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고가주택

    입력 : 2016.08.05 17:48:13

  •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집은 어디이고 집주인은 누구일까.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지난 4월 발표한 공시가격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소유인 용산구 이태원동의 연면적 3422㎡ 단독주택이 공시가격 177억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싼 집이다. 그리고 아파트 등 공동주택 가운데에서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트라움하우스 5차’가 공시가격 기준으로 11년째 전국에서 가장 비싼 공동주택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거래되고 있는 주택 중에서는 최근 고분양가 논란으로 주목을 받은 서울 용산구 소재 한남더힐이 가장 비싼 집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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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t Ⅰ| 한남더힐 244㎡ 79억원 실거래가 1위

    강남 최고급빌라·펜트하우스 프리미엄↑ 부동산정보업체인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의 아파트 실거래가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4년 이후 거래된 주택 중 가장 비싼 집은 한남더힐 244.78㎡로 올해 1월 79억원에 거래됐다. 한남더힐은 2014년 이후 실거래가가 신고된 주택 중 상위 1~7위, 8~13위를 싹쓸이해 국내 최고가의 위용을 과시했다.

    이 아파트는 243㎡가 2014년 2월 65억원에 거래됐고 같은 해 4월 같은 평형 2채가 각각 63억원에 거래됐다. 지난해에는 8월 240㎡가 61억5000만원, 243㎡가 9월에 69억원에 거래됐다. 244㎡는 지난해 1월과 10월에 각각 75억원, 2월과 7월에 각각 77억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3.3㎡당 거래가격이 1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최고가 거래를 기록한 79억원짜리의 경우 3.3㎡당 1억650만원이고 77억원짜리는 1억380만원 안팎이다.

    그런데 3.3㎡당 최고가는 한남더힐이 아니라 강남구 청담동의 마크힐스이스트윙이다. 마크힐스이스트윙 192.86㎡는 지난 2014년 1월 65억원에 거래돼 3.3㎡당 1억1122만원으로 한남더힐을 앞질렀다. 이 아파트는 같은 해인 2014년 3월에도 실거래가가 신고됐는데 이때는 같은 평형이 50억원으로 3.3㎡당 8555만원에 그쳤다.

    청담동 초고가 빌라로 꼽히는 상지리치빌카일룸 2차 244㎡는 지난 2014년 3월 57억원을 기록해 실거래가 14위에 올랐다. 한남더힐이 상위 순위를 싹쓸이한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한남더힐, 마크힐스이스트윙에 이어 최고가주택 3위로 볼 수 있다.

    강남구 도곡동의 타워팰리스2차 243㎡는 지난 2014년 6월 50억6500만원에 거래된 데 이어 올해 4월 이보다 3억원 가까이 오른 53억원2000만원에 거래돼 실거래가 상위에 한자리를 차지했다.

    강남구 삼성동의 아펠바움은 지난 2014년 8월 53억원에 거래됐고,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195㎡는 지난해 6월 49억8000만원에 실거래가를 신고했다.

    강남구 도곡동의 힐데스하임빌라 424㎡는 올해 4월 49억8000만원에 거래됐고 성동구 성수동의 갤러리아포레 241㎡는 지난 2015년 8월 4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트라움하우스 3차 273㎡는 지난 2015년 1월 49억원에 거래돼 중복순위를 제외할 경우 10권에 겨우 이름을 올렸다.



    ◆그들이 사는 최고급빌라

    지난 6월 3.3㎡당 8150만원으로 역대 최고분양가 기록을 경신해 주목을 받은 한남더힐은 옛 단국대 자리에 지상 3층~12층 600가구로 건설됐다. 2009년 민간임대아파트로 공급됐다가 5년의 임대 의무기간이 끝난 2014년 분양전환에 나서면서 고가분양 논란에 불을 지폈다. 당시 시행사와 세입자간에 감정평가를 둘러싼 논쟁이 법정소송까지 가면서 분양전환이 미뤄지기도 했다. 이번에 129가구를 일반분양했는데 가장 넓은 330~332㎡ 펜트하우스는 80억~84억원으로 분양가가 책정돼 3.3㎡ 기준 8150만원으로 기존 역대 최고 분양가였던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 엘시티 더샵’ 펜트하우스 7002만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펜트하우스급인 100평대는 단지 600가구 중 단층은 12곳, 복층은 24가구다.

