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mart TV] ‘구글 TV 2.0’이 바꿀 세상은?

    입력 : 2011.11.28 15: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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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 TV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에서 쓰이는 운영체제(OS)를 TV에 탑재하고 인터넷을 연결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과 콘텐츠를 큰 화면에서 구현하는 차세대 TV. 인터넷에 셋톱박스만 연결한 IPTV나 여기에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인 OTT(OVER THE TOP)를 얹은 커넥티드 TV보다 진화된 형태다.

    싱글족 김지민 씨(30)는 일찍 퇴근한 날 저녁시간이면 쿡TV(IPTV)로 최신 영화를 즐겨본다.

    11월 개봉한 인도 영화 '청원'이 너무 좋다는 이야기를 들은 김씨는 그 영화를 쿡TV 메뉴에서 찾았지만 없었다. IPTV는 극장 개봉과 같은 시기에 최신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은 좋지만 선택권은 지극히 제한된 셈이다. 김씨는 그래서 스마트 TV 시대가 본격적으로 펼쳐지길 기대하고 있다.

    PC 웹사이트에서 영화 콘텐츠를 다운로드해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터넷이 연결된 TV에서 최신 영화를 찾고 IPTV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대형 TV 화면에서 즐길 수 있다는 스마트 TV는 분명 김씨에게 미래의 매력적인 대안이다.

    2011년 말 출시되는 구글TV 2.0 지난 10월31일(현지시간) 구글은 사용자환경(UI), 검색 기능, 전용 앱을 강화한 스마트 TV용 소프트웨어 ‘구글 TV 2.0’을 공개했다.

    구글 TV 2.0의 운영체제(OS)는 안드로이드 3.1버전인 ‘허니콤’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안드로이드폰이나 태블릿 PC처럼 처음으로 안드로이드 마켓(안드로이드 앱을 사고파는 온라인 장터)도 이용할 수 있는데다 30개의 TV 전용 앱도 갖췄다.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 ‘아마존 인스턴트 비디오’, ‘HBO GO’ 등을 통해 다양한 최신 동영상을 즐길 수 있다. 판도라, 슬래커 라디오, 냅스터 서비스 등을 통해 개인화된 라디오 방송을 즐기고 나만의 뮤직비디오 앨범을 만들 수도 있다.

    무엇보다 구글 TV 2.0 최고의 경쟁력은 자회사 유튜브의 콘텐츠다. 유튜브는 할리우드 제작사, 미디어 등과 협력해 100여 개의 온라인 방송 채널을 올 가을 출범할 예정이다. 여기에 가수 마돈나, 농구 선수 샤킬 오닐, 배우 애쉬튼 커처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참여한다.

    구글은 2010년 소니, 로지텍 등과 손잡고 ‘스마트 TV의 효시’격인 구글 TV를 처음 공개했지만, 반품이 판매량을 추월했을 정도로 초기 시장 장악에 실패했다. UI가 복잡하고 이용할 앱이나 콘텐츠가 충분치 않아 기존 인터넷TV와 차별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가을 구글 TV 2.0으로 플랫폼을 대폭 업그레이드하고 앱 다양성을 확장하면서 IT기업 최대 격전지인 TV 시장 장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 7월 인수한 모토로라와 손잡고 ‘구글롤라 TV’를 내놓을 가능성도 높다. 모토로라는 국내에 휴대폰 업체로만 알려져 있지만, 미국 내에서는 각종 방송 특허를 보유한 1위 케이블TV 셋톱박스 제조업체인데다 각종 방송 특허를 갖고 있다. 모토로라를 통해 태블릿 PC 형태의 전용 컨트롤러도 개발 중이다.

    마리오 퀘이로즈 구글 부사장은 구글 TV 2.0을 소개하면서 “앞으로 구글 TV 소프트웨어를 더 업데이트할 예정”이라면서 “칩, TV세트, 셋톱박스 등 하드웨어 업체와 협력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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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의 반격 iTV 2012년 출시 예정 애플은 음성인식 ‘시리(Siri)’와 클라우드 컴퓨팅 기능을 TV에 넣은 신형 소프트웨어 ‘아이TV(iTV)’로 구글에 맞대응할 계획이다. 기존 애플 TV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예를 들어 리모컨 없이도 ‘MBN’이라고 말만 하면 바로 매일 방송 채널을 볼 수 있게 된다.

    시장조사기관인 파이퍼 제프리의 애널리스트 진 문스터는 “애플은 아시아계 TV 제조업체와 계약을 진행 중이며 방송사와 라이선스 계약 등을 통해 2012년 말 신형 TV 출시를 준비 중”이라며 “아이튠즈와 아이팟을 개발한 재프 로빈이 이를 총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애플은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에이어 아이TV와 아이카(iCarI, IT 기능을 탑재한 자동차)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돼 왔다.

    iTV는 애플의 기존 제품인 아이폰(iPhone), 아이패드(iPad) 등과 연동된다. 하나의 콘텐츠를 기기 종류와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나 이어볼 수 있다는 의미의 ‘N스크린(다양한 화면 기능)’도 구현될 예정이다.

    iTV는 앱스토어에 있는 앱을 사용할 수 있고,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아이패드에 저장해 놓았던 동영상이나 음악을 큰 TV 화면에서 즐길 수도 있다.애플 역시 2007년과 2010년 99달러의 셋톱박스를 TV에 연결해 보는 형태인 애플TV를 선보인 바 있지만 열렬한 반응을 얻지 못했다. 새로 나올 iTV는 전 세계 2억2500만 명에 달하는 애플 제품 사용자들이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 TV 시장에 마이크로소프트(MS)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콘솔게임기인 X박스를 활용해 TV를 보는 형태로 2011년 말 출시할 예정이다. 실시간 방송과 영화, 드라마 등 동영상 콘텐츠는 물론 음성 인식 및 동작 인식 도구인 ‘키넥트’와 검색엔진 ‘빙’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 글로벌 전자업체들도 스마트 TV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TV의 하드웨어 혁신으로 새로운 모양이나 기술을 개발해 가격을 올려놓아도 수개월 내 가격이 내려가 마진율 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지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리눅스를 변형한 자체 OS를 스마트 TV OS로 쓰면서 앱과 콘텐츠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스마트TV 전용 앱 개수만 1000개가 넘는다.

    LG전자는 구글과 스마트 TV 소프트웨어 사용 계약을 맺으면서 제휴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2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 ‘CES’에서 구글 TV 2.0을 탑재한 제품을 내놓는다.

    소니는 최근 소니에릭슨을 100% 자회사화하면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노트북, TV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황시영 / 매일경제 모바일부 기자 apple@mk.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5호(2011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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