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이카 IBS 사업 통해 캄보디아 프놈펜 AI 생태계 조성 “AI ODA, 이제 자국어로 작동하는 AI 원조로 발전해야”

    입력 : 2026.07.07 11:18:43

  • ‘에이아이웍스(AIWORKX)’는 AI 데이터 구축부터 모델 개발, AI 에이전트, AI·SW 검증까지 인공지능 개발의 전과정을 지원하는 AI 솔루션 전문 기업이다. 2022년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의 IBS(Inclusive Business Solution·포용적 비즈니스 프로그램) 사업 수행 기관으로 선정되며 베트남 현지에서 AI 데이터 교육·가공 기반 조성과 취약 계층 대상 IT 교육, 취업 연계 모델을 추진한 에이아이웍스는 올 3월부터 캄보디아에서 ‘캄보디아 프놈펜 AI 생태계 조성과 디지털 일자리 창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두 번째 IBS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윤석원 대표는 “베트남에서 검증된 경험과 노하우가 캄보디아에 반영돼 사업 설계의 뼈대를 만들었다”며 “원조가 끝나면 사라지는 사업이 아니라 현지 법인과 인력이 남아 스스로 굴러가는 구조, 이것이 AI 기본사회를 글로벌 스탠더드로 확장하는 민간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설명
    ▶ 윤석원 에이아이웍스(AIWORKS) 대표
    1972년생. 고려대에서 신문방송을 전공하고 코넬대에서 컴퓨터 과학 석사를 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 미국 본사와 삼성전자에서 20년 이상 대규모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의 품질관리(QA)를 총괄했다. 2015년 테스트웍스를 설립하고 지난해 창립 10주년을 맞아 사명을 에이아이웍스로 변경, AI 솔루션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최근 주관사를 선정하고 IPO를 준비 중이다.

    Q 에이아이웍스는 어떤 기업입니까.

    A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AI 기술로 테스트, 검증, 데이터 구축, 에이전틱 AI 솔루션을 만드는 기업입니다. 2015년 ‘테스트웍스’라는 SW 테스팅으로 출발했어요. 자폐 스펙트럼 인재의 정밀함과 경력 보유 여성의 소통 역량을 한 팀으로 결합한 포용 고용 모델로 고난도 작업을 수행해온 사회적 기업이죠. 지금은 AI 데이터·모델·에이전트·신뢰성 검증까지 아우르는 소셜벤처로 성장했습니다. SW 분야 한국인정기구(KOLAS) 국제공인시험기관으로 최근에 AI 에이전트 신뢰성 평가 솔루션 ‘AIWORKX AgentRigor™’를 출시했습니다.

    Q 발달장애인 고용과 AI 데이터 사업을 연결하게 된 계기라면.

    A 전략적인 이유가 아니라 발달장애인에게 일자리를 만들자는 마음이 먼저였습니다. 소프트웨어 테스트는 반복적이고 규격화된 작업이라 자폐스펙트럼 인재의 강점과 맞는 분야인데, 국내 테스트 업무는 보안상 고객사 현장 파견이 필수라 장벽이 있었어요. 그래서 원격 관리가 가능한 데이터 레이블링 직무로 전환했고, 그게 지금 AI 데이터 사업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Q 지금도 여전히 포용 고용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까.

