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donesia] 인도네시아의 야심 이젠 BRIICs(BRIC + Indonesia)로 불러 주세요

    입력 : 2012.02.27 13:5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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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네시아 Brief
    수도 : 자카르타
    대통령 :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독립 : 1945년 8월17일, 독립 실현 1949년 12월27일
    면적 : 191만9440㎢(세계 15위)
    인구 : 2억4000만명(세계 4위)
    GDP(PPP) : 1조1050억 달러, 1인당GDP : 4657달러
    GDP(NOM) : 8226억 달러, 1인당GDP : 3463달러
    시가총액 : 3604억 달러
    신용등급 : Fitch BBB-(positive), Moody’s Ba1(stable), S&P BB+(positive)
    실업률 : 7.1%(CIA 기준)
    물가상승률 : 5.1%(2010년, CIA 추정)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 : 25.7%(2010년), 26.4%(2009년, CIA 추정)
    경상수지 흑자 : 63억 달러(2010년), 106억 달러(2009년 추정치) 인도네시아의 강남 격인 남부자카르타의 뽄득인다 쇼핑몰은 미국의 대형 몰(mall)을 연상시킬 만큼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 이곳에 몰려들어 쇼핑하고 식사를 즐긴다. 인도네시아엔 이런 대형 몰이 적지 않은데도 세계적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추가로 쇼핑센터를 열 계획이다.



    까르푸는 올해 중에 인도네시아 프리미엄 아웃렛을 열고 기존 알파 리테일인도 아웃렛 서너 곳을 고급 슈퍼마켓으로 바꾼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독일계 메트로 그룹도 올해 중에 현금구매 아웃렛을 연다고 하고 롯데는 2018년까지 인도네시아에 5개 아웃렛을 새로 연다고 밝혔다. 유통업체들이 몰려드는 것에 걸맞게 인도네시아의 경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유럽위기가 계속 불거지던 지난 연말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 가운데 하나인 피치(Fitch)는 인도네시아의 신용등급을 BBB-로 격상시켰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 이 나라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끌어내린 뒤 14년 만에 처음으로 투자등급으로 복귀시켜준 것이다. 피치는 더 나아가 인도네시아의 등급 전망을 긍정적(positive)으로 달아놓아 앞으로 등급을 더 올릴 수도 있다는 의사까지 표명했다.

    필립 맥니콜라스 피치 아태지역 국가신용평가 담당 이사는 “이번 신용등급 상향조정은 강하게 회복세를 타고 있는 인도네시아 경제의 성장과, 지금도 낮은데 계속 줄어들고 있는 국가부채 수준, 강화된 외화유동성, 전반적으로 건전한 거시정책의 틀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신용평가 회사인 무디스(Moody’s)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아직은 인도네시아의 신용등급을 투자등급 한 단계 아래인 Ba1(stable)과 BB+(positive)로 매기고 있지만 조만간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인도네시아 경제가 안정을 찾고 있다는 얘기다. 크레디아그리콜은 “인도네시아의 국가부채는 가까운 장래에 투자등급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가장 심한 타격을 받아 언제 회복될지 가물가물하던 나라가 이제는 경제대국을 향해 용틀임을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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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오르는 자원대국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가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정황은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세계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인도네시아에서 주식 중개와 인수 업무를 하기 위해 지난 연말부터 현지 증권사 인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2008년에 이곳에서 인수 업무 자격을 획득한 모건스탠리도 주식 중개 업무까지 하려고 현지 증권사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인도네시아 사업을 확장하려는 것은 그만큼 인도네시아에 돈이 풍부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통 큰 베팅을 하는 데서도 잘 나타난다.

    얼마 전 인도네시아는 한국에서 1조3000억원대의 잠수함 3척을 구매키로 해 한국 언론을 장식한 바 있다. 또 그에 앞서 한국에서 4억 달러 상당의 고등훈련기도 사겠다고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런데 이 정도는 약과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연말 미국 보잉사에서 350억 달러 상당의 항공기 230대를 구입하기로 했다. 보잉 연간 매출액(2010년 643억 달러)의 50%가 넘는 거액의 계약을 단번에 해치운 것이다.

    세계적 경제위기가 지속되는 와중에 인도네시아가 이처럼 대규모 구매를 하고 있는 것은 그만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IMF는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명목 GDP가 8343억 달러로 한국보다 두 단계 낮은 세계 17위라고 밝혔다. 1년 전보다 한 단계 올라온 것이다. 그러나 그 나라 화폐의 실질 구매력을 바탕으로 산정한 GDP(PPP기준)는 2010년에 이미 1조329억 달러로 1조 달러대에 들어서 세계 15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실질적인 경제력이 강한 나라라는 얘기다.

