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실수요자, 내집 마련 서두를 필요 없다

    입력 : 2016.01.26 18:13:17

  • 강남 아파트 단지
    강남 아파트 단지
    미국발 금리인상과 분양시장 공급과잉 조짐으로 부동산시장이 주춤하고 있다. 오는 2월부터 대출규제에 들어가면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신혼집을 구하거나 보금자리를 옮기려는 내집 마련 실수요자들의 고민이 깊다. 집을 사려니 집값이 떨어질 것 같고, 그렇다고 미루자니 하늘 높이 치솟는 전세금과 월세가 부담스럽다.

    전문가들은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내집 마련에 서둘러 나설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급락할 가능성도 적다”면서 “실수요자라면 일부러 내집 마련 시점을 뒤로 미루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전문가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공급과잉이 당장 내년에 문제가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 공급이 수요보다 많은 곳은 경기도 일부 지역에 국한된 얘기라는 지적이다. 서울은 오히려 재건축 이주 등으로 멸실주택이 많아 2017년까지 계속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평가다.

    천현숙 국토연구원 토지주택연구본부장은 “실수요자라면 금리가 더 오르고 대출 규제가 시행되기 전에 집을 사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2월부터 대출규제가 시작되니 집을 사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구입자금을 쉽게 마련하도록 규제 전에 사라는 얘기다.

    올해도 집값 상승이 예상되지만 상승폭은 지난해보다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집값 추이를 봐가며 내집 마련 타이밍을 잡는 것이 좋다.

    개포주공 6단지
    개포주공 6단지
    집값 소폭 상승 전망 주택산업연구원은 최근 ‘2016년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3.5%, 전세가격은 4.5% 각각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5년 매매가 상승률 4%와 전세금 상승률 5%보다 다소 줄어든 수치다. 거래나 공급·가격 모두 2016년은 2015년보다 둔화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수도권 집값은 4% 오르고 전세금은 5.5% 올라 지난해 상승률인 4.5%와 7%보다는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방은 수도권보다 매매·전세 상승폭이 더 축소될 전망이다. 지난해 3%였던 지방 주택 매매가 상승률이 1.5%로 뚝 떨어지고 전세금 상승률도 3%에서 2.5%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주산연은 올 3분기가 향후 주택시장 상황을 가르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속도 내는 강남 재건축 사업단계 확인 후 투자 미도 선경 등 서울 대치동 주요 아파트에는 재건축 사업추진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인근 개포 1~4단지 재건축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중층인 개포 5~7단지도 재건축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최근 정비 계획 변경안을 수립했으며 오는 2월 주민공람 공고, 3월 강남구의회 의견 청취, 5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3분기 내 조합설립까지 마칠 계획이다. 수십 년을 끌어왔던 재건축 사업이 이제 가시화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청담 삼익아파트도 최근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1980년에 준공된 아파트로 지난 2003년 추진위원회를 만든 지 12년 만의 일이다.

    재건축 단지들은 처음 사업 추진이 논의된 후 10년이 훨씬 지나야 실제 사업추진이 시작되는데 지난해 이후 강남권 단지들이 일제히 사업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일단지로는 최대 규모라는 개포 저밀도 지구와 대치동 핵심요지의 고급아파트들이 재건축될 경우 일대가 신도시급 새 아파트단지로 바뀌게 된다. 재건축 이후 일반분양을 받거나 새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이 유리한지, 재건축 아파트 투자를 하는 것이 유리한지를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결정을 하는 것이 좋다.

    재건축 단지들의 일반분양이 한창인 반포일대도 재건축 사업이 속속 진행 중이다. 잠원동일대 한신 4지구가 조합설립 인가를 눈앞에 뒀다. 추진위원회는 총회를 거쳐 기존 신반포 한신 20차(112가구)를 통합 사업지에 포함하기로 정했다.

    지난 10월에는 신반포3차·반포경남·신반포 23차가 함께 재건축을 추진하기 위해 통합 조합을 만든 후 관리처분 인가신청을 준비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을 준비 중이다.

    한편 서초 반포동 일대에선 고분양가 논란 속에 기존 아파트로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인근 기존아파트 시세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입주한 반포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5㎡형의 경우(5층 이상) 지난해 1분기 14억원 선에 거래됐지만 지난해 3분기에는 최고 16억원 선을 넘어섰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재건축단지와 인근단지도 매매거래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가격 상승세도 주춤하다.

    화성신도시 상가
    화성신도시 상가
    신도시·강남권 분양 주목 분양권 시장은 찬바람 올해 강남, 서초, 송파 강남 3구에서 9개 단지 7857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조합원 몫을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은 1700여 가구에 그칠 전망이다. 분양 단지 중 절반이 서초구에서 나온다.