    A 전체 직원 160여 명 중 장애인 직원이 15~16명, 경력 보유 여성이 20여 명입니다. 프로젝트 리더를 맡은 자폐 장애인 직원도 있습니다. 많이 고용하는 것보다 그 분들이 성장하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진출의 발판이 된 코이카 IBS 사업
    ▶ 포용적 비즈니스 프로그램(IBS)
    기업이 보유한 제품·서비스·기술 등 고유의 비즈니스 역량을 개발협력과 연계해 개발도상국의 미충족 수요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의 수익 창출과 개발협력 성과를 동시에 추구하는 코이카의 시장 기반 민관협력 프로그램이다. 연 1회 정기공모를 통해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선정하며, 사업 기간은 2~5년, 코이카 예산 규모는 연간 5억원 상한이다. 추진 절차는 ‘사업 선정(공모·심사·약정체결)→사업 수행(착수보고회·반기점검·중간보고회)→사업 종료(종료보고회·정산·사후관리)’ 등 3단계로 운영된다. 2010년부터 2026년 4월까지 누적 34개국 213개 사업을 발굴했고, 총 3807억원(코이카 2192억원, 파트너사 1615억원)의 개발 재원을 유치했다.

    Q 개발도상국에 주목한 것도 같은 이유인가요.

    A 회사의 시작점이 ‘기술에서 소외된 사람들, 특히 일자리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만들자’였어요. 국내에서 발달 장애인, 경력보유 여성과 10년간 웹/앱 SW, 그리고 반도체 같은 임베디드 테스트와 데이터 구축 사업을 이어 왔습니다. AI 기술이 아주 빠르게 발전할수록 그 기술에 접근할 수 없는 소외계층이 보였거든요. 디지털 격차는 점점 간극이 넓어집니다. AI는 선진국에서 영어 중심으로 발전하고, 개발도상국 청년들은 자국어로 AI 서비스를 사용하기 어려워요. 저희 성장의 기반인 ‘포용적 일자리+디지털(AI) 기술’이 개발도상국에서도 작동할 거라고 기대했고, ODA를 연결 고리로 삼으면 일방적 지원이 아닌 상생형 비즈니스가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Q 코이카의 지원을 받아 캄보디아의 크메르어 기반 AI 에이전트 구축 사업을 추진 중인데.

    A 코이카의 IBS는 기업의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을 ODA에 접목해 개발도상국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기업의 지속 가능한 사업 기반을 만드는 프로그램이에요. 저희는 ‘캄보디아 프놈펜 AI 생태계 조성과 디지털 일자리 창출 사업’을 올봄부터 2030년 말까지 진행합니다. AI 기업이 ODA를 한다는 사실이 생소할 수도 있는데, 지금까지의 디지털 원조가 인프라, 전산화 중심의 DX(Digital Transformation) 지원이었다면, 이제는 그 위에 자국어로 작동하는 AI를 얹는 AX(AI Transformation) 원조로 한 단계 발전해야 합니다. 크메르어 데이터와 AI 에이전트를 현지 행정·공공서비스에 적용하면 캄보디아의 디지털 정부 전환을 가속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다음 세대 청년들이 단순노동 대신 데이터 구축이라는 디지털 산업의 주체로 전환될 수 있어요. 그들에게 양질의 미래 산업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거죠. 저희의 역량이 가장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본 이유이기도 합니다.

    Q 저자원 언어는 일반인에겐 낯선 용어인데.

    A AI는 데이터를 먹고 자랍니다. 크메르어는 사용 인구가 1700만 명에 이르지만, AI가 학습할 수 있는 디지털 데이터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저자원 언어(Low-resource Language)’예요. 유네스코에 따르면 전 세계 7000여 개 언어 중 온라인에 존재하는 건 1000개뿐이거든요. 나머지 6000여 개 언어는 AI 시대에 사실상 배제되는 셈이죠. 유네스코는 ‘AI가 공공서비스·교육·일자리의 근간이 되는 지금, 언어 포용성은 인권이자 사회 정의의 문제’라고 규정했습니다. 저희가 크메르어 AI 생태계를 만드는 이유예요. 숫자로 보면 더 분명합니다. 전 세계 AI 학습 데이터의 원천인 커먼크롤(Common Crawl)에서 영어 문서는 전체의 41%를 차지하지만 크메르어는 0.009%에 불과해요. 약 4370배의 격차죠. 쉽게 말해 챗GPT에 영어로 물으면 박사급 답이 나오는데 크메르어로 물으면 엉뚱한 답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언어 격차가 곧 AI 격차가 되고, AI 격차가 교육·의료·금융 정보 격차로 이어집니다. AI 시대의 새로운 불평등 구조인 셈이죠.

