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VER STORY]브릭스 4국 분석… 외환 사정 中·러 양호, 브라질·인도 취약
입력 : 2012.11.12 11:15:17
-
중국 거대한 파워의 브릭스 좌장
게다가 중국은 어마어마한 양의 천연가스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추정된 천연가스 매장량은 3조 입방미터가 넘는다. 연간 1300억 입방미터씩 사용한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20년 이상 자체 생산한 천연가스로 버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중국은 PPP 기준 GDP에서 11조4400억달러로 미국을 바짝 쫓고 있다. 명목 가치로 계산한 GDP에선 7조2980억달러로 미국에 한참 뒤지지만 상대적으로 싼 물가 덕분에 실제 구매력에선 미국에 큰 소리를 칠 만큼 위상을 자랑하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소수민족이 있고 또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나라지만 중국 정부는 소득불평등이 생기지 않도록 잘 통제해 체제 안정을 이루고 있다. 2008년 도시가계를 기준으로 한 가계소득 비율로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15%를 얻은데 비해 하위 10%는 3.5%를 얻는 것으로 나왔다. 주요국 중에서 상당히 건전한 수준이다. 지방까지 포함하면 이 비율은 훨씬 커질 수도 있지만 공업생산을 담당하는 농민공 대부분이 아직은 도시에 남지 않고 귀향하는 추세라 체제 불안이 극대화되지는 않고 있다. 이런 점에서 빈부격차 확대로 사회가 불안정해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 중국 지도부가 원만하게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
일각에선 부동산 부실이 초래한 금융부실로 중국이 위기를 만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짐 오닐 골드만삭스 회장은 중국의 하드랜딩 가능성을 일축한다. 중국의 물가가 상당히 안정돼 있어 당국의 정책적 개입이 수월해졌기 때문에 하드랜딩 주장 자체가 더 이상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실제 중국 지도부는 그동안 물가안정에 주력했다. 그게 성과를 거뒀기 때문에 시진핑 체제가 출범하면 본격적으로 부양책을 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중국의 소비자물가는 올해 3%, 2013년에도 3%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IMF는 전망했다.
브라질 축복받은 자원강국 빈부 격차 커
CIA는 지난해 브라질이 하루 평균 263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해 상당량을 수출했다고 밝혔다. 브라질의 원유 가채 매장량은 140억 배럴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천연가스 매장량은 4169억 입방미터 정도로 추정되는데 지난해 240억 입방미터를 생산했다.
브라질은 이외에도 보크사이트나 금 백금 철광석 망간 니켈 주석 우라늄 등 엄청난 지하자원을 갖고 있다.
농업이 브라질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미미하다. 브라질의 GDP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5%에 불과하다. 67%는 서비스 분야, 27.5% 정도가 공업 부문에서 나온다.
브라질이 축복받은 나라란 점은 경제 규모가 남미의 다른 모든 나라를 합친 것보다 크다는 데서도 잘 나타난다.
서구의 자본은 축복받은 나라의 부를 빼내려고 달려들고 있다. 돈을 대줬다가 갑자기 빼내면서 싼 값이 엄청난 자원을 거둬가고 있는 것이다. 브라질은 2007년 큰 폭의 성장으로 이듬해 신용등급이 투자등급으로 올랐으나 그 직후 글로벌 경제위기로 돈이 빠져나가 두 분기 연속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아픔을 맛봤다.
세계 경제가 급강하하자 원자재를 사가던 외국인 주문이 급감했고 투자가들이 자금을 회수하면서 경제가 충격을 받은 것. 그렇지만 풍부한 자원 덕에 브라질 경제는 빠른 속도로 안정을 찾았고 2010년에는 최근 25년 동안 가장 빠른 7.5%의 성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아직 브라질의 외환은 여전히 위기에 취약한 상태다. 지난 연말 브라질의 외환보유액은 3520억달러로 대외부채 3975억달러에 미치지 못한다. 올 8월 말엔 3772억달러로 끌어올렸으나 추가 확충이 필요하다.
최근 외국인의 브라질에 대한 직접투자가 4351억달러인데 반해 브라질의 해외 직접투자는 1197억달러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때 여전히 취약한 구조이다.
특히 미국이 금융위기 해결 수단으로 돈을 풀어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렸을 당시 헤알화는 초강세로 올라 브라질의 경상수지까지 악화시키기도 했다. 2009년 달러당 2헤알이던 환율은 지난 연말엔 1.6728헤알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브라질 정부가 개입하면서 다시 달러당 2헤알 전후를 오가고 있다.
브라질을 쥐고 흔드는 외국 자금은 브라질의 소득불평등을 심화시켰다. 하위 10%의 소득이 0.8%에 불과한데 비해 상위 10%의 소득은 42.9%나 된다.
