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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섭 특파원의 차이나 프리즘] 삼전닉스·TSMC ‘맹추격’…‘반도체 빅4’ 앞세운 中에 韓 증시 출렁
입력 : 2026.09.16 17: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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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반도체 빅4’를 앞세워 한국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대만 TSMC를 맹추격하고 있다. 반도체 빅4에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창신메모리(CXMT·D램), 양쯔메모리(YMTC·낸드플래시)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중신궈지(SMIC), 화훙반도체가 포함된다.
CXMT, 中 증시 상장과 동시에 ‘시총 1위’
CXMT는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400% 넘게 뛰며 중국 첨단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를 확인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 7월 27일 중국 1위이자 세계 4위의 D램 제조사인 CXMT가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에 상장했다. CXMT는 즉시 중국 본토 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에 등극했다. 세계적인 인공지능(AI) 붐으로 메모리 반도체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중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지원에 따라 내부 수요가 뒷받침될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CXMT는 중국 1위이자 세계 4위 D램 제조 기업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38%, SK하이닉스 29%, 마이크론 22%, CXMT 8% 순이다. CXMT는 이번 상장으로 확보한 약 14조원의 자금을 생산능력 및 연구개발 확대에 투입할 계획이다. CXMT는 2030년까지 마이크론을 제치고 D램 분야 세계 3위에 오른다는 목표다. 저가 시장과 중국 내수 시장을 잠식하는 방식으로 현재 8%인 점유율을 두 배 이상 늘려 20%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정부가 AI 산업 육성에 국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만큼 외국산 의존도 줄이기도 더 빨라질 전망이다. 실제 텐센트·바이트댄스 등 중국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들은 CXMT와 대규모 장기 계약을 맺고 있다. 지난 7월 CXMT는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와 최대 5년간 70억 달러(약 9조910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6월에도 텐센트와 30억 달러(약 4조2400억원)에 달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CXMT가 다른 중국 빅테크와도 유사한 공급 계약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주요 고객사로는 두 회사 외에 알리바바, 화웨이, 샤오미, 레노보 등이 거론된다. 글로벌 PC 제조사들도 CXMT의 제품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HP·에이수스·에이서 등 주요 PC 제조사들은 최근 CXMT D램에 대한 품질 인증 절차를 완료하고 일부 노트북컴퓨터 제품에 탑재했다.
다만 CXMT D램이 적용된 모델은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CXMT가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화웨이 등 자국 고객사에 먼저 배정하고 있는 탓이다. 또 PC 제조사들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의 반발을 우려해 CXMT D램 구매에 아직은 소극적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그럼에도 PC 제조사들이 CXMT D램 구매를 시작한 것은 반도체 공급 부족 속에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목적이 크다는 게 다수 전문가의 분석이다. 한 납품업체 관계자는 “현재 CXMT D램을 저가형 모델에만 소량 사용하고 있지만, 공급 부족 상황에서는 잠재적으로 중요한 조달원을 확보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애플에 ‘배짱 영업’… 가격 인하 요구 거절밀려드는 주문에 CXMT는 최근 애플과 ‘메모리 협상’에서도 ‘배짱 영업’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관영 경제매체인 중국기금보에 따르면, 최근 애플은 차세대 아이폰과 스마트 기기의 제조원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CXMT와 LPDDR5X 등 D램의 공급가를 놓고 협상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애플은 가격 인하를 요구했으나 CXMT가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CXMT는 동일 사양의 ‘삼전닉스’ 제품보다 더 높거나 비슷한 수준의 단가를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애플은 원가 절감을 위해 CXMT에 ‘러브콜’을 보내왔지만, CXMT가 높은 가격을 고수하며 끝내 협상은 불발됐다. 신규 공급사를 앞세워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압박해온 애플의 협상 전략이 AI 시대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YMTC, 日 키옥시아 제치고 ‘출하량 톱3’중국 YMTC가 올해 2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일본 키옥시아를 제치고 글로벌 3위(출하량 기준)에 올랐다. 2016년 설립 이후 10년 만에 이룬 성과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YMTC의 2분기 낸드플래시 출하량 점유율은 14%로 키옥시아를 근소하게 앞섰다. 삼성전자(25%)와 SK하이닉스(솔리다임 포함·22%)는 각각 1·2위를 유지했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13%)는 5위로 밀렸다. YMTC의 출하량 증가는 스마트폰·PC 등 자국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에 공급을 확대한 영향이 컸다. 반면 키옥시아는 데이터센터 서버용 제품(eSSD)에 집중했지만 최근 관련 제품의 가격 상승으로 고객사들이 구매를 늦추면서 YMTC에 자리를 내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YMTC는 출하량 기준으로 키옥시아와 마이크론을 넘어섰지만 매출 기준으로는 여전히 5위에 그쳤다. 제품 구성이 소비자용에 집중돼 있고 가격이 비싼 데이터센터 서버용 제품은 비중이 낮기 때문이다.
시장의 이목은 YMTC가 물량 확대를 넘어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로 모아지고 있다. YMTC는 3위 자리를 굳히기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eSSD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YMTC는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 상장 절차에도 착수하며 실탄 마련에도 나섰다.
‘파운드리 투톱’ SMIC·화훙반도체도 약진중국을 대표하는 파운드리 업체인 SMIC와 화훙반도체도 올해 2분기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SMIC는 올해 2분기 매출액이 30억560만 달러(약 4조26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22억910만달러)와 시장 예상치(28억6600만 달러)를 모두 상회하는 규모다. 올해 2분기 순이익은 1년 전보다 261.7% 오른 4억 7920만 달러(약 6800억원)에 달했다. 순이익 역시 시장 예상치(2억5100만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매출총이익률도 25.3%를 기록해 직전 1분기(20.1%)보다 5.2%포인트 상승했다.
SMIC 경영진은 “올해 3분기 회사 매출액은 2분기보다 2~4%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매출총이익률 가이던스도 26~28%에 이를 것”이라며 “기존 생산능력을 유연하게 배분하고 신규 생산능력을 신속하게 검증해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화훙반도체도 같은 날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매출액이 7억1750만 달러(약 1조 165억원)로 시장 예상치(7억270만 달러)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3860만 달러(약 546억원)를 기록했다.
현지에서는 SMIC와 화훙반도체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중국 경제매체 21세기경제 보도는 “(이번 실적 성장은) AI 효과로 중국산 성숙공정 파운드리가 상승 사이클에 진입했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송광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