    이번 일반분양 물량은 임대계약 연장이 안 되어 분양전환된 것으로 평형은 215~332㎡ 이다. 한남더힐이 최고가 아파트로 떠오른 것은 입지가 서울 한복판에 위치하면서도 녹지가 풍부해 쾌적한 생활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풍수리지로 따져보더라도 남쪽으로는 한강, 북쪽으로는 남산이 있는 전형적인 배산임수형이어서 최고급 주택단지로 주목받게 됐다.

    청담동 마크힐스이스트윙
    청담동 마크힐스이스트윙
    3.3㎡ 가격 기준으로 2년 6개월째 최고가 타이틀을 차지하고 있는 청담마크힐스는 메가마크가 2010년 중공한 고급빌라다. 웨스트윙과 이스트윙 2개동으로 192㎡ 단일평형으로 2층부터 층당 1가구씩 총 38가구로 구성되어 있다. 방 4개와 욕실3개 메이드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스트윙은 한강 전망이 가능하고 뒤편으로 도산대로 전망이 트여 있어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단지 내 공동정원, 피트니스센터, 영화관,GX룸, 마사지룸 등 편의시설이 있다. 층고가 3.5m로 높아 탁트인 느낌을 주며 수입 마감재와 최고급 빌트인 가전이 갖춰져 있다.

    청담동 상지리치빌카일룸 2차
    청담동 상지리치빌카일룸 2차
    청담동 상지리치빌카일룸2차는 영동대교 남단에서 상지리치빌카일룸1차와 나란히 위용을 뽐내며 강남권을 대표하는 최고급빌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그림 대작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가수 조영남이 살고 있는 고급빌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상지건영이 지은 이 빌라는 1개동 15가구로 방 3개 욕실4개와 메이드룸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스터존과 서브마스터존으로 분리되어 있어 3대가 함께 살 수 있는 구조다. 서브마스터존의 패밀리룸 공간이 웬만한 아파트 거실 정도여서 자녀세대와 함께 거주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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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구 삼성동 아펠바움은 SK건설이 2008년 2월에 지은 고급빌라로 1개동 17가구로 구성되어 있다. 한 층에 한 가구가 거주하는데 최상층 펜트하우스를 제외하곤 동일한 평형대와 구조로 되어 있다. 방 4개에 욕실은 3개이며 마스터존과 서브존으로 구분돼 2세대가 같이 살아도 불편함이 없는 내부구조다. 탁트인 한강 조망이 삼성동 아펠바움의 강점이다. 도곡동 힐데스하임빌라는 남부순환도로 매봉역 인근에 있다. 도곡공원에 바로 접해있는 이면도로에 있어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양재천과 매봉산도 가깝다. 1개동 10층 빌라에 19가구가 거주하는데 1층부터 9층까지는 400㎡이고 10층은 661㎡ 복층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초동 트라움하우스는 공시가격 기준으로 국내 최고급 빌라다. 트라움하우스 5차 273.64㎡는 공동주택 공시가격 중 연립주택 가격을 처음 공시한 2006년 이후 계속 최고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2006년 40억원을 기록한 후 △2008만 50억4000만원 △2010년 50억8000만원 △2012년 52억3000만원 △2014년 57억6800만원 등으로 꾸준히 올라 지난해 61억1200만원으로 60억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63억6000으로 올랐다.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5차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5차
    공시가격 최고가 빌라 ‘트라움하우스 5차’는 3개동 18가구 규모로 2003년 준공됐다. 273.64㎡의 경우 방 6개, 욕실 3개로 구성돼 있다. 단지 내에는 200명이 2개월을 버틸 수 있는 최고 두께 80㎝의 방공호를 갖추고 있다. 리히터 규모 7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가구당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으며 전용 로비와 6대의 주차공간도 마련돼 있다. 트라움하우스 3차는 5차에 이어 공시가격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두산건설이 건설했으며 1개동 11층에 총 19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방 6개에 욕실 4개가 있다.

