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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포와 함께하는 스타트업 생존방정식] 엘리스그룹 | “AI 교육은 실습이 우선, AI 경쟁력은 인재가 시작과 끝”
입력 : 2026.04.16 15:4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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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 설립된 엘리스그룹은 AI 실습 온라인 플랫폼 ‘엘리스LXP’를 기반으로 성장한 에듀테크 기업이다. 교육과정 운영을 넘어 AI 실습용 GPU 클라우드 인프라를 자체 구축했고, 현재 이동형 모듈러 데이터센터(PMDC)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엘리스그룹의 서비스를 이용중인 기업과 기관은 총 1100여 곳, 누적 이용자 수는 91만 명에 이른다. 올 3월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하 코스포)의 5대 의장으로 취임한 김재원 엘리스그룹 대표는 “AI 교육의 핵심은 실습”이라며 “AI를 몇 번 써보는 것과 실제 업무 프로세스 안에서 구체적으로 적용해보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엘리스 LXP가 추구하는 점인데, 이론과 퀴즈와 실습을 유기적으로 엮은 마이크로러닝 구조, 로그인만 하면 별도 설치 없이 열리는 가상 실습 환경, 실시간 학습 데이터 기반의 AI 대시보드 등 이 모두가 실습이라는 단어 하나로 수렴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AI가 계속 빠르게 발전하는 지금, 단순히 어디까지 가능하다는 정보보다 내 업무에서 직접 써보면서 어디까지가 진짜이고 어디까지가 과장인지를 스스로 확인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코스포 의장으로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현황에 대한 질문에는 “공공시장에서 중견기업과 대기업에 밀려 실증 기회도 얻지 못하는 현실이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며 “스타트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재원 엘리스그룹 대표 제 5대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 ▶ He is
1986년생. 캐나다 워털루 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했다. 카이스트·베를린 공과대학 컴퓨터공학 석사, 카이스트 전산학과 박사과정. 2015년 엘리스그룹을 창업했다. 올 3월 코리아스타트업포럼 5대 의장으로 취임했다.B2B 교육 솔루션에서 AI 인프라까지Q 엘리스그룹은 일반인에겐 아직 낯선 이름인데요.
A B2B 형태의 AI 실습 교육 솔루션 기업입니다. 핵심은 클라우드 기술이죠. AI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실습인데, 그 실습 환경을 구성하려면 반드시 클라우드가 필요합니다. 저희는 그 클라우드 솔루션을 오랫동안 직접 개발해 운영해왔어요. 처음에는 교육 현장에 GPU 실습 환경을 제공하며 출발했는데, 지금은 아예 GPU용 클라우드를 직접 개발해 AI 인프라 전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진화하게 됐습니다.
Q 규모가 궁금해지는데요.
A 140여 명이 함께하고 있어요. 그중 개발 인력이 40%정도 됩니다. 일반적인 에듀테크 회사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비율이죠. 카이스트 출신 개발자들이 창업하다 보니 많은 엔지니어들이 교육 솔루션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Q 카이스트 출신의 창업자로서 기술과 경영의 균형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A AI 시대에는 기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리더가 가장 위험하지 않을까요. 기술에 대한 무지나 과장이 경영에 가장 큰 피해를 주거든요. 기술이 현실적으로 어디까지 구현됐는지 모르면서 과장된 그림을 그리면 잘못된 채용, 잘못된 투자, 직원들에게 상처를 주는 경영이 됩니다. 제가 공부할 때와 지금은 완전히 달라요. 매일 새롭게 공부해야 하죠. 기술에 대한 기반이 있어 학습 속도가 빠를 뿐 모든 게 새로워요. 핵심은 거짓말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과장하지 말고 기술이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솔직하게 공유하면서 경영하는 것, 그게 제 원칙입니다.
Q AI 교육 플랫폼으로 출발해 GPU 클라우드, 최근엔 모듈형 데이터센터(PMDC)까지 확장했는데, 에듀테크 회사가 데이터센터까지 진출한 배경이라면.