    지금 인도네시아는 자타가 공인하는 남아시아 최대 경제대국으로서 아세안의 맹주 구실을 하고 있다. 인근의 태국이나 말레이시아를 멀찌감치 따돌린 것은 물론이고 명목 GDP에서 앞서고 있는 호주조차도 실질 구매력에선 제쳤다. 이것이 G20 멤버가 된 인도네시아 경제력의 현주소다.

    그래서 프랑스의 크레디아그리콜은 지난 연말 ‘인도네시아:떠오르는 경제력(Indonesia:a rising economic power)’이란 제목의 컨트리 리포트를 발표한 바 있다. 그 말미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인도네시아가 5년에서 10년 이내에 BRICs에 ‘I’자 하나를 더 넣기를 기대하는 게 비합리적인 건 아니다.”

    지난 2009년 모건스탠리가 기존 BRICs에 인도네시아를 추가해 BRIICs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을 때는 거부하던 시장이 이제는 인정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외부 평가에 부합하듯이 지난 2010년 5.5% 성장했던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6.5% 정도 성장이 예상되며 올해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더라도 5.5% 정도는 성장할 것으로 많은 기관들이 예상하고 있다.

    올해 주요 선진국 경제가 침체로 빠질 가능성이 농후한데도 전문가들이 이처럼 인도네시아가 굳건한 성장을 하리라고 예상하는 것은 이 나라의 대외의존도가 낮은데다 풍부한 물적·인적 자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말 기준으로 인도네시아 금융기관의 대외부채는 GDP의 2%에 불과하며, 기업의 대외부채는 GDP의 9.5%에 불과하다. 수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7%에 불과한데다 그나마도 주로 중국이나 인도와 많은 양을 거래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게다가 수출의 상당부분을 풍부한 자원에서 올리고 있는데 천연가스나 석탄, 석유, 니켈, 보크사이트, 고무, 풍부한 농산물 등은 이 나라 경제를 이끌고 가는 기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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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층 이하가 전 인구의 절반 세계 4위의 엄청난 인구, 그것도 25세 이하가 전 인구의 45%나 되는 젊은 인구 구조, 매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새로운 소비 인구 등은 이 나라의 역동성을 담보해주고 있다. 특히 소비인구와 관련해 크레디아그리콜은 “현재 인도네시아 인구의 20~30% 정도가 서구 스타일 소비를 하고 있는데 매년 200만~300만명씩 소비인구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탄탄해졌다고 할 만큼 안정된 인도네시아의 재정과 통화정책이 외국인들의 호감을 사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2010년 말 기준 인도네시아의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은 24.7%에 불과하며 1998년 이후 지속적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 대외부채 역시 급속히 감소해 GDP의 28%(한국은 31%)에 불과하다.

    게다가 신용도가 올라가면서 조달비용이 내려가 재정건전성은 갈수록 개선될 것이란 게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크레디아그리콜은 여기에 덧붙여 지방정부의 숨겨진 부실조차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중앙정부가 인가하지 않는 한 지방정부는 채권을 발행하거나 자본을 투자하는 어떤 프로젝트도 떠안을 수 없도록 되어 있다는 것이다.

    통화정책도 안정적이어서 지난해 1월 7%대이던 물가상승률이 11월에 들어선 4.15% 수준으로 떨어졌다. 물가가 안정됨에 따라 인도네시아 당국은 올해 금리를 내려 글로벌 경기위축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평균적으로 올해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정도 내릴 것으로 본다는 게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설명이다.

    풍부한 자원에 효율적 재정·통화정책이 가미되면서 인도네시아가 새로운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지방으로 내려가면 아직도 부패가 만연하고 군소정당이 난립해 정권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점은 인도네시아가 더 높은 점수를 받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중앙에선 고위공무원을 대상으로 반부패위원회가 강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지방에선 여전히 뒷돈이 오가고 인허가 관련 비리가 끊이지 않는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재력 자체가 워낙 큰데다 재정이나 무역수지가 안정돼 인도네시아가 빠르게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데 대부분이 일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 아시아에서 국민이 가장 행복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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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아시아 여러 나라 가운데 행복도가 가장 높아진 곳은 어디일까.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2011년 1월과 12월에 조사한 경제전망 컨센서스의 차이를 바탕으로 아시아 각국의 ‘성장률 충격’과 ‘인플레이션 충격’을 비교해 국가별 고통지수를 산출했다.

    그 결과 고통지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나라로 인도네시아가 꼽혀 상대적으로 행복도가 가장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고통지수란 미국의 경제학자 아서 오쿤이 개발한 지표로 원래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을 합한 데서 실질 경제성장률을 빼고 산출한다. 그 결과 마이너스 수치가 커질수록 경제가 개선되고, 플러스 수치가 커질수록 경제가 악화됨을 나타낸다. 미국에선 카터 대통령 당시 이 수치가 수직으로 올라갈 정도로 경제가 악화됐는데 결국 레이건에게 패해 재선에 실패한 바 있다.