    ◆초고층 꼭대기엔 펜트하우스의 자부심

    초고층주상복합의 맨 꼭대기층 펜트하우스에 자산가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분양한 ‘해운대 엘시티 더샵’ 펜트하우스가 3.3㎡당 7000만원으로 고분양가에도 불구하고 68.5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억대 프리미엄을 주고서라도 펜트하우스를 사겠다는 대기수요가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수도권 자산가들도 대거 청약 대열에 뛰어들었다.

    올해는 한남더힐의 펜트하우스가 3.3㎡당 8000만원대로 최고가 분양가 기록을 경신해 펜트하우스가 선망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펜트하우스의 사전적 의미는 ‘옥상가옥’. 아파트, 호텔, 주상복합 등 고층 건물 상층부의 고급스러운 주거공간이 꼭대기층에 있는 경우가 많다. 최고층이라는 이점으로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이는 전망과 함께 고급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층수에 관계없이 가장 넓은 평형에 초호화 자재로 마감된 최고급 주택을 펜트하우스로 부르기도 한다. 또 숙박시설 내에 최고급 Room을 말하거나 아파트와 호텔의 장점을 살린 최고급 주거건물 혹은 장기투숙자들이 원하는 기간 만큼 머물 수 있는 고급 주거형태를 뜻하기도 한다.

    힐스테이트 광교 펜트하우스
    힐스테이트 광교 펜트하우스
    도심이나 랜드마크급 초고층아파트나 주상복합의 꼭대기층 펜트하우스는 전망이 좋을 뿐 아니라 테라스, 발코니, 옥상 등의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테라스를 개인정원이나 바비큐 장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곳도 있는가 하면 복층형 펜트하우스는 자녀들과 주거공간을 분리해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말하자면 하늘위의 단독주택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펜트하우스는 공동주택의 편리함에 최고급 단독주택의 프라이버시를 동시에 갖춘 최고급 주택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 상위 1% 슈퍼리치들에게도 펜트하우스는 로망이다. 그런데 펜트하우스 공급물량은 많지 않다.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1차는 2가구에 불과하고 아크로리버 2차는 6가구, 서울숲 트리마제는 4가구에 불과하다. 특히 랜드마크급 단지의 경우 희소성 때문에 펜트하우스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펜트하우스는 보유한 자산가의 재력과 사회적 위치를 과시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부르는게 값’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입을 떡 벌어지게 하는 가격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한때 어떤 건물은 아예 주상복합 꼭대기층 펜트하우스를 일반 분양하지 않고 별도로 회장님용으로 떼어 놓았다는 소문이 돌기까지 했다.

    갤러리아포레 펜트하우스 271.45㎡는 지난 2008년 51억6600만원에 분양됐지만 2012년 4월 3억원 이상 웃돈이 붙은 54억9913만원에 실거래됐다. 삼성동 아이파크에서도 12월에 269㎡펜트하우스가 감정가 80억원으로 매겨져 경매에 나오기도 했다. 대림산업의 아크로리버파크 펜트하우스는 35억원에 분양됐지만 2년여 만에 50억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2억5000만달러(약 2840억원)짜리 세계 최고가 펜트하우스가 나온다. 센트럴파크 남쪽 카네기홀 인근에 70층 높이 아파트를 건설 중인 업체가 펜트하우스 예상가를 2억5000만달러로 적은 서류를 뉴욕부 장관실에 제출했다고 최근 AP통신이 보도했다.

    이 펜트하우스는 4개층으로 연면적은 2137㎡. 방 16개, 화장실 17개, 발코니 5개와 거대한 테라스가 있으며 센트럴파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조망권을 갖췄다. 관리비만 월 최소 4만5000달러, 연간 세금은 67만5000달러 정도가 들어갈 것이라고 업체 측은 예상했다.

    기존 뉴욕의 최고가 아파트는 2014년 1억50만달러(약 1200억원)에 판매된 ‘원57’의 펜트하우스. 새 아파트가 개발업체의 예상대로 2억5000만 달러에 판매된다면 종전 최고가의 2.5배에 달하는 역사상 가장 비싼 아파트가 된다.

