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uty Free shop] 글로벌 면세 사업자, 그들은 누구

    입력 : 2011.11.28 15: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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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위는 미국 DFS그룹, 롯데·신라는 각각 6·10위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지난 9월 신라면세점 인천공항점에 매장을 열었다. 이로써 국내 1·2위 면세 사업자인 롯데·신라면세점 간의 치열했던 ‘딸들의 전쟁’은 일단락됐다. 이번 매장은 루이비통이 ‘공항 면세점에는 입점하지 않는다’는 자사 원칙을 처음으로 깨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세계 1위 명품 업체인 루이비통이 저울질한 국내 면세점들은 글로벌 면세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적을 올리고 있을까.

    면세점 전문컨설팅업체 제너레이션 데이터뱅크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2010년 매출 기준 세계 6위(18억7000만 달러·2조3200억원), 신라면세점(10억5000만 달러·9813억원)은 세계 10위를 차지했다. 국내 면세점들이 다른 글로벌 면세사업자들과 달리 해외 점포가 전무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순위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10개 매장 운영으로 아시아 1위 면세 사업자 자리를, 신라면세점은 국내 6개 점포로 2010년 세계 10위권에 첫 진입했다. 워커힐·동화·한국관광공사·파라다이스·JDC 면세점을 포함한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 규모는 4조원에 달한다.

    그런데 세계 1위 면세점 업체 DFS그룹은 국내 면세점 매출 규모를 전부 합한 것보다 더 많은 매출을 자랑하고 있다. 1960년에 설립돼 전 세계 13개국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DFS그룹의 2010년 매출은 35억7000만 달러(4조400억원)에 달한다. 회사명도 면세점을 뜻하는 영단어 ‘Duty Free Shop’의 앞 글자에서 따왔다. DFS그룹의 모회사는 루이비통을 소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명품업체 LVMH그룹으로 지난 1996년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DFS 지분을 인수했다. DFS그룹은 지난 2000년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내 면세점 입찰에 참여해 2008년까지 국내에 점포를 운영하기도 했다.

    2위 사업자인 독일의 하이네만(Gebr. Heinemann)은 1879년 선박 공급업체로 설립됐다. 1969년 면세사업에 뛰어들어 현재 19개 국가 48개 국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2010년 매출은 26억2000만 달러로 1위 DFS와 10억 달러의 격차가 있다.

    2위 하이네만을 바짝 뒤쫓는 3위 업체는 스위스의 듀프리(Dufry)로 2010년 25억1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서유럽 중심에 위치한 스위스의 지리적 이점을 살려 세계 교통 허브를 기점으로 총 114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전 세계 17개국 56개 공항에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스위스의 뉘앙스 그룹(Nuance group)은 2010년 매출 23억4200 달러를 기록하며 이탈리아의 오토그릴그룹(Autogrill Group)을 누르고 세계 4위를 차지했다. 세계 3·4위 면세사업자 모두 스위스 기업으로 그 규모를 합치면 1위 DFS그룹을 훌쩍 뛰어 넘는다. 면세점 인기 품목인 시계의 본고장인 스위스가 면세점 분야에서도 강한 면모를 드러내고 있는 것. 전 세계 35개국에서 연매출 22억25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이탈리아의 오토그릴그룹이 5위를 차지하며 롯데면세점의 추격을 받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각각 점유율 56%·29%를 기록하며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면세 사업자 간의 경쟁은 훨씬 치열하다. 세계 1위 면세 사업자인 DFS의 시장 점유율은 2010년 매출 기준 9.2%로 두 자릿수에 미치지 못한다. 상위 10개 면세점 업체가 전 세계 시장 점유율 51%를 기록하고 있지만 1위 DFS와 신라면세점(2.7%) 간 점유율 격차는 6.5%에 지나지 않는다. 세계 글로벌 면세사업자 수는 2500개에 달하고 이 중 상위 50개 업체가 전 세계 여행 소매업의 약 80%를 차지하면서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1. 워커힐 면세점  / 2. 두바이 면세점 / 3. 롯데면세점
    1. 워커힐 면세점 / 2. 두바이 면세점 / 3. 롯데면세점
    국내 면세점 해외 진출 활발… 중국·인터넷몰이 변수 향후 글로벌 면세사업자 간 순위 경쟁을 결정지을 요인으로 ‘중국’이 꼽히고 있다.

    제너레이션 데이터뱅크에 따르면 2010년 세계 면세시장 규모는 390억 달러로 최근 4년간 연평균 4.7%씩 성장하고 있다. 특히 2010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면세시장 신장률은 2009년 대비 11.7%로 중동 지역(12.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면세점의 본토인 유럽은 -1.2%로 오히려 외형이 줄었고, 아메리카 지역은 3.6% 성장하는 데 그쳤다.

    중국 관광객들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면세 사업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광청에 해당하는 중국 국가여유국 산하 여유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해외여행을 떠난 중국인 관광객 수는 5700만 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루이비통·샤넬 매장을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이미 세계 명품시장에서 큰손으로 자리 잡았다. 중국인들이 자국에서 명품 구매 시 부담해야 하는 사치세(약 21%)가 폐지된다면 면세점 이용률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중국 최대 면세 사업자인 CDFG(China Duty Free Group)도 국내 면세점 수요에 맞춰 관광지인 하이난섬에 연면적 35만㎡, 영업면적 15만㎡ 규모의 세계 최대 면세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롯데면세점도 지난 7월 인도네시아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과 면세점 운영 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첫 해외 점포를 여는 등 글로벌 상위 5위 업체에 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라면세점도 최근 롯데면세점과 함께 홍콩 첵랍콩 공항의 면세사업권자 입찰에 참여했다. 유통업계는 국내 면세점 업체의 글로벌 시장 진출도 본격화됐다고 보고 있다.

    [차윤탁 / 매일경제 유통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5호(2011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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