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백화점그룹 상장 4개사 주가전망…유통성장성 부각 시장서 긍정평가

    입력 : 2011.09.30 14:26:21

  •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조용한 유통강자 또 다른 승부수 ◆

    사진설명
    난 8월초 현대백화점 주가는 처음으로 20만원을 넘었다. 이후 조정을 받기는 했지만 덕분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손꼽히는 주식 부자가 됐다. 재계 2~3세 가운데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 보유 지분 가치만 1조원에 육박한다. 정몽근 명예회장에서 정지선 회장으로 이어지는 승계 과정이 대부분 마무리된 측면도 있지만 그만큼 현대백화점그룹 주요 상장사의 주가도 고공행진을 보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실제 코스피는 올 초부터 8월 5일까지 5% 하락한데 비해 현대백화점 주가는 35%나 급등했다. 현대그린푸드와 현대홈쇼핑 주가 상승폭은 더 커서, 각각 43%와 50% 급등했다. 지난해 말 상장한 현대HCN 주가만 제자리걸음을 했을 뿐 주력 계열사의 주가는 말 그대로 ‘승승장구’한 셈이다. 현대백화점의 외형 성장이 이어지고 있고, 홈쇼핑과 식자재 유통과 단체 급식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면서 주가도 빠르게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현대백화점 2010년 매출 2조 1501억원, 당기순이익 2917억원을 기록한 현대백화점그룹의 모회사이자 주력회사. 올해 매출은 2조5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익도 큰 폭 증가해 3200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현대백화점의 시가총액은 지난 8월5일 4조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 라이벌 격인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이마트를 분리해내면서 시가총액이 3조원대로 줄었다. 백화점 뿐 아니라 롯데마트와 편의점사업부를 따로 둔 롯데쇼핑의 시가총액은 13조원대로 한참 크다. 롯데쇼핑은 마트와 백화점, 편의점 등의 매출이 함께 잡혀 지난 해 매출액이 13조원을 넘었다. 8월 초 기준 주가수익비율은 성장성이 돋보이는 현대백화점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12.85배로 가장 높았고, 롯데쇼핑은 12.82배, 신세계는 10.16배 수준.

    올해 현대백화점 주가는 8월 초까지 35% 상승했다. 내수주인데 코스피 수익률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외국인 지분율도 46.67%에 달할 정도로 외국인이 선호하는 종목이다.

    유통 애널리스트들은 현대백화점 주가가 상승한 배경으로 높은 성장성을 꼽고 있다. 과거에도 이익 안정성은 높은 기업이었지만 성장성에 대한 확신이 적어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으나 2010년을 기점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의 성장 전략이 가시화됐다는 것. 실제 현대백화점은 현재 12개인 현대백화점 점포를 24개까지 늘리겠다는 공격적인 출점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상반기에 마무리한 현대DSF와의 합병 효과도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백화점 3사 가운데 현대백화점의 이익률이 가장 좋은 편인데다 성장성에 대한 재평가가 진행되면서 주가 상승에 가속도가 붙었다”고 평가한다. 현대백화점에 대한 IBK투자증권의 목표주가는 22만원. 다만 상반기 주가 상승에 대한 피로도가 겹쳐 상승 여력은 줄었다는 분석이다.

    사진설명
    현대그린푸드 올 상반기 주식시장 최고 히트 종목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연말 1만1250원이었던 현대그린푸드 주가는 8월 5일 1만 6050원까지 올랐다. 상승률 43%. 외국인 지분율은 5.49%에서 8.66%까지 올랐다. 지난해 현대그린푸드의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4887억원과 776억원. 올해는 현대F&G와 합병해 매출액은 8000억원대로 오르고 이익도 9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그린푸드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를 수 있었던 높은 지분가치와 현대백화점그룹 내 식품, 단체 급식사업 비중이 늘고 있기 때문. 실제 현대그린푸드의 시가총액은 1조 47000억원 수준이지만, 현재 현대그린푸드가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가치만 1조원 어치가 넘는다. 여기에 이익잉여금과 압구정동에 보유한 부동산 가치를 더하면 현대그린푸드의 순자산은 1조5천억원을 훌쩍 넘는다. 주가순자산비율이 1배 수준밖에는 되지 않는 가치주인 셈. 이지영 LI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사실상 현대그린푸드가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회사로 성장하고 있다”며 “자산가치와 성장성을 두루 갖춘 만큼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LIG투자증권의 현대그린푸드 목표주가는 2만원이다.

    사진설명
    현대홈쇼핑 현대홈쇼핑 주가는 올해 꼭 50% 상승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상장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상반기 취급고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늘어났고, 이익도 10% 가까이 증가한 게 원동력이 됐다.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연말 25.6%에서 36.7%로 11% 포인트나 늘었다.

    현대홈쇼핑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 9200억원. 증권업계는 올해 2조 3000억원까지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홈쇼핑 시장의 빠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현대홈쇼핑의 매출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7월 1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시작한 ‘상해현대가유홈쇼핑’도 주가 상승의 새로운 재료가 되고 있다. 특히 현대홈쇼핑은 동일 업종 내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경쟁사보다 고객층의 소비 여력이 크고 고부가가치 상품군을 판매하면서 경영 효율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런 이유로 최근 유통업종 애널리스트들은 현대홈쇼핑 목표 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현대홈쇼핑이 성장과 가치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일단 성공했다”고 평가하며 목표주가를 20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현대HCN 현대HCN은 현대백화점그룹이 보유한 종합 유선방송 사업체(SO)로, 지난해 12월 말 상장했다. HCN서초방송을 비롯해 8개 권역에서 134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SO업계 4위사. 지난해 공모가격은 3800원. 주가 흐름만 놓고 보면 현대백화점그룹 상장사 4곳 가운데 유일하게 올 초보다 주가가 소폭이지만 내렸다.

    그렇다고 현대HCN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부정적이지는 않다. 주가 상승 요인이 있지만 주가가 그만큼 오르지 못했다는 점에서 현대HCN을 투자 유망 종목으로 꼽는 증권사도 있다. 특히 아날로그 가입자가 디지털로 전환하면서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액(ARPU)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김시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가입자의 디지털 전환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고 홈쇼핑 송출 수수료 수입도 증가하면서 주가 상승 여력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김시우 연구위원의 목표주가는 4100원이다.

    [사진 = 정기택 기자]

    [정광재 / mbn 기자 jkj@mk.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2호(2011년 09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경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