브라질은 내수 규모가 크다보니 무역 규모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2011년 말 무역 규모는 수출 2560억달러, 수입 2196억달러로 한국 무역 규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공업비중이 크지만 아직은 수출품의 대부분이 원자재나 1차 가공품에 집중되고 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해 7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잠시 진정되자 기준금리를 12.5%까지 높였으나 8월부터 지난 10월 10일까지 10차례에 걸쳐 7.25%까지 낮췄다. 인플레이션이 안정됨에 따라 경기를 살리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
브라질 정부는 5년에 걸쳐 대규모 에너지 설비 투자를 포함해 총 5000억달러를 사회간접자본 형성에 투자키로 했다. 월드컵 준비에 113억달러, 리오 올림픽 준비에 144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러시아 에너지로 힘 얻은 북극곰
냉전기간 중 오래 고립되면서 글로벌 경쟁에서 뒤졌고 아직 사유화 개념도 완전히 정착되지 않았지만 러시아는 아직도 글로벌 이슈에 대해 미국에 맞서 주장을 고수한다. 특히 중동문제에 있어서는 미국이 원하는 대로 따라가지 않고 버틴다.
그 힘의 근원은 무엇인가.
러시아는 인구 규모나 경제력에선 미국에 절대적으로 밀린다. 그렇지만 부존자원에서만큼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11년엔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제1의 산유국으로 부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매장량은 세계 최고 수준은 아니지만 동토와 북극해 일원에 확인되지 않은 매장량은 추정이 힘들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천연가스 매장량은 이미 세계 1위를 확인했고 생산량은 세계 2위를 자랑한다. 석탄 매장량도 세계 2위이고 철과 알루미늄 수출도 세계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부존자원을 기반으로 한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이런 구조는 원자재 수요가 많은 글로벌 호경기 때는 러시아 경제를 활황으로 이끌지만 글로벌 불경기가 지속될 때는 수출 저조로 경기가 급랭하게 된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러시아는 2007년 이후 자원 의존도를 낮추는 경제구조로 바꾸려고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다 2008년과 2009년 글로벌 경제위기로 유가가 급락하고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 경제위기를 맞기도 했다.
당시 러시아 정부는 위기를 잠재우려고 GDP의 6.7%를 투입했고 중앙은행 보유 외환의 3분의 1을 퍼부었다. 이후 원자재가 강세에 힘입어 대규모 흑자를 내며서 러시아 경제는 대외적으로 상당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러시아의 경상수지 흑자는 2010년 711억달러에서 2011년엔 1013억달러로 늘었다. 2011년 기준 수출이 5209억달러인데 반해 수입은 3225억달러에 그쳤다. 지난 9월 말 외환보유액은 5298억달러로 위기에 어느 정도 안정적인 수준이 됐다. 루블화 환율은 달러당 30루블 전후에서 2009년 이후 꾸준히 유지되고 있어 외환위기 가능성은 상당히 줄어든 상태다.
많은 전문가들이 그동안 러시아가 노동력 감소로 성장의 한계에 부딪칠 것을 우려했으나 최근엔 인구구조도 개선됐다.
짐 오닐 골드만삭스 회장은 지난 6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포럼에서 러시아의 출산율이 최근 플러스로 돌아섰고 남성의 평균수명도 종전 58세에서 64세로 늘어나는 등 인구구조가 급격히 호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정부는 카자흐스탄과 벨라루스 등과 관세동맹을 체결한 효과로 시장 내 인구는 1억7000만명으로 늘어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경제는 농업이 4.5%, 공업이 36.9%, 서비스업이 58.6%를 차지하고 있다. 빈부격차는 인도보다 크다. 하위 10%의 소득이 2.8%에 불과했고 상위 10%는 31.7%를 점유했다.
인도 민생 먼저 생각하는 서비스 강국
거대한 인구는 엄청난 내수를 받쳐주지만 고율의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고금리는 여전히 부담이 된다. 재미있는 것은 정부가 재정적자를 내면서까지 고유가 때 유가보조금제를 시행한 점이다. 이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이 부정적 전망을 쏟아냈으나 인도 경제의 여건은 그래도 양호하다.
거대한 인구, 특히 부양 의무가 적은 젊은층은 언제든 노동력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고 높은 수준의 저축률이나 투자율도 긍정적 요소다.
최빈층이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소득불평등 정도는 보통 수준이다. 하위 10%의 소득 점유율이 3.6%인데 반해 상위 10% 점유율은 31.1%였다. 2011년 기준 물가상승률은 8.9%이며 그래서 금리도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
무역 규모는 2011년 기준 수출 2994억달러, 수입 4614억달러로 국가 규모에 비해 크지 않다. 내수 중심의 경제를 유지하고 있으나 만성적 무역적자는 핸디캡이 되고 있다.
외자의 극심한 유출입이 경제에 부담을 주지만 외환보유액 2979억달러에 대외부채 2897억달러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2011년 말 외국인 직접투자는 유입 2300억달러, 유출 1099억달러로 인도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외국인이 절대적으로 많다.
인도는 산유국이긴 하지만 하루 생산량은 100만 배럴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 이 때문에 일평균 277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천연가스는 1조1500만 입방미터를 보유해 자급을 하는 상황이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6호(2012년 11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