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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포와 함께하는 스타트업 생존방정식] 프렌트립 “ 전 세계 어디서든 원하는 여가 활동 할 수 있는 웰니스 슈퍼앱이 목표”
입력 : 2026.07.06 15:3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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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여가·액티비티 플랫폼 ‘프립(Frip)’
첫 프로그램은 스노클링이었다. 주말 당일치기로 강원도 삼척 장호항에서 함께 스노클링할 이들을 모았고, 하루가 지나지 않아 버스 한 대가 만차가 됐다. 생전 처음 보는 이들이 함께 모여 하루를 보냈고, 돌아오는 길에 누군가 다음 일정을 물었다.
“그 지점에서 서비스화를 생각했어요. 함께 취미, 여가를 즐기는 플랫폼이죠. 프렌트립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때까지 여행업의 이응도 몰랐던 임수열 대표는 2013년 법인을 설립해 아웃도어 액티비티 커뮤니티를 시작했다. 그리고 3년 후인 2016년 3월, ‘프립’ 서비스가 개시된다. 프립은 호스트들이 패러글라이딩이나 요가 등 여가 상품을 개발해 플랫폼에 올리면 유저(사용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구매해 액티비티에 참여하는 플랫폼이다. 약 2만8000명의 호스트가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전국에서 운영 중인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고, 액티비티 외에도 뷰티, 베이킹, 자기계발, 심리상담, 요리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할 수 있다. 임 대표는 “함께 모여 독서하는 모임도 있다”며 “호스트와 사용자를 연결하고 일정 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무료로 운영되는 프로그램도 꽤 있다”고 귀띔했다. 최근 국내 액티비티 앱 중 처음으로 챗GPT 앱스토어의 취미·여가 부문에 등재된 프렌트립의 2026년 목표는 해외 진출. 임 대표는 “전 세계 어디서든 프렌트립에 접속하면 따로 또 같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웰니스 슈퍼앱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 임수열 프렌트립 대표
1986년생. 서울과학고를 1년 조기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했다. 시스코코리아, 그루폰코리아, 보스턴컨설팅그룹, 디스리쥬빌리, 크레비스 파트너스 등을 거쳐 2013년 7월 프렌트립을 설립했다.Q 여름휴가 시즌이 시작됐습니다.
A 사실 저희는 아직 인트라바운에 집중하다 보니 여름보다 봄, 가을, 겨울이 성수기예요.(웃음) 여름휴가 시즌에는 해외여행을 많거든요.
Q 프립은 어떤 플랫폼입니까.
A 일반적인 OTA(Online Travel Agency)와 비교하면 저희는 ‘에어비앤비의 액티비티 버전’이라고 말씀드립니다. 여행 상품이나 정해진 인벤토리가 있는 게 아니라 각각의 호스트가 자신의 클래스나 모임, 다양한 프로그램을 올리고 관심 있는 사람들이 참여하는 구조예요. 무료로 참여하는 모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하나하나가 상품화되는 경험 이코노미죠. 좀 더 쉽게 말하면 부킹닷컴이 호텔 플랫폼, 에어비앤비가 개인 공간을 공유하는 플랫폼이라면 저희는 개인이 가진 콘텐츠와 여가 시간을 공유하는 플랫폼입니다.
Q 2013년에 창업했는데, 당시엔 소셜 액티비티란 개념이 낯선 시기 아닌가요.
A 그 당시에는 일하는 시간 외의 시간을 알차고 건강하게 보내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이 있었어요. 그때만 해도 여가라고 하면 회식이 전부였거든요. 동호회에 가입하려해도 가입비에 텃세까지, 폐쇄적인 구조였지요. 그래서 누구나 원하면 참여하고 원하지 않으면 안 해도 되는 여가 커뮤니티가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처음 기획한 게 강원도 삼척 장호항으로 떠나는 스노클링 여행이었는데, 버스 한 대가 꽉 차더군요. 그게 저희 플랫폼의 시작이죠. 사실 그 후에 사람을 모아 이동하고 비용을 받는 게 여행업이라는 걸 알게 됐고, 빠르게 법인화했습니다.(웃음)
Q 10년간 성장곡선이 가파른데요. 고비도 있었을 법한데.
A 팬데믹 시기가 가장 큰 고비였어요. 2명 이상 모일 수가 없으니 거래 제로(0) 상태였습니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순 없어서 랜선 모임을 마련해 사람들이 서비스를 잊지 않도록 노력했어요. 다행히 팬데믹 이전에 투자를 받아 버틸 수 있었는데, 엔데믹 이후 기대감으로 다시금 투자가 이어져 위기를 넘겼습니다. 누적투자금이요? 약 180억원입니다.
