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ver story] INTERVIEW | 민복기 EXR코리아 대표…명품? 브랜드가 브랜딩 돼야 명성을 얻지요

    입력 : 2012.10.26 15:3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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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초 EXR코리아가 일본 이토추 상사로부터 프랑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까스텔바작(Castelbajac)’의 상표권을 인수했을 때 업계 일각에선 고개를 갸웃했다. 스포츠의류가 중심인 회사가 과연 디자이너 브랜드를 제대로 성장시킬 수 있을까 하는 우려 섞인 시선이었다. 게다가 국내기업이 해외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라이프스타일 웨어로 자리 잡은 브랜드를 인수한 건 EXR코리아가 처음이었다. 1년여가 지난 현재, 국내 패션업계에서 까스텔바작의 순조로운 항해를 의심하는 이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EXR코리아는 브랜드 인수 이후 럭셔리 트래디셔널 캐주얼 ‘까스텔바작 리니에’, 핸드백과 주얼리 라인 ‘까스텔바작 르싹’, 스포츠 캐릭터 캐주얼 ‘까스텔바작 골프’, 프리미엄라인 ‘까스텔바작JCC’ 등의 라인을 추가하며 국내시장과 중국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한국판 명품이 가야 할 길에 대해 민복기 대표는 “자체적인 생산도 중요하지만 브랜드를 브랜딩할 수 있어야 명품을 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까스텔바작을 인수할 때 분석한 브랜드의 장점은 무엇인가. 40년 전에 만들어진 개인 브랜드다. 디자이너 ‘장 샤를 드 까스텔바작’이 스무 살 때 만들었는데, 우선 프랑스 최고의 디자이너로 인정받는 그가 생존해 있다. 지난달에 일본에 다녀갔는데, 이스라엘에선 그를 초청해 강연에 방송 출연까지 풀패키지로 지원할 예정이다. 내년 초에는 프랑스 파리의 최고급 백화점 봉 마르셰에서 브랜드 탄생 40주년을 기념해 1층을 까스텔바작으로만 꾸밀 계획이다. 더불어 책도 출간된다. 또 하나, 비즈니스 관계로 프랑스 패션계 인사를 만나고 싶다면 그가 직접 미팅을 주선한다. 이보다 더 큰 장점이 있을까.

    EXR코리아의 주 분야와 시너지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난 브랜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다. EXR브랜드를 만들어 10년 동안 2000억원대로 키웠다. 중국에 매장이 100개다. EXR를 시작할 때 수익이 안정화되면 아카이브와 히스토리가 있는 브랜드를 가져와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 프랑스 브랜드 까스텔바작은 우선 국내시장과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를 공략하고 브랜드 이미지는 유지해나갈 생각이다.

    한국판 명품에 대한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한국판 명품이 가능할까. 물론 뜻도 좋고 의도도 좋다. 그러려면 실력, 자금, 글로벌 역량,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만약 그게 안 된다면 국내 기업이 제대로 된 명품 브랜드를 인수해 제대로 키우는 것도 한 방법이다.

    브랜드를 인수하고 새로운 라인을 선보인 것도 전략적인 선택인가. 사실 명품 브랜드를 인수했다고 국내에 명품을 들여와 키울 순 없다. 볼륨화는 가능해도 명성을 유지, 발전시키는 게 쉽지 않지. 그렇다면 새로운 라인을 만들어 나가는 게 어떤가 생각했다. 브랜드를 인수하고 발전시키려면 자금이 필요하거든.(웃음) 프랑스에선 브랜드 이미지와 명성을 만들어내고 한국은 그걸 기반으로 족보가 있는 브랜드, 중고가 포지셔닝, 아시아에 맞는 라인을 만들어 국내와 중국 등지를 공략하고 있다. 또 그 수익으로 브랜드에 재투자한다.

    새로운 라인의 반응은 어떤가. 우선 국내 반응이 괜찮다. 중국에도 지속적으로 정보를 보내는데 반응이 좋다. 내년 가을 무렵에 EXR 네트워크를 통해 중국에 진출할 예정이다.

    [안재형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창간 제25호(2012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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