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ower Shift] 美 NIC ‘글로벌 트렌드 2030’ 보고서…북한 핵도발은 가장 위험한 ‘블랙스완’

    입력 : 2012.12.28 14: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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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세계 최대 경제국이 되고 아시아의 글로벌 지배력은 북미·유럽보다 더 커질 것.” 지난 연말 미국 정보당국은 20년 후 우리가 사는 세상이 이렇게 변해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12월 10일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가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등 16개 미국 정보기관의 의견을 취합해 작성한 미래전략보고서 ‘글로벌 트렌드 2030’의 내용이다.

    보고서의 부제는 ‘대안 세상(얼터너티브 월드)’. 지금까지 세계 지도의 중심에 자국을 우선으로 그려왔던 미국이 20년 후엔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담은 것이다.

    中, 2030년 되면 세계 최대 경제대국 될 것 미국이 생각하는 ‘대안 세상’에는 강력한 패권국은 없다. 대신 중국이 급부상하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경제가 힘의 큰 부분을 나눠 갖게 된다. 미국도 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강자에 속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30년까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며 “하지만 미국도 과거 패권국으로서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여전히 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30년이 되면 국내총생산(GDP), 인구, 기술투자, 군사비 지출 등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글로벌 지배력 면에서 아시아가 북미와 유럽을 합친 것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20년 동안 유럽·일본·러시아 경제는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반면 중국·인도·브라질 그리고 지역적으로 대표적인 신흥시장 경제의 역할이 더 강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전 세계적으로 개인의 권한이 강조되고 중산층의 입김이 세지는 전체적으로 힘의 분산시대가 도래한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멕시코와 함께 지역을 대표하는 7대 이머징 경제국가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기후변화, 인구증가 및 고령화 등이 2030년 세계를 위협하는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현재 71억명인 세계 인구는 2030년 83억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물, 식량,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각각 35%, 40%, 50%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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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통일되면 美영향권 탈피 가능성 이 보고서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단연 78쪽이다. 바로 북한 핵개발에 관한 미래 예측을 담은 부분.

    NIC는 북한의 핵도발을 잠재적 ‘블랙스완’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사건이라는 뜻이다.

    보고서에서는 북핵 관련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먼저 최악의 시나리오는 북한과 이란 등이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취득, 확산시키면서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가 붕괴되는 것. 최선의 시나리오는 물론 핵을 비롯한 추가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저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반도 통일 문제에 대해서는 비교적 담담하게 서술돼 있다. NIC는 “한국이 앞으로 남북통일이 되면 기존의 미국 영향권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한 경향이 동북아 질서 재편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4년 전 NIC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한반도는 하나의 통일 국가가 아니라 해도 모종의 남북 연합 형태를 띨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올해 발간된 2035년 보고서에는 중국의 지배력 강화로 아시아에서 국지 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반도 통일도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NIC는 새 행정부의 장기전략 수립을 돕기 위해 4년마다 5년 단위로 미래 글로벌 트렌드 보고서를 펴내고 있다. 지난 2008년 12월의 ‘2025 보고서’에서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 및 중동 불안, 중국과 러시아의 민족주의 바람 등을 예측한 바 있다.

    [한예경 매일경제 국제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8호(2013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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