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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펀드매니저 대해부] (1) 한국의 패시브 펀드를 만든 선구자들
입력 : 2017.12.29 16: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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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시작 인덱스 펀드·ETF 일군 패시브 1세대
(좌)서경석 전 유리자산운용 대표 (우)배재규 삼성자산운용 부사장
서경석 전 유리자산운용 대표는 국내 인덱스 펀드의 ‘대부’라 불린다. 투신업계에서 금융공학 1세대로 꼽히는 그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학원을 졸업한 이후 1990년대 초반부터 인덱스 펀드의 모델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9년에는 인덱스 분야에 ‘특화’된 유리자산운용 창립 멤버로 합류해 명가로 키운 장본인이다. 이외에도 서 전 대표는 국내 자산운용업계 최초로 펀드에 차익거래 개념을 도입했으며 인덱스 펀드를 주축으로 자산배분, 포트폴리오 보험형, 파생상품 등을 선보이며 시스템펀드의 선구자로 알려졌다.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은 당시 상황에서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여겨졌던 ETF 출시를 이뤄낸 인물이다. 1990년대 후반까지 액티브 펀드 매니저로 활동하던 배재규 부사장은 당시 수하에 있던 서정두 현 한국투신운용 상무와 함께 ETF에 대해 연구해 국내에 확산시켜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한다. ETF상장을 위해 배 부사장은 당시 금융감독원 재정경제(현 기획재정부) 등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설득작업을 나섰다. ETF 도입을 위해서는 법안 개정이 필수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실무자들을 만나 ETF 구조와 그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법안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배 상무의 노력이 결실을 얻은 것은 2002년 10월 14일이었다. 코스피 200지수를 추종하는 KODEX200이 처음으로 증권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었다. 배재규 부사장 덕분에 초기 시장을 선점한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ETF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배재규 부사장과 함께 시장의 기틀을 다진 서정두 한국투신운용 상무 역시 ETF시장의 개척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지난 2000년 삼성자산운용에 몸담고 있던 서 상무는 홍콩에서 열린 투자 콘퍼런스에 참석해 ETF를 처음 접한 후 대표에게 보고한 후 배재규 부사장과 함께 ETF도입을 위해 나섰다. 전문가가 전무한 상황에서 그는 금융감독원과도 수시로 접촉하면서 ETF와 관련된 제도들을 함께 만들기도 했다. 100여 차례의 프레젠테이션(PT)과 2년여의 시간을 보낸 끝에 ETF 상장의 열매를 맛볼 수 있었다.
(좌)박용명 한화자산운용 에쿼티사업본부장(상무) (우)한진규 유리자산운용 상무 (좌)문경석 삼성자산운용 패시브운용본부 상무 (우)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이 시기에는 인덱스 펀드와 ETF는 주로 KOSPI200지수를 벤치마크하는 펀드가 주를 이뤘다. 다만 KOSPI200지수의 수익률을 초과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인핸스트(Enhanced) 인덱스 펀드가 대세를 형성했다. 순수 인덱스 펀드보다 제한된 범위의 리스크를 허용하는 포트폴리오와 KOSPI200 지수 선물 간, KOSPI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와 KOSPI200지수 선물 간, 개별종목과 개별종목 선물 간의 차익거래를 활발하게 노리며 초과 수익을 노리던 시기였다. ‘펀더멘털 인덱스 펀드’와 ‘퀀트 펀드’도 이 시기에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펀더멘털 인덱스 펀드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기존 인덱스 펀드와 달리 자본금·매출액·현금흐름·순이익·배당 등 기업의 펀더멘털(내재가치) 요소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상황에 따라 투자 대상을 바꾸는 펀드다. 퀀트 펀드 역시 계량분석을 통해 종목 및 업종별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시스템의 신호에 따라 매매를 한다. 