    Q 크메르어 기반 음성·텍스트 AI 데이터세트는 실제로 어떤 역할을 하는 겁니까.

    A 사업 기간 동안 크메르어 기반 AI 학습 데이터 500만 문장 이상을 구축합니다. 세 가지 역할이 있는데, 첫째, 거대언어모델이 크메르어를 제대로 이해하고 생성하도록 학습시키는 원료가 됩니다. 둘째는 음성인식과 음성합성 기술의 기반이 되죠. 저희가 텍스트뿐 아니라 음성 데이터세트를 함께 구축하는 이유인데, 디지털 접근성을 고려하면 캄보디아에서는 텍스트보다 음성 인터페이스가 더 중요할 수 있어요. 셋째는 이를 토대로 공공·민간 분야 크메르어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실증(PoC)합니다. 캄보디아 국민이 자기 언어로 AI의 혜택을 누리는 기술적 토대를 만드는 거에요.

    캄보디아 IBS는 베트남 IBS 경험의 진화형

    Q 2022년부터 올해까지 베트남에서도 IBS 사업을 진행했는데요.

    A 테스트웍스 시절에 IBS 사업에 선정돼 베트남에서 AI 데이터 구축 교육을 통한 데이터 가공 기반 조성과 취약계층 대상 IT 교육 및 취업 연계 모델을 수행했습니다. 하노이에서 교육센터를 운영하며 발달장애, 지체장애인 대상 교육을 진행했고, 장애인 채용을 위한 현지 법인도 설립했어요. 가장 큰 자산은 돈으로 살 수 없더군요. 현지 정부·기관과의 신뢰, 장애인 고용 관련 현지 제도에 대한 이해, 한국에서 검증한 포용 고용 모델이 해외에서도 작동한다는 경험을 얻었습니다.

    Q 사업 이후 베트남 현지의 변화라면.

    A 장애인이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디지털 경제 인재로 인식되는 변화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어요. 교육을 수료한 장애인들이 데이터 직무로 일하면서 가족과 지역사회가 경제적 자립 가능성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내부적으로도 국내 교육 커리큘럼이 다른 언어와 문화 환경에서 어떻게 현지화돼야 하는지 배우게 됐고, 이 노하우가 캄보디아 IBS 사업 설계의 뼈대가 됐습니다.

    Q 베트남에서의 경험이 캄보디아에서 도움이 되는지요.

    A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어요. 우선 디지털 기초가 다른 학습자에게 AI 데이터 직무를 가르치는 단계별 커리큘럼을 베트남에서 검증했습니다. 또 하나는 교육→실습→고용→사업화로 이어지는 파이프라인이에요. 교육으로 끝나지 않고 실제 프로젝트 실습을 거쳐 고용과 창업으로 연결되는 체계를 캄보디아 사업에 그대로 반영해 설계했어요. 마지막은 현지 강사 양성 모델이에요. 현지인이 가르치는 구조여야 사업이 끝나도 생태계가 남게 되잖아요. 캄보디아에서 강사 50명 이상을 양성하려는 이유입니다.

    Q AI 교육과 현지 강사 양성 주요 축이군요.

    A 정확히는 다섯 개의 축이 맞물린 생태계 사업이에요. ‘크메르어 음성·텍스트 데이터세트 구축·품질 검수’, ‘청년·디지털 소외계층 대상 AI 교육(450명 수료 목표)’, ‘현지 강사 양성(50명 이상)’, ‘현지법인 설립·운영’ ‘교육→실습→고용→사업화 실행 체계’죠. 이 다섯 가지가 따로 도는 게 아닙니다. 교육받은 인력이 데이터 구축에 참여하고, 그 데이터가 AI 서비스가 되고, 그 서비스가 다시 일자리를 만드는 선순환 구조가 이 사업의 본질이에요. 이를 토대로 B2G·B2B 확장까지 연결해 현지 매출 기반을 함께 만드는 게 목표죠.