상위 10% 호스트, 월 수익 500만원 이상Q 프립을 이용하는 분들의 특성이 궁금한데요.
A 주로 30대 초반, 직장인 기준으로 3~4년 차 분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세요. 또 싱글 비중이 높습니다. 기본적으로 다양한 여가를 탐구하시는 분들이다 보니 소비력이 높아요. 또 MBTI 기준으로 외향형(E)이면서 동시에 인식형(P)인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같이하는 걸 더 좋아하는, 그래서 모임에 자연스럽게 합류해 어울리는 걸 즐기는 분들이죠. 결국 소셜링이라는 것도 자신과 맞는 무리나 커뮤니티를 찾기 위한 행위니까요.
Q 누적 가입자 152만 명, 호스트 2만8000명이라는 숫자가 인상적입니다. 실적은 어떻습니까.
A 현재는 누적 가입자가 160만 명으로 늘었습니다. 지난해 거래액이 100억원, 매출은 30억~40억원 정도 됐어요. 올해는 그 2배가 목표죠. 프립은 매년 20~30%씩 꾸준히 성장해왔습니다. 이제는 국내에서의 점진적 성장보다 해외로 확장하는 게 거래 규모를 비약적으로 키울 수 있는 유일한 답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Q CMS·PMS·CRM 등 시스템을 자체 개발했다고.
A 핵심 조직은 6:4 비율로 개발 인력이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는 상품 개발, 운영, 사업부 인력이에요. 호스트 CMS(콘텐츠관리시스템)는 누구나 몇 분 안에 콘텐츠를 등록하고, 노출 설정부터 가격, 조건까지 직접 구성할 수 있게 설계했습니다. PMS(예약관리시스템)는 실시간 스케줄과 후기, 참여 인원, 노쇼까지 통합 관리하고 있지요. 정산 시스템은 매주 정산, 환불, 재예약을 반영해 100% 정확한 무결성 정산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등록된 호스트가 2만8000여 명, 누적 경험 리뷰도 34만 건 이상이에요. 상위 10% 호스트의 월평균 매출은 500만원이 넘습니다. 이 정도 규모의 공급자 생태계를 운영하려면 결국 기술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해요. 시스템 가동률도 99.9%를 유지하고 있고, 해외로 진출할 때도 UI와 결제 모듈만 현지화하면 코어 시스템은 그대로 재사용할 수 있는 비용 효율적인 구조라는 게 강점이죠.
Q 도쿄, 오사카 현지 호스트 모집과 CMS·PMS 현지화가 핵심이라고 밝히기도 했는데, 해외 진출도 진행 중입니까.
A 일본은 한국과 시간을 쓰는 패턴이 비슷한 편이에요. 일본에 진출한 한국 스타트업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일본에 이런 서비스가 있으면 잘될 것 같다는 의견을 많이 듣습니다. 일본 이용자들은 비교적 내성적이지만 판이 깔리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향이 있고, 직접 운동하는 문화도 강하다더군요. 무엇보다 시장 규모가 한국의 2배에 달합니다. 도쿄나 오사카처럼 인구밀도와 도시 구조, 경험 수요 측면에서 한국과 구조적으로 유사성이 있는 지역을 1차 타깃으로 잡았고, 현지 호스트 모집과 CMS·PMS 현지화 작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Q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하이약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중소벤처기업부의 중동 진출 지원 기업에도 선정됐습니다. 중동 시장 공략의 구체적 타임라인은.
A 중동은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와 사우디아라비아 투자청이 함께 진행한 스타트업 IR 프로그램을 통해 연결됐습니다. AI, 바이오, 스마트시티, 트래블·렌터 등 분야별로 한국 스타트업을 선발했는데 저희가 20곳 중 한 곳으로 뽑혔어요. 프로그램이 꽤 까다로웠어요. 사우디아라비아의 현지 장관들이 직접 한국에 와서 피칭 심사를 진행했거든요. 이틀 후에도 사우디아라비아 출장이 예정돼 있는데, 사우디나 아랍에미리트(UAE) 같은 곳은 여가에 대한 니즈가 굉장히 높은 편이에요. 다만 시장에 안착하려면 마케팅이나 그 밖의 자원이 시급한데, 정부의 해외 진출 지원이 알리는 일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그 부분이 아쉽더군요. 그런 면에서 대기업이 클러스터를 만들어 판을 깔아주고, 스타트업이 함께 들어가는 오픈 이노베이션 구조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웰니스 생태계로 전환
Q 경험 큐레이션 서비스인 ‘시퀀스’와 뷰티, 웰니스 서비스인 ‘케어트립’을 론칭했는데, 액티비티 플랫폼에서 웰니스 생태계로의 정체성 전환인가요.