지수보다 높은 성과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액티브 펀드의 성격을 갖지만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제한된 전략을 수행한다는 측면에서 인덱스 펀드의 기본 성격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문경석 삼성자산운용 패시브운용본부 상무는 업계에서 국내에 인덱스 포트폴리오 개념을 처음으로 소개하고 인덱스 펀드와 유사한 절대수익 추구 펀드를 최초로 내놨다. 문 상무는 2004년 KB자사운용 ETF 사업을 담당하며 ‘KStar’를 탄생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로 증권업계에 입문한 박용명 한화자산운용 에쿼티사업본부장(상무)은 화려한 이력으로 패시브와 액티브를 넘나드는 멀티플레이어로 통한다. 유리자산운용과 유진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을 거쳐 지난 2008년 한화자산운용에 합류한 박 상무는 30대 초반부터 주식운용팀장으로 활동했다. 전통 액티브 펀드뿐 아니라 국내 최초의 인덱스 뮤추얼 펀드, 롱숏펀드 등을 운용한 바 있다. 다양한 이력과 운용경험을 살려 한화운용의 대표펀드인 ‘한화코리아레전드’ 펀드를 특정 운용스타일에 구애받지 않으면서도 시장 국면에 적극 대응하는 펀드로 키운 것으로 유명하다.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액티브 펀드 명가(名家)로 꼽히는 미래에셋운용에서 꿋꿋하게 금융공학전문가로 자리를 지키며 자산배분형 ETF에 대한 개념을 대중적으로 확대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는 미래에셋운용 영국법인 대표와 미국, 브라질 법인 최고투자책임자(CIO)를 거쳐 2012년부터 헤지펀드와 ETF, 금융공학펀드를 책임지는 멀티에셋투자부문 대표를 거쳐 현재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를 맡고 있다.
‘레전드’ 서경석 전 대표를 ‘사수’라 칭하는 한진규 유리자산운용 상무와 박주호 전무 역시 오랜 기간 인덱스 펀드 한 우물을 판 베테랑 운용역으로 꼽힌다. 특히 한진규 전무는 일반적인 ETF펀드가 종목의 가치와 시가총액의 괴리가 나타나게 되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매출액과 현금흐름 등을 반영해 내재가치 가중방식을 선구적으로 적용한 바 있다. 가령 한국 코스피 시장의 시가총액이 100조원일 때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15조원이라면 기존의 인덱스 펀드는 투자금의 15%를 삼성전자에 투자한다. 그러나 내재가치 가중방식 인덱스는 한국 코스피 시장 매출액이 100조원이고, 삼성전자의 매출액이 10조원이라면 펀드자금의 10%를 삼성전자에 투자하는 식이다.
푸르덴셜자산운용 AI팀장을 거쳐 지난 2011년부터 한화자산운용에서 인덱스 펀드와 시스템 펀드, ETF를 운용하고 있는 장승한 에쿼티팀장도 1.5세대로 분류된다. 그는 현재 패시브 후발주자인 한화자산운용에서 배당주 ETF와 해외지수 합성 ETF를 특화시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여성으로서는 유일하게 동부자산운용에서 처음으로 금융공학펀드인 ‘델타 펀드’를 만들며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이경희 동부자산운용 본부장이 있다.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에 입사한 그는 주로 파생상품 관련 업무를 맡으며 운용에 대한 노하우를 쌓았다. 2002년 8월부터는 동부자산운용에 몸담은 그는 현재까지 파생상품이 포함된 펀드를 개발하고 운용하고 있다.
패시브 전문가 ‘인큐베이터’ 유리자산운용차문현 하나자산운용 대표(전 유리자산운용 대표)
패시브 2.0 뜨겁게 달아오른 ETF의 성장세 2000년대 중후반으로 갈수록 초창기 인덱스 펀드와 ETF시장의 정체가 풀리며 점차 시장의 중심에 자리하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의 상품에 대한 이해와 함께 시장이 성숙해지고 금융위기 등을 거치며 시장을 추종하는 상품에 관심도가 높아졌다. 적은 수수료를 통한 장기투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결정적으로 ETF를 통한 시장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레버리지 상품이 출시되자 자금이 몰리기 시작했다.
(좌)장승한 한화자산운용 에쿼티투자지원팀장 (우)이경희 동부자산운용 본부장
(좌)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본부장 (우)심재환 한국투자신탁운용 본부장 (좌)김두남 삼성자산운용 멀티에셋솔루션본부장 (우)사봉하 한화자산운용 ETF운용팀장
이제 ETF의 출현으로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국고채, 통안채, 금, 구리, 석유, 환율 등 일반인이 엄두를 내지 못하던 분야에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상품구조는 롱숏전략을 통해 평소에는 KODEX200에 투자하고, 주가가 떨어질 것 같으면 지수와 반대로 움직이는 KODEX인버스 ETF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시장지수만을 추종하는 ETF에 관심을 느끼지 못했던 투자자들도 높은 수익률을 보고 베팅하는 자금이 상당히 늘어난 계기였다.
