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VER STORY] Part ❷ 일상과 동화된 키워드, 힐링

    입력 : 2012.08.24 10:43:34

  • 직원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제일기획이 사옥 2층에 마련한 힐링공간.
    직원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제일기획이 사옥 2층에 마련한 힐링공간.
    가슴 깊이 묻었던 상처와 치부를 스스로 드러내고 용서해 몸과 마음의 아픔을 치유하는 힐링. 육체의 건강과 함께 정신건강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일련의 과정은 심신의 정비와 에너지 충전의 의미에서 단순한 휴식을 넘어선다. 바쁜 일상 속에서 직장인들이 힐링에 투자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덕분에 힐링의 의미가 자연스럽게 일상에 동화되고 있다. 우선 종교계의 힐링 움직임이 적극적이다. 천주교는 여름을 맞아 이웃에게 힘을 주는 ‘힐링캠프’를 마련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강원도 철원에서 보호관찰 청소년을 대상으로 치유캠프를 진행했는가 하면 ‘제8회 청소년 축제 고마워요, 사랑해요’를 통해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불교계의 템플스테이(www.templestay.com)는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힐링의 대명사가 됐다. 2002년부터 전국 사찰에서 진행된 템플스테이는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참선과 대화, 공양 등이 이어지는 프로그램은 ‘레저형’ ‘건강형’ ‘교육형’ 등 각 사찰마다 테마를 내세우고 있다. 2002년엔 전국 33개 사찰에서 내국인 1299명, 외국인 1259명이 참여했고 지난해에는 전국 118개 사찰, 내국인 18만7887명, 외국인 2만4550명이 참여하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무시할 수 없는 마케팅 포인트, 힐링
    부산 북구 화명동의 화명 롯데캐슬
    부산 북구 화명동의 화명 롯데캐슬
    실내 인테리어 ‘모스타일’
    실내 인테리어 ‘모스타일’
    소비자의 관심이 심신을 안정시키고 활력을 불어넣는 힐링에 집중되자 각 기업들의 마케팅 또한 이미 힐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선 광고시장에선 배우 한가인이 등장하는 보해소주 ‘윌’ 광고가 화제다. 기존 주류 광고와 달리 여수밤바다를 활용한 뮤직 비디오 형식의 이 광고는 소주 업계 최초로 소비자가 참여하는 인터액티브(Interactive) 광고다. 스마트폰(010-5544-1950)과 PC(www.bohaemoon.com)로 접속해 한가인과 1:1로 소주잔을 기울이며 그녀가 추천하는 음악을 듣고 세 가지 유형의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광고 제작 열흘 만에 55만명이 시청할 만큼 인기를 누렸다. 이른바 감성교감이다. LG는 새 브랜드 광고에 ‘요즘 웃을 일이 없으셨다면 지금 여기를 스캔해 보세요’란 메시지를 담았다. TV화면에는 메시지와 함께 QR코드만 나타난다. LG는 바쁜 일상과 스트레스로 지친 현대인들을 웃음으로 치유해주고자 재미있는 동영상들을 QR코드(‘흥해라흥 픽쳐스’ ‘컬투쇼’ 등)에 링크했다. KB국민카드는 대국민 힐링캠핑 ‘엔돌핑’을 내세웠다. ‘엔도르핀’과 ‘캠핑’을 합성한 1박2일간의 브랜드체험 프로그램이다. 7월부터 9월까지 4회에 걸쳐 진행되며 행사 참가자에게 웰빙 먹거리, 캠핑장비, 캠핑 프로그램 등이 무료로 제공된다.

    JW 중외제약이 전남 장흥군에서 진행 중인 ‘피톤치드 힐링캠프’도 건강을 주제로 한 힐링이 테마다. 6월부터 참가자를 모집해 국내 최대 편백나무 휴양림인 장흥 우드랜드에서 7월 30일부터 1박2일로 진행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숲 전문가와 함께 피톤치드가 가득한 숲 속을 산책하고 황수관 박사의 토크콘서트, 힐링음악회 등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김홍탁 제일기획 마스터는 “힐링은 어느 정도 지속될 수 있는 테마”라며 “상품화가 되는 건 어느 시점에서 사라지겠지만 힐링 비즈니스는 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건설업계의 힐링 접목은 좀 더 구체적이다. 대우건설이 울산에 분양한 ‘문수산 푸르지오’는 총 350채 모집에 1343명이 몰리며 1순위에서 전 평형이 마감됐다. 주변 자연환경과 단지 내 ‘힐링 포레스트’가 경쟁률을 높였다. 대우건설은 이곳에 잔디마당과 침엽수를 심어 녹지공간을 제공하고 소규모 텃밭인 ‘터칭팜’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부산 센텀 푸르지오’도 1순위 청약(11:1)에서 마감됐다. 이곳 역시 단지 내 ‘힐링 포레스트’가 있고 걸어서 10분 거리에 수영강이 있어 주변 자연환경이 힐링 포인트로 작용했다.

    부산 북구 화명동의 ‘화명 롯데캐슬’ 단지 내에는 용두산 면적의 1.5배에 달하는 조경 면적이 들어섰다. 테마 공원과 실개천, 벽천폭포까지 조경시설이 조성됐다. 언제든지 산림욕과 산책을 즐길 수 있는 2.3km의 순환형 산책로와 1.9km의 자전거 도로가 있어 입주민들은 자연과 운동을 결합한 이른바 ‘에코힐링’을 누릴 수 있다.