    BOA메릴린치는 오쿤의 방식을 약간 변경해 인플레이션 충격에서 성장률 충격을 빼는 방식으로 고통지수를 계산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인도네시아가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경제상황이 가장 크게 개선된 반면에 태국이나 인도, 싱가포르, 필리핀 등의 경제적 고통은 심화됐다고 평가했다. 인도네시아의 행복지수가 높아진 것은 경제성장률이 기대보다 높게 나온 반면에 인플레이션은 전반적으로 안정됐기 때문이다.

    [정진건 기자 borane@mk.co.kr]



    한국수입 천연가스 대부분 인도네시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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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다른 국가들이 저성장 고실업의 함정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인도네시아는 6.5%란 기대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그 동력은 무엇일까. 우선 저렴하고 풍부한 노동가능인구를 들어야겠다. 인도네시아의 인구는 2억4000만명으로 중국, 인도, 미국에 이어 4위다. 이중 15~64세 노동가능인구는 전체 인구의 68.1%로 한국의 46.4%보다 22%p나 높다. 덕분에 인도네시아의 인건비(평균 최저임금+평균 사회보장비)는 1089달러로 경쟁국인 베트남(1152달러)이나 필리핀(2246달러)보다 낮다. 저임금 효과를 기대해 한국의 봉제·전자제품 어셈블리 공정, 기타 제조업체들이 대거 진출하고 있다.

    천연자원이나 농업자원도 풍부하다. 한국에서 쓰고 있는 천연가스의 대부분은 인도네시아에서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고유가로 특수를 누리고 있는 석탄이나 가스, 석유, 구리 등과 대체 에너지로 각광받는 팜 오일과 고무, 카카오 등도 무궁무진하다. 이들 품목은 전체 수출의 46%를 차지하고 있다.

    동력 엄청나지만 불안 요소 상존 2010년 인도네시아 수출 품목 1위는 석탄(182억 달러)이며, 가스(137억 달러), 석유(104억 달러), 구리(69억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농업자원 수출도 만만치 않은데 팜 오일은 석유보다도 많은 135억 달러어치나 수출했고, 천연고무도 73억 달러어치나 팔았다. 카카오 수출은 22억 달러 정도로 코트디부아르(아이보리코스트) 다음으로 많은 양을 내보냈다.

    경제를 개발하려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강력한 의지도 높이 평가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MP3EI란 경제개발 마스터플랜을 준비했다. 인도네시아 경제를 6개 권역으로 나누어, 지역별로 특화해 육성한다는 것. 예를 들어 석탄과 팜 농장이 밀집된 수마트라 섬 권역은 석탄과 팜 오일의 원활한 수송을 위해 종단·횡단 철도와 도로, 항만 인프라를 확충하고, 제조업이 밀집한 자바 섬 권역은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자동차나 식음료, 통신 산업 등을 고도화하며 수마트라 섬과 자바 섬을 잇는 순다대교를 건설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6개 권역 사업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민간 투자를 포함하여 총 4458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저렴하고 풍부한 자원과 정부의 추진력이 어우러질 때 인도네시아는 포스트 브릭스 시대를 주도하는 나라가 될 것이다.

    그러나 굳건히 성장하는 인도네시아 경제에도 약점은 있다. 계층 간 빈부격차와 보호주의 무역, 분리주의, 부정부패, 도전정신의 부재 등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 특히 성장단계에서 발생하는 빈부격차는 인도네시아 경제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 2100칼로리를 섭취하지 못하는 극빈층만 30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모 컨설팅사는 100만 달러 이상 현금자산을 보유한 사람이 3만명이며, 이들이 2010년 GDP의 15%인 100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인지 저임금에도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한국계 봉제, 신발, 전자 업체들이 밀집되어 있는 버까시나 자카르타, 땅어랑 등의 최저임금이 15% 이상 올랐고 더 나아가 임금인상 요구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이 여파로 기업들의 탈 인도네시아가 발생할 경우 경제가 흔들릴 수도 있다.

    ■ KOTRA 제시 투자진출 유망 분야는
    M&A로 석탄·팜 농장 진출 : 신규 진출 어려움, 기존업체 인수
    식량 보급기지로 활용 : 한국과 교통 편리한 자바 섬 북부 유망
    제2의 중동 붐, 인프라 시장 : 발전 & 철도건설 유망
    2억4000만 유통시장 : 지난해 오토바이만 840만대 팔려 [윤여필 / KOTRA 자카르타 무역관 차장]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7호(2012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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