‘삼성맨’ 출신으로 한화자산운용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봉하 한화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스마트베타에 힘쓰고 있다. 1997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후 2001년 삼성생명 주식운용본부로 옮기며 운용업무를 시작했다. 2002년 삼성자산운용 패시브(Passive) 본부에서 ETF운용팀장을 맡았다. 2014년 초 한화운용 ETF 파트장으로 자리를 옮겨 한화운용의 아리랑 ETF 개발과 상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사봉하 파트장이 ETF 시장에 처음 몸담기 시작한 건 2003년이었다. 사 파트장은 삼성자산운용에서 ETF 사업을 일궈 낸 창립멤버 중 하나다. ‘ETF 1세대’로 불리는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전무와는 10년을 넘게 일했다.
2003년부터 삼성자산운용의 ETF에 헌신하던 그는 돌연 한화자산운용으로 적을 옮겼다. 한화자산운용이 고유의 색(色)을 내기 위해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는 ETF는 스마트베타와 배당투자 전략을 활용한 상품을 구축하는 데 힘썼다.
ETF에 비해 다소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인덱스 펀드에도 강자는 있다. 박찬 인덱스/퀀트운용본부 상무가 중심이 된 교보악사자산운용은 국내 최대 규모의 인덱스 펀드를 운용하는 ‘조용한 지배자’로 통한다.
ETF 강세의 시장에서 운용자금이 1조원을 넘는 ‘교보악사 파워인덱스’는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면서 플러스 알파를 추구하는 ‘인핸스드 인덱스 펀드’다. 비결은 저렴한 수수료다. 이 펀드의 운용보수는 0.15%로 (출시 당시 2006년 기준) 인덱스 펀드의 평균 수수료가 1.4%였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저렴한 보수와 지수대비 변동성이 적은 인덱스 펀드로 주목을 받았다. 2008년 6월 이 펀드의 설정액은 1조원을 넘겼다. 인덱스 펀드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ETF 용호상박, 삼성 vs 미래에셋 우리나라에는 2002년 최초 도입 후 15년 만에 순 자산 총액이 25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ETF가 성장했다. 거래소에 상장된 전체 종목도 300개를 넘어섰다. 현재 국내 ETF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곳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양강 체제는 점점 더 굳어지고 있다.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자산운용, 키움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등 중소형 자산운용사들도 시장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 중이나 양 사의 점유율은 전체시장의 약 70%에 달한다. 투자업계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는 ETF시장을 두고 양대 자산운용사가 힘 겨루기 중이다.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다채로운 상품과 수수료 인하 등을 내걸며 시장점유율 확대에 힘쓰고 있다.
ETF(상장지수펀드)란 Exchange Traded Fund의 약자로 지수의 흐름대로 수익률이 나는 인덱스 펀드의 한 종류다. 특정지수를 모방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산출된 가격을 상장시켜 주식처럼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다. 일반 펀드보다 수수료도 적으며 매도 때에는 증권거래세가 면제돼 최근 높은 성장세를 보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삼성자산운용 ETF보다 낮은 보수로 어필하며 야금야금 점유율 뺏기에 나섰다. 동일 지수를 추종하는 만큼 수수료가 저렴할 경우 장기 수익률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수익을 더 얻어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삼성자산운용은 풍부한 유동성이 강점이다. 보수 수준도 중요하지만 상장된 펀드인 만큼 투자자들이 원하는 가격에 매수·매도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양 사의 경쟁은 해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1년에 ETF 상품을 홍콩거래소에 직접 상장해 운용해 왔다. 삼성자산운용은 그보다 조금 늦은 2015년 홍콩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해외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국내 시장과 반대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높은 유동성을, 삼성자산운용은 ‘삼성’의 브랜드 가치를 경쟁력으로 내세워 경쟁하고 있다. 당분간 ETF 시장을 둘러싸고 미래에셋과 삼성자산운용의 보수 인하, 신상품 출시 등의 승부수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패시브 3.0 전성기 돌입한 ETF시장 2010년 이후 현재까지 패시브 시장은 ETF를 중심으로 전성기를 맞이했다.‘젊은 피’를 중심으로 새롭게 구조화된 인덱스 펀드도 등장했다.