A 자연스러운 흐름이었어요. 교육 실습 환경은 클라우드 기술이고, 그 클라우드의 밑단 인프라가 바로 데이터센터거든요. 기존 데이터센터는 3~5년의 구축 기간에 투자 비용이 막대합니다. 저희는 컨테이너 기반의 모듈형으로 맞춤 설계를 제공하기 때문에 훨씬 빠르고 유연하게 구성할 수 있어요. 또 GPU 서버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합니다. 모듈형 데이터센터는 이 전력을 최소 80kW까지 끌어올렸어요. 같은 공간에 전력을 40배 가까이 집중한 셈인데, 이렇게 고전력 밀도를 높여 공간 임차 비용 등 전체 설비 시설의 효율을 극대화했기 때문에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었습니다.
Q 하드웨어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클라우드를 모두 개발하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전략을 고수하는 이유인가요.
A 그렇죠. 저희가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방법은 두 가지예요. 첫째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개발하는 겁니다. 다른 곳은 인프라만 구축해 납품하고, 클라우드 소프트웨어는 별도로 사야 하죠. 당연히 비용이 올라갑니다. 저희는 둘 다 직접 진행하니 그만큼 가성비가 높아지는 거죠. 둘째는 전력 밀도의 최적화예요. 앞서도 밝혔지만 일반 데이터센터는 랩당 전력이 2~4kW 수준에 불과합니다. 저희는 최소 80kW까지 전력 밀도를 끌어올렸어요. 같은 공간을 꽉 채우는 거죠. 공개된 가격 기준으로 경쟁사 대비 60~70% 저렴한 수준이에요. 현재 600~700개 이상의 기관이 저희 클라우드를 사용 중입니다.
Q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이 생성형 AI 도입할 때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역시 데이터 유출인데.
A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주관하는 IaaS와 SaaS 등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 인증을 모두 받았습니다. 4년이나 걸려서 취득했는데, 수백 개의 항목을 통과해야 인증받을 수 있는, 국가·공공 클라우드 사업에 요구되는 최고 수준의 보안 검증이에요. 사무실 입구에 표창장이 많아 놀랐다고 하셨는데, 국방부를 비롯해 수많은 기관이 선택한 건 바로 그 신뢰의 방증이죠. 저희가 클라우드를 직접 설계·구축·운영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프라이빗 클라우드 보안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예요. 공공 클라우드로는 각 기관의 보안요건을 맞추기 어렵거든요.
Q 교육과 클라우드, 두 사업의 매출 비중은 어떻습니까.
A 처음에는 교육이 9, 클라우드가 1 정도였는데 2025년에 6대 4까지 올라왔고, 올해는 클라우드 매출이 교육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AI 인프라 수요가 그만큼 폭발적으로 늘어난 거죠. 지금 이 인터뷰가 녹음되는 것도, 그 내용을 텍스트로 전환하는 것도 결국 모두 서버실의 연산이에요. 데이터센터 없이는 아무것도 안 되는 시대가 된 거죠.
Q 매출도 궁금한데요.
A 2024년 매출이 350억원이었는데, 지난해에는 계엄이라는 예측 불가능한 일로 성장이 위축됐었습니다. 올해는 아마도 가파르게 성장할 겁니다.(웃음)
Q 스타트업의 숙명 중 하나는 투자유치와 IPO인데, 구체적인 계획이 있을 것 같습니다.
A 상장은 고민하고 있는데, 아직 공개적으로 확정된 일정은 없습니다. AI 인프라, 특히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자본 집약적인 사업이에요. 매년 굉장히 큰 규모의 자본이 필요하죠. 공모를 통할지 추가 투자를 받을지, 여러 옵션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본질은 국가가 필요로 하는 최신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고, 자본 유치는 어떤 형태로든 지속할 거라는 게 공식적인 입장이랄까요.
Q 10년 후 엘리스그룹은 어떤 기업일까요.
A 솔직히 10년 전엔 지금의 모습을 상상도 못했습니다. 10년 후도 마찬가지예요. 하지만 변하지 않을 것들은 있습니다. 저희는 창업 이래 줄곧 디지털 기술을 통해 사회적 기회를 만들어왔어요. AI가 됐든 양자컴퓨팅이 됐든 로봇이 됐든 모두 디지털 기술이 기반이죠. 그 기반 위에서 에듀테크 기업보다 AI 인프라와 교육을 아우르는 디지털 전환의 파트너가 돼 있을 겁니다.