    Q 캄보디아 청년 입장에선 어떤 이점이 있을까요.

    A 당장은 디지털 일자리와 직업 역량입니다. AI 데이터 직무는 진입장벽이 낮으면서도 글로벌 수요가 큰 분야이고, 수료생들은 현지 법인 프로젝트로 실무 경력을 쌓을 수 있어요. 길게 보면, 자국어로 AI를 누릴 권리겠죠. 크메르어 AI 생태계가 만들어지면 영어를 못하는 농촌 주민도 자기 언어로 행정·교육·의료 정보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캄보디아 청년이 AI 산업의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가 된다는 점이에요.

    AI 기본사회를 글로벌 스탠더드로 확장하는 민간의 방식
    사진설명

    Q 최근 한국 정부는 ‘글로벌 AI 기본사회’ 실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분명 민간기업의 역할도 있을 텐데.

    A AI 기본사회는 모두가 AI의 혜택을 누리게 하자는 비전인데, 저는 이것이 복지 담론이 아니라 한국 기업이 글로벌로 나아가는 전략 프레임이라고 봅니다. 한국의 소셜벤처와 임팩트 기업들은 이미 이 방향을 현장에서 실천해온 주체들이에요. 정부가 방향을 제시하고 코이카가 연결하면, 민간기업은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로 현지에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제도적으로는 3∼6개월 단위의 ‘ODA형 AI PoC 트랙’을 신설해 소규모 현장 실증을 먼저 검증하고, 그 성과를 코이카 본사업·국제기구·MDB 사업으로 연계하는 경로 그리고 현지 데이터 소유권·개인정보보호·AI 윤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함께 갖춰 나가야 합니다. 원조가 끝나면 사라지는 사업이 아니라 현지 법인과 인력이 남아 스스로 굴러가는 구조, 이것이 AI 기본사회를 글로벌 스탠더드로 확장하는 민간의 방식이죠.

    Q 이러한 에이아이웍스가 얻게 되는 사업적 수익이 궁금한데요.

    A 기회도 분명합니다. 동남아만 해도 라오스어, 미얀마어 등 저자원 언어가 줄지어 있고, 캄보디아에서 만든 플레이북은 언어만 바꾸면 인접 국가로 확장할 수 있거든요. 각국 정부가 자국어 AI를 도입할 때 가장 필요로 하는 게 검증인데, AI 신뢰성을 검증하는 저희 ‘AIWORKX AgentRigor™ 솔루션’을 활용하는 강점이 더해지면 의미 있는 포지션을 만들 수 있습니다.

    Q 저자원 언어 국가의 AI 시장이 새로운 시장인 셈이군요.

    A 세 흐름이 동시에 오고 있어요. 첫째는 주권 AI(Sovereign AI)죠. 각국 정부가 자국어 AI 역량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어요. 둘째는 오픈소스, 경량 모델의 대중화예요. 적은 자원으로 특정 언어에 특화된 모델을 만드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해, 거대 인프라 없이도 자국어 AI를 가질 길이 열렸습니다. 셋째는 텍스트 이외에 멀티모달 중심 인터페이스로의 도약이에요. 이 세 흐름이 만나는 지점에 큰 시장이 열리는데, 그 시장은 기술만 파는 기업이 아니라 현지 인력과 함께 생태계를 만드는 기업에게 열릴 겁니다. AI의 미래는 기술 성능 경쟁만으로 결정되지 않거든요. 공공가치와 포용성을 얼마나 설계 안에 내재화하느냐가 진짜 경쟁력입니다.

    [안재형 기자 · 사진 류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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