A 프립이라는 플랫폼 전체가 일반 신문이라면 시퀀스는 경제만 다루는 전문지 같은 버티컬(Vertical) 서비스예요. 프립이라는 플랫폼 안에 백화점의 아웃도어 전문관처럼 ‘웰니스 전문관’을 만든 셈이죠. 요가, 러닝, 하이킹, 명상, 건강한 식단 등의 커뮤니티를 별도로 구축 했습니다. 케어트립은 결이 좀 달라요. 한국관광공사와 문화체육관광부 쪽에서 인바운드에 좀 더 집중하자는 제안이 있었어요. 프립의 콘텐츠에는 외국인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거든요. 비즈니스적으로 임팩트 있는 영역을 고민하다가 한국의 인바운드 의료관광(Medical Tourism)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걸 보고 케어트립이라는 뷰티·웰니스 의료관광 서비스를 만들게 됐습니다.
Q 공공기관과의 협업도 눈에 띕니다. ‘프립Biz’로 기업 복지 시장에도 진출했는데.
A 프립은 2018년 한국관광공사 관광벤처기업으로 선정된 후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한국관광공사, 서울시 등 다양한 기관과 협업하며 관광·여가 프로젝트에 참여해왔어요. 플랫폼에 160만 명의 젊고 매력적인 유저층이 있다 보니 지자체로부터 지역 콘텐츠나 크리에이터와 협업하는 프로젝트 의뢰가 많이 들어옵니다. 저도 로컬브랜드포럼협회의 이사를 맡고 있는데, 지자체와 함께 각 지역의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나 콘텐츠를 개발해 고객과 연결하는 일을 함께 진행 합니다. 프립Biz는 기업의 복지 예산을 활용해 임직원에게 여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B2B 영역이에요. 플랫폼에 쌓인 호스트 네트워크와 콘텐츠 자산을 활용하는 구조죠. B2C 핵심 역량을 자연스럽게 확장한 결과물입니다.
Q 프렌트립은 업력 10년 이상의 중견 스타트업인데, 일각에선 초기 스타트업 외에는 지원받기가 힘들다는 말도 들립니다.
A 초기 창업을 장려하는 정책은 눈에 띄게 늘었어요. 그런데 정작 그다음 단계가 부족합니다. 저희는 2013년에 법인을 설립했지만 실제 서비스는 2016년에 시작했어요. 팬데믹 시기엔 거의 숨만 쉬며 버텼습니다. 그래서 서비스 운영 연차로 보면 6년에 불과하죠. 그런데 정책상으론 이미 창업 10년이 넘어 스타트업이 아닌 소기업으로 분류되고 있어요. 대부분의 정부 지원 프로그램은 7년 미만 기업을 대상으로 합니다. 몇몇 유니콘을 제외하고 다음 단계로 올라서는 게 정말 힘들죠.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요.
Q 10년 후 프렌트립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는데요.
A 인간의 수명은 점점 더 길어질 거예요. 적어도 60~70대까지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투자가 이어질겁니다. AI 시대가 본격화될수록 이런 흐름은 더 강해지겠지요. AI와 로봇이 대신 일하고 사람들은 그 시간을 이용해 사회적 활동에 나서는 라이프스타일이 정착할 겁니다. 저희가 예상하는 메가트렌드는 ‘웰니스’예요. 발리에 출장을 가면 시퀀스로 현지 러닝 클럽을 예약해 같이 뛰고, 외국인이 한국에 오면 골프 모임에 참가하고, LA 출장 중에는 토요일 아침 서핑 모임에 합류하는 식이죠. 전 세계가 건강한 활동으로 연결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게 저희의 꿈입니다. 10년 전 프립이 국내 MZ세대 직장인의 퇴근 후 시간을 바꿔놓았다면, 10년 뒤에는 전 세계 사람들의 건강한 여가 활동을 연결하는 ‘웰니스 슈퍼앱’이 되고자 합니다.
[안재형 기자 · 사진 류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