    아시아권에서도 홍콩의 고급아파트 한 채가 지난해말 3.3㎡당 약 5억5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홍콩섬 미드레벨 지역에 있는 ‘39콘딧로드타워(天匯)’ 내 복층 아파트 한 채가 제곱피트당 10만3600홍콩달러에 거래돼 2015년 6월 기록했던 제곱피트당 가격 9만5971홍콩달러를 뛰어넘었다.

    ■최고가 아파트 한남더힐 둘러보니

    천연대리석 바닥에 메이드룸 갖춰 - 이윤식 매일경제 부동산부 기자 지난 6월 일반분양을 시작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2011년 고급 임대아파트로 입주한 이 단지는 두 차례에 걸친 분양전환을 마치고 분양전환이 되지 않은 129가구를 분양 중이다. 이 중 전용면적 244㎡ 펜트하우스 두 채가 각각 80억원, 84억원에 나와 국내 최고 분양가를 기록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직접 주력평형인 전용 206·233㎡형을 둘러보니 고분양가에 걸맞은 생활수준을 고려한 설계가 도입돼 있었다.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1층 현관에 마련된 기사 대기실과 가구 내 배치된 메이드실(가사도우미실)이다. 대부분 운전기사와 가사도우미를 고용하는 입주자 성향에 맞춘 것이다. 전용 206~233㎡의 대형 평형임에도 방은 3개고 각 방마다 욕실을 갖췄다.

    분양관계자는 “입주자 대부분 4인 가구 미만이라 방이 많을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바닥은 천연대리석으로 꾸미고 주방가구는 이탈리아 톤첼리, 독일 에거스만·불탑 등 해외 고급 브랜드로 채웠다. 지상 2개층 규모의 커뮤니티센터에는 수영장, 헬스장, 실내골프장, 클럽하우스 등 부대시설이 마련됐다.

    한남더힐 관계자는 “반얀트리 호텔 휘트니스 회원권을 보유한 입주자들도 단지 내 시설을 더 선호할 정도로 고급시설”이라고 설명했다. 단지 곳곳에는 일본작가 야요이 쿠사마의 점무늬 호박상, 영국 조각가 베리 플레니건의 거대 토끼 청동상 등 세계 유명작가들의 작품 30여 점이 조경으로 꾸며져 있었다. 단지 내에 운영 중인 ‘갤러리 힐’에서 단지 내 예술품만으로 도록을 만들 정도다.

    이곳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까? 한남더힐 시행사인 한스자람 조사에 따르면 입주자들의 직업군으로는 기업대표가 42%, 기업임원 16%, 의사 8%, 변호사 4% 등으로 집계됐다. 입주자들의 이전 거주지는 강남구 31%, 서초구 17%, 용산구 10%, 송파구 6% 등 부촌들이었다. 연령대로는 40대 23%, 50대 38% 등 중년층이 다수를 차지했다. 한스자람 관계자는 “한남더힐 입주자들은 부모, 형제들이 한 단지에 거주하는 경향이 높다”면서 “자식들과 같은 단지에 살려고 3채를 구매한 입주자도 있다”고 말했다.

    입주 전 32년간 역삼동에 살았다는 전용 59㎡에 거주하는 60대 입주자는 “단지 면적이 11만㎡인데 가구수는 600가구밖에 되지 않아 동간 거리도 넓고 쾌적한 게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단지는 용적률이 120%, 건폐율이 28%에 불과하고 조경면적은 전체 36%에 달한다.

    하지만 생활 인프라 부족은 문제로 지적된다. 한 입주자는 “주변에 대형마트가 없어서 장을 보기 위해 왕십리 등 주변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점은 불편하다”고 말했다. 다른 입주자는 “주변에 좋은 학교가 마땅히 없고 언덕이라 유모차 끌기도 어렵다”면서 “교육문제 때문에 5년 임대기간을 끝내고 서초구 반포 지역 아파트로 이사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재오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71호 (2016년 0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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