(좌)박문기 신한BNP파비바자산운용 퀀트운용팀장 (우)김주인 NH-Amundi 자산운용 퀀트운용본부 차장
전통적으로 해외주식에 대한 투자는 대체로 주식형 펀드 투자에 국한돼 왔지만 시장 하락 리스크를 일정 수준 방어하면서 안정적인 프리미엄 획득을 추구하는 커버드콜 전략의 유효성이 입증되면서 해외시장 투자도 커버드콜 펀드가 대세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김주인 NH-Amundi 자산운용 퀀트운용본부 차장도 3세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펀드매니저로 꼽힌다. 업계에서 파생형 펀드 운용 전문가로 통하는 그는 지난 2009년 국내 최초로 레버리지 인덱스 펀드 개발에 참여했고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김 매니저가 현재 운용 중인 ‘NH-Amundi1.5배레버리지인덱스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펀드는 국내 레버리지 인덱스 펀드들 가운데 최장 기간 운용되고 있다.
바야흐로 전성시대를 맞이한 ETF시장은 최근 3.0시대로 진화하고 있다. 2002년 초기 정체기를 지나 2008년부터 자본시장법이 생기고 레버리지나 인버스와 같은 다양한 ETF 상품이 만들어질 수 있는 토대가 생긴 시점을 2세대로 구분한다. 채권형이나 레버리지, 인버스 등 파생형 등 다양한 ETF가 만들어지고, ETF 거래량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시기다.
ETF 3.0시대를 맞이해 상품 라인업이 확대되면서 스마트베타 ETF처럼 구조화된 형태의 ETF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ETF 종류도 워낙 다양해져 개인 투자자들이 각각의 목적이나 성향에 맞춰 ETF 포트폴리오를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묶음을 미리 제시해 둔 EMP상품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젊은 패시브 매니저들의 역할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이 커지면서 매니저들의 ‘몸값’도 함께 오르고 있다. 매니저들의 수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활동 중인 ETF 운용역 수는 40여 명으로 몇 년째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상품 라인업이 이어지고 있는 시장의 성장세가 늘어나는 만큼 ETF매니저들의 수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액티브 투자 ETF로도 가능하다고? ▷ETF의 진화 ‘스마트베타·액티브ETF’
과거 지수가 오르내리는 데 베팅하던 ETF투자 트렌드가 최근 IT나 금용 등 특성 섹터ETF 투자로 진화하고 있다. 양적인 성장뿐 아니라 ETF의 종류 또한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코스피200처럼 상장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넘어 특정섹터, 테마주, 배당주 리츠, 채권, 해외시장, 원자재, ETF까지 성향과 시장전망에 맞춰 골라서 투자할 수 있도록 선택지가 확대된 것이다.
예를 들어 국내에 상장된 CSI300(중국) ETF, S&P500(미국) ETF에 투자를 한다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손쉽게 거래를 하면서도 해외주식시장에 분산 투자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배당시즌에 맞춰 배당주ETF에 돈을 넣고 실적시즌에 맞춰 성장주ETF 매매를 통해 시세차익을 노릴 수도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해 액티브 펀드의 성격을 더한 ETF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ETF는 대표적인 패시브(주가지수 상승률만큼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소극적인 투자) 투자 상품으로 일컬어진다. 이와 비교해 액티브 펀드는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수익을 올리기 위해 펀드매니저들이 적극적인 운용전략을 펴는 펀드를 말한다. 액티브와 패시브의 성격을 혼합한 ‘스마트 베타 ETF’를 넘어 최근에는 ‘채권형 액티브 ETF’도 등장했다. 액티브 ETF는 패시브 ETF와 달리 기초지수가 아닌 ‘비교지수’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지수 성과를 그대로 추종하는 일반 ETF와 다르게 지수 대비 ‘초과수익’을 목표로 한다. 운용자가 종목과 매매 시점 등을 마음대로 운용한다는 점이다. 기존 지수형ETF가 심심하다고 느낀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적은 비용’으로 액티브펀드의 효과를 누릴 수 있어 노려볼 만한 상품이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8호 (2018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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