    수도권 아파트에도 에코힐링은 낯선 단어가 아니다. GS건설이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분양예정인 ‘동탄 센트럴 자이’는 치동천과 선납제천을 끼고 있어 자연환경과 조망, 근린공원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SK건설이 경기도 화성시 반월지구에 분양예정인 ‘화성 반월 SK뷰’는 1.3km에 달하는 외곽 산책로, 600m가량의 내부 순환 산책로를 이중으로 조성해 단지 내에서 산책과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아파트 외부 전경에 에코힐링이 적용됐다면 인테리어에도 힐링이 접목되고 있다. 최근 론칭한 ‘모스타일(MOSStileⓇ)’은 스칸디나비아의 숲 이끼를 친환경 타일에 접목해 공간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그린 스페이스 솔루션이다. 모스타일을 원하는 형태로 잘라서 다른 색상과 조합하면 벽면 외에 테이블, 인테리어 소품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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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자체와 힐링의 콜래보레이션 정부와 지자체의 행보도 힐링과 맞닿아 있다. 최근 환경부가 주최한 ‘아파하는 지구·청소년을 위한 힐링 콘서트’는 김진만 PD, 곽금주 교수, 김용택 시인 등 저명인사와 청소년들이 직접 패널로 참여하는 양방향 토크 형식으로 진행됐다. 아토피를 앓고 있는 초등학생과 부모를 대상으로 서울시가 진행하는 ‘아토피 힐링캠프(서울시 희망키움 캠프)’는 각 자치구 보건소 아토피예방관리사업 담당자에게 신청하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힐링센터 건립도 눈에 띈다. 강원도와 평창군, KT&G, 한국인삼공사가 투자협약을 맺은 ‘평창 정관장 힐링센터(가칭)’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시기에 맞춰 개관된다. 한국인삼공사가 총 4200억원을 투자해 평창군 봉평면 유포리 407만㎡ 면적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경북 경주시도 2017년까지 ‘경주 힐링랜드(가칭)’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위안과 치유의 3차원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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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업계의 마케팅 포인트는 직장인의 휴가 성향을 고려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 코리아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름휴가 여행 설문을 보면 응답자 대부분이 ‘지친 마음과 영혼을 달랠 편안한 휴식(686명, 68.6%)’을 원한다고 답했다. 유은경 익스피디아 코리아 차장은 “실제로 동남아를 중심으로 스파, 명상 등의 힐링테마 여행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한국은 휴가 일수가 낮은 축에 속하지만 높은 근무 강도와 긴 근무 시간 때문에 휴가 중에는 편안하게 생각과 마음을 정리하고 휴식할 수 있는 힐링 여행이 인기가 많다”라고 답했다.

    힐링여행을 전문테마로 삼은 여행사도 등장했다. 올해 초부터 힐링전문여행사로 탈바꿈한 노마드 투어의 윤현덕 팀장은 “일반 여행에 요가, 예술치료, 심리치료, 명상 등 심리치유 프로그램을 접목한 힐링 상품에 대한 관심이 증폭하고 있다”며 “직장과 인간관계에 대한 스트레스와 치유를 이야기하는 여행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온라인 여행사 인터파크투어는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국내 힐링여행 상품을 선보였다. 강원도 홍천에 자리한 ‘힐리언스 선마을(2인 기준, 25만원~)’은 명상과 요가, 식이요법 등의 강습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온몸을 이완시키는 탄산천과 히노끼탕, 암반욕의 스파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포천 허브 아일랜드 내 새롭게 오픈한 ‘허브 힐링센터’의 ‘퓨어 카모바일’은 말린 허브를 이용한 허브 찜질, 허브물체험, 아로마 오일 향기 등으로 80분간의 허브체험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인터파크투어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에코힐링 기업 선양의 계족산 황톳길
    사진설명
    대전 대덕구와 동구에 걸쳐 있는 계족산(423.6m)은 산 중턱에 위치한 순환임도의 모습이 닭의 발을 닮았다고 해서 계족산이라 불린다. 이곳에 2006년 조성된 황톳길이 때마침 불어온 힐링 바람에 다시금 화제를 낳고 있다. 평소 마라톤 마니아였던 대전·충남지역 소주회사 선양의 조웅래 회장이 함께 계족산을 오르던 일행 중 하이힐을 신은 여성에게 신발을 벗어준 것이 황톳길 탄생에 계기가 됐다. 자연스럽게 맨발로 계족산을 걷게 된 조 회장이 그날 저녁 머리가 상쾌해지는 효과를 경험하고 황톳길 조성을 결심한 것. 주변사람들이 모두 반대했지만 조 회장은 2006년 9월 계족산 임도 총 14.5km에 전국에서 구입한 황토 2만여t을 투입해 매년 환경정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동안 황톳길에 들어간 돈만 25억원에 이른다. 선양은 현재 전국적인 맨발걷기 메카로 부각된 계족산 황톳길에서 ‘계족산 맨발축제’ ‘맨발걷기 캠페인’ ‘계족산 황톳길 숲속음악회’ 등 에코힐링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지역민과 소통하고 있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3호(2012년 0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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