AI 경쟁력의 최우선 과제는 인재와 실증 기회Q 지난해에는 10년간 준비해온 AI 디지털교과서 사업이 국회 결정으로 사실상 백지화됐다고 들었습니다.
A 복잡한 상황이었어요. 저희는 정보 교과 과목만 했는데, 그 분야에서 통과된 솔루션을 가장 많이 보유했고 실제 학생 수도 가장 많았었어요. 과기부에서 저희 인프라를 매입하기도 했으니 손해라고만 말할 순 없지만, 기업 입장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 다만 현정부가 AI 분야에 중점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기회는 열려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Q 올 3월에 임기 2년의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하 코스포) 5대 의장으로 취임한 이유처럼 들리는데요.
A 여러 이유 중 하나겠지요.(웃음) 신뢰도 높은 공공 시장에 스타트업들이 공정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해보자는 취지도 있습니다.
Q 현재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진단하신다면.
A 창업하기는 정말 좋아졌습니다. 지원 프로그램도 많고 성공 사례도 생겼고 분위기 자체가 달라졌어요. 30~50명 규모까진 정말 창업하기 좋은 환경이에요. 문제는 그 이후인데, 장기적으로 성장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우선 채용이 어려워요. 법과 제도도 계속 바뀝니다. 공공 시장에선 중견·대기업에 밀리죠. 창업하기 보다 유지하는 게 쉽지 않은 구조예요. 코스포는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을 지원하고 공동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2016년에 출범한 사단법인인데, 현재 2500여 개의 스타트업이 동참하고 있습니다. 출범한 지 10년이 됐으니 함께한 스타트업 중 10년 이상 된 기업들도 많죠. 이제는 이렇게 10년의 업력을 지닌 기업들이 정부와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세심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AI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선행돼야 할 점은 무엇입니까.
A 오픈AI도, 앤트로픽도 한국에 와서 공통적으로 한 말이 있어요. “한국처럼 AI를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나라는 없다”는 겁니다. AI 수용성과 학습 속도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이에요. 정권이 바뀐 지 1년도 안 된 상황에 AI 관련 사업이 전개되는 속도만 봐도 알 수 있잖아요. 정말 빠릅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속성이에요. 미·중 양강 구도에서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 형성돼 있거든요. 글로벌 AI 서비스들은 장벽 없이 국내에 들어오는데, 국내법과 AI 기본법이 정작 국내 기업만 발목을 잡는 역설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소한 공공 시장에서는 국내 혁신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을 실제로 테스트해볼 수 있는 실증(PoC) 기회를 줘야 해요. 그게 결국 글로벌 경쟁력으로 이어질 겁니다.
Q 실증 기회가 가장 중요한 요소다?
A 또 하나는 인재 전쟁이에요. 미국은 이민 정책으로, 중국은 국가 역량으로 인재를 빨아들이고 있어요. 지금은 언어 장벽마저 낮아져 국내 최고 인재들이 미국으로 가는 게 예전보다 훨씬 쉬워졌습니다. AI 대학원 신설도 비전공자들이 다시 학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는 측면에선 의미가 있습니다. 저희 직원 중에도 교육학 전공자가 AI 엔지니어가 된 케이스가 있거든요. 전공 여부보다 수용성과 지속적인 실습이 더 중요합니다. 스타트업이든 국가든 AI 흥망성쇠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결국 인재예요.
Q 코스포 의장으로 나서며 5가지 핵심 공약을 발표했는데.
A 첫째는 시장입니다. 공공 시장에서 PoC 실증 사업을 확대하고, 스타트업이 실제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 둘째는 규제·법령의 지속 가능성이에요. 정권이 바뀌더라도 사업 환경이 급격히 흔들리지 않도록 시장에 신뢰를 주는 규제 방향성이 필요하죠. 셋째는 인재입니다. 스타트업에 뛰어난 인재가 올 수 있는 인센티브와 제도 마련이에요. 넷째와 다섯째는 코스포 회원사 내부 지원과 재정건전성 확보입니다. 코스포는 투자사·스타트업·정부 세 축이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생태계여야 하거든요. 현재 특별 회원인 투자사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는데, 가까운 시일 내에 좋은 소식을 전할 것 같습니다.
[안재형 기자 · 사진 류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