    반포동에 이어 잠원동 재건축 아파트가 분양 시장에 데뷔한다. GS건설의 신반포자이(한양 재건축)와 대림산업의 아크로리버뷰(신반포5차 재건축)는 3.3㎡당 분양가도 높은 분양가가 예상된다.

    강남구 개포동 저층 주공 단지도 10년 가까이 걸린 재건축 사업을 끝내고 일반분양을 시작한다. 삼성물산이 시공하는 개포주공 2단지가 3월 분양에 들어가고 현대건설이 짓는 개포주공 3단지가 6월 분양될 예정이다.

    부동산114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재건축에 따른 멸실량 증가 등으로 새 아파트에 갈증을 느끼는 수요자들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신도시에서는 새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동탄2에서 1만1901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김포한강 3571가구와 일산 2879가구도 분양에 들어간다.

    전국적으로 보면 1000가구 이상 대단지가 80여 곳에 달할 전망이다. 대단지 아파트는 중소 규모 단지보다 장점이 많다. 덩치가 크기 때문에 지역 랜드마크 아파트가 될 가능성이 크고 교통·교육 여건과 편의시설 등이 잘 갖춰진 경우가 많다. 집값 약세기에 강한 데다 사고팔기에도 수월하다.

    전문가들은 지역·단지별 청약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본다.

    억대의 프리미엄(웃돈)이 오가던 서울 강남, 서초 일대 아파트 분양권 시장에 지난해 말부터 찬바람이 돌고 있다. 웃돈을 2억~3억원씩 부르는 곳도 있지만 연말 들어서는 정작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호가가 분양 당시에 비해 절반 가까이 떨어지거나 이른바 무피(웃돈이 안 붙은 것)와 다를 바 없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서초동 서초 푸르지오 써밋(서초삼호 1차 재건축)은 지난 12월 20일 현재 분양권이 양가보다 4000만원까지 낮게 시장에 나와 있다. 지난해 10월 분양한 이 단지의 전용 97㎡형(5층 이상 기준) 분양가는 12억3000만원에서 12억9000만원 선이었지만 이날 현재 분양권의 가격은 11억9000만원에서 12억9500만원 선이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중개비용과 각종 세금을 고려하면 웃돈 500만원은 손해인 셈”이라며 “전매제한 기간이 지나면서 분양권이 한꺼번에 풀린 탓도 있지만 인근 다른 재건축 분양이 이어진 데다 전통적인 비수기인 연말을 접어들면서 거래가 더 시들하다”고 전했다.

    선릉역 인근 오피스텔
    선릉역 인근 오피스텔
    수익형부동산 옥석 가려 투자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안정된 임대수익을 얻기 위해 수익형 부동산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설 경우 대출을 받아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경우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시중은행들이 이미 금리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정부도 대출규제를 준비하는 만큼 대출금은 전체 투자금의 40%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정부의 대출규제는 수익성부동산 투자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반적인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설 경우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메리트는 다소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임대수익이 확실한 역세권 오피스텔이나 입지가 좋은 요지의 소형아파트 등으로 수익형 부동산도 옥석을 가리는 투자가 필요하다.

    수익형 부동산을 찾는 사람들이 낮은 금리 때문인 만큼 수익률이 떨어지거나 대출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투자 이점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 인기 수익형 상품도 입지나 상품 특징에 따라 차별화되고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

    신도시나 택지지구는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개발이 되기 때문에 인프라가 풍부하고, 공원, 교육시설 등도 잘 갖춰져 있어 자녀를 둔 가족들도 거주하기에 좋은 주거환경으로 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익형부동산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입지가 좋은 지역의 경우 분양가가 너무 높아 실제 수익률이 낮게 나오는 경우도 많다. 최근 분양 중인 수도권 신도시 1층 상가 3.3㎡당 분양가는 4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전용면적 42~50㎡ 남짓한 점포에 10억원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상권이 활성화되지 않을 경우 제대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분양형 호텔 등 일부 수익형 부동산은 과대광고 지적도 나오고 있어 신중한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 아직 정착되지 않는 상권에서 공급되는 상가나 오피스텔 등은 배후 주거단지 등의 성장속도를 확인한 후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매년 10%가 넘는 수익률을 보장하는 상품의 경우 수익률 산출 근거를 꼼꼼히 따져보고 어떤 방식으로 수익률이 보장되는지도 반드시 확인해봐야 한다.

    [윤재오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64호(2016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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