다.
포스코DX의 경쟁력 IT·OT·AI피지컬 AI가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상위 시스템인 IT(정보 기술)와 현장 설비 기술인 OT(설비 운영 기술)의 유기적인 결합이 필수적이다. 윤 센터장은“국내에 IT와 OT를 동시에 다루는 회사는 포스코DX가 유일하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역량을 강조했다. 과거에 포스데이터라는 IT 회사와 포스콘이라는 OT 회사의 합병으로 포스코DX가 출범했기 때문이다.
그는 “아무리 성능 좋은 슈퍼카(로봇)가 있어도 강남 한복판에서 내비게이션(관제 시스템)이 없다면 목적지까지 갈 수 없다”라며 디스패치(Dispatch) 시스템과 관제 역량을 강조했다. 개별 로봇의 성능보다 중요한 것은 수백 대의 로봇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기술이라는 뜻이다. 이는 기업의 투자 비용(CAPEX)을 줄여 ROI(투자 대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인구 대비 로봇 밀도가 가장 높은 국가다. 많은 기업들이 안전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피지컬AI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윤 센터장은 ‘안전에 대한 투자’를 “ROI를 따지지 않는 전략적 투자”로 정의하며, “생산성과 상관없이 무조건 투자할 수밖에 없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서 현재는 철강 분야에 적용하고 있으나, 조립 산업에서 피지컬 AI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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