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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o2o 150
입력 : 2016.07.04 10:4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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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을 파고든 O2O 서비스를 분야별로 묶어봤습니다. 6월 15일 기준으로 서비스효용과 누적다운로드 수가 높은 업체들을 중심으로 조사한 150여개의 서비스는 의식주는 물론 건강·취미·여가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한 서비스를 펼치고 있습니다. 수백 개의 회사들이 등장해 소비자효용을 높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O2O시장은 초기단계에 불과합니다. 이미 서비스를 시작한 기업은 물론 새로운 획기적인 서비스를 준비 중인 여러 기업들이 얼마나 세상을 스마트하게 만들어줄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외형만으로 보면 그러한 우려에는 이유가 충분하다. 가장 많은 투자유치에 성공한 우아한형제들은 2014년 1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249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인 ‘쏘카’의 영업손실도 같은 기간 15억원에서 60억원으로 3배 확대됐다. 이 밖에도 직방, 야놀자, 요기요, 배달통 등 유명 O2O 업체들과 전사적으로 시장에 뛰어든 ‘공룡’ 카카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대규모 투자에 걸맞은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데다 이용자 확대 속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치열한 선점 경쟁 탈출구는
국내 O2O기업들의 수익모델을 보면 대형사나 스타트업 할 것 없이 초기 중개모델로 플랫폼이 사업자와 소비자를 이어주고 수수료나 광고료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골목상권과의 상생이슈와 후발주자의 등장으로 인한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수수료 인하(혹은 폐지), 고객유치를 위한 과도한 쿠폰 발행 등으로 인한 마진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배달의 민족은 요기요·배달통 연합, 쏘카는 그린카, 직방은 다방, 야놀자는 여기어때 등 후발주자들과 치열한 시장경쟁을 펼치고 있다. 덕분에 지난해 우아한 형제들은 광고비와 판매촉진 명목으로 310억원, 야놀자는 110억원, 직방 역시 1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단 스타 O2O기업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주차, 세차, 외식, 중고차, 웨딩, 세탁 등 다른 영역에서도 적게는 2~3개, 심한 경우 수십 개의 회사들이 시장지배력을 키우기 위한 경쟁에 나섰다. 그러나 정작 중심에 있는 이들의 표정은 여유롭다. 한 O2O 스타트업 대표의 이야기다.
“기우(杞憂)라 하지요? 카카오가 한참 성장하던 초창기 모습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여러 언론이나 전문가들이 수익모델이 없다고 나서서 걱정을 하는데 내막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리딩기업들 모두 의도된 적자를 보고 있는 거지 수익모델이 없는 것은 아니거든요.”
O2O 시장이 아직 초창기인 만큼 기업들이 외형 확대와 오프라인 장악력 강화를 위해 ‘의도된 적자’를 낸 것이 위기로 잘못 비춰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상황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올 상반기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2014년 초 공격적 마케팅에 나선 이후 반기 기준 첫 흑자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2월부터 월간 흑자를 유지해 6월에도 흑자가 예상된다”며 “다른 O2O 업체도 올해 실적이 일부 개선된 것으로 알고 있다. O2O 산업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중요한 것은 현 O2O 비즈니스 모델도 비용 절감 등으로 얼마든지 수익구조를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손실은 초기 투자 확대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중장기 계획과 자금력이 뒷받침되면 큰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카카오와 네이버도 O2O 노크
초기시장이 재편되며 상당수 기업들이 진입하고 퇴출되는 최근의 O2O 열풍은 한 때의 바람으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수직적 O2O 플랫폼의 한계를 벗어나 꾸준히 확장할 수 있고 더 높은 신뢰성을 가진 수평적 O2O 플랫폼에 대한 욕구 또한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카카오, 네이버에 O2O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후발주자임에도 막대한 자금력과 브랜드파워를 바탕으로 한 신뢰성을 기반으로 막강한 시장지배력을 갖춘 두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노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카카오와 네이버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O2O시장을 노크하고 있지만 기존 스타트업과의 충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O2O 스타트업 관계자는 “스타트업들이 신규 O2O 사업을 발굴할 때 카카오나 네이버가 진출할 가능성이 높은 시장인지를 가장 먼저 고려할 정도”라며 “이들이 서비스를 내놓으면 후속투자는 거의 불가능해져 시장 파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기존 시장 침해가 아닌 시장 확대에 기여하려는 것”이라면서 “기존 업계와의 상생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70호 (2016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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