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의 기업인상]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 세계 최고 수준 전기차 출시, 2040년 수소에너지 대중화 선언 “미래와 지구, 인류를 위한 솔루션은 전동화와 수소”

    입력 : 2021.12.15 15:04:28

  •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기존과는 다른 사회적 가치와 라이프스타일이 확산돼 변화를 미리 준비한 기업만이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1년을 미래 성장을 가름 짓는 중요한 변곡점으로 삼아 새로운 시대의 퍼스트무버가 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

    올 1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글로벌 그룹 임직원에게 이메일로 새해 메시지를 대신하며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친환경 시장 지배력 확대’ ‘미래기술 역량 확보’ ‘그룹 사업경쟁력 강화’ 등 구체적인 방향도 제시했다. 1년여가 지난 현재,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친환경 선두(Tier1) 브랜드로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기반이 된 ‘아이오닉5’와 ‘EV6’,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 수준의 평가를 얻고 있다. 수소 분야의 사업 성과도 독보적이다. 정의선 회장은 올 초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수소연료전지는 ‘인류를 위한 수소’라는 뜻을 담은 ‘HTWO’ 브랜드를 바탕으로 다양한 모빌리티와 산업영역의 동력원으로 확대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앞장서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2040년을 수소에너지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수소비전 2040’과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기술, 수소모빌리티 등 청사진을 공개했다.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키로 하고 무인 장거리 운송 시스템 콘셉트 모빌리티 ‘트레일러 드론’과 100㎾급, 200㎾급 차세대 연료전지시스템의 시제품도 선보였다. 연료전지시스템은 자동차 외에 트램, 기차, 선박, UAM 등 모빌리티 전 영역은 물론 주택, 빌딩, 공장, 발전소 등 생활과 산업 전반에 걸쳐 활용도를 대폭 확대하는 고도화된 기술이다.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그룹은 책임감 있는 글로벌 기업시민으로서 인류의 미래를 위해 수소사회를 앞당길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힌 자신감의 근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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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 회장 취임 이후 뚜렷한 질적 성장 이끌어 “정몽구 명예회장이 뚝심과 품질경영으로 현대차그룹을 세계 5위권 완성차 기업으로 키워냈다면 이를 이어받은 정의선 회장은 미래 선도 기업으로 퀀텀 점프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매경LUXMEN> 올해의 CEO’의 심사를 맡은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은 정 회장에 대해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의 도약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은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수소경제 등 4대 신사업 개척에 주력하며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올해 현대차와 기아의 실적 상승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에서 점유율을 높여가는 등 질적인 측면에서도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3월 일본의 주요 경제지인 닛케이는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을 기존 자동차 메이커의 틀에 머무르지 않고 폭넓은 이동 수단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변화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7월 세계 유수의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의 발행인 KC크레인은 정몽구 명예회장의 美 자동차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 참석한 정 회장을 소개하며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 아래 자동차 제조 기업에서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14일 정의선 회장은 회장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앞서 각 매체의 평가가 아니더라도 지난 1년간 현대차그룹은 확 달라졌다.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의 핵심은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현대차그룹은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의 핵심 분야로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중심의 전동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차량 전동화는 이동수단의 진화를 뛰어넘어 기후변화 대응과 미래 에너지 전환의 실질적인 해법으로 인식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을 융합해 자동차 운행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통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등 현대차그룹의 완성차 브랜드는 올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바탕으로 ‘아이오닉5’ ‘EV6’ ‘GV60’ 등을 차례로 출시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주행거리, 상품성, 안전성은 물론 V2L(Vehicle to Load) 등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을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중장기 전동화 계획도 구체화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판매 차량 중 전동화 모델 비중을 2040년까지 8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2035년까지 주요 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90%로 확대한다. 그런가 하면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동화 모델로 출시하고, 2030년까지 총 8개 차종으로 구성된 수소, 배터리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른바 ‘퓨처링 제네시스(Futuring Genesis)’를 통해 제네시스는 연료 전지 기반의 전기차와 배터리 기반의 전기차 두 모델을 중심으로 한 ‘듀얼(Dual) 전동화’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고출력·고성능의 신규 연료 전지 시스템, 고효율·고성능의 차세대 리튬이온배터리 등을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제네시스는 그룹사 최초로 2035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해 럭셔리 전동화 시장 선도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정의선 회장은 “럭셔리 브랜드로 출범한 제네시스는 완성된 라인업과 뛰어난 상품성으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서 존재감을 인정받고 있다”며 “이번 발표는 제네시스의 담대한 여정의 시작점이자 제네시스가 혁신적인 비전을 통해 이끌어갈 지속 가능한 미래를 그려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에서의 속도전도 한창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 4월 양사 모빌리티 서비스 역량을 결집해 ‘TaaS(Transportation as a Service)’ 본부를 신설했다. 이곳에선 글로벌 모빌리티 서비스 전략 수립, 기획과 운영을 전담하고 있다. 그룹 협력사를 포함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도 함께 진행 중이다. 올 초 협력사 ‘파트너십데이’에서 정의선 회장은 “협력사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올 4월, 친환경 미래차 부품 기업으로 전환하려는 국내 부품사를 위해 정부·금융계와 공동으로 펀드를 조성했다. 국내 최대 규모 협력사 교육시설인 ‘글로벌 상생협력센터’도 건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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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세대 위해 기후변화 해법 모색하는 글로벌 수소 전도사 국내외 포털사이트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의선 회장의 이름을 입력하면 연관어로 ‘수소’가 등장한다. 업계에선 정 회장을 ‘수소 전도사’라 부르곤 한다. 그만큼 관련 활동에 적극적이란 방증이다. 정 회장은 그룹 내에서 “현대차그룹이 수소에 투자하는 건 우리가 가능한 기술적 수단들을 모두 활용해 미래를 지키려는 차원”이라고 늘 강조한다는 후문이다. 그의 말처럼 수소는 미래와 지구, 인류를 위한 해법 중 하나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사회 비전과 탄소중립 실현은 글로벌 기후변화 위기를 극복하려는 정의선 회장과 현대차그룹 의지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올 9월 현대차그룹이 개최한 ‘하이드로젠 웨이브(Hydrogen Wave)’ 행사는 정의선 회장이 그리고 있는 미래 수소사회 비전을 구체화했다. 이 행사에서 현대차그룹은 2040년을 수소에너지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수소비전 2040’과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기술, 수소모빌리티 등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발표자로 나선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꿈꾸는 미래 수소사회 비전은 수소에너지를 ‘누구나, 모든 것에, 어디에나(Everyone, Everything, Everywhere)’ 쓰도록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런 수소사회를 2040년까지 달성하려 한다”고 밝혔다. 특히 정 회장은 “수소사회 실현을 앞당길 수 있도록 앞으로 내놓을 모든 상용 신모델은 수소전기차 또는 전기차로만 출시하고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적용하겠다”며 “이를 위해 가격과 부피는 낮추고 내구성과 출력을 크게 올린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선보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같은 상용차의 전면적인 친환경 전환 계획 발표는 전 세계 완성차 기업 중 처음이다. 하이드로젠 웨이브는 현대차그룹이 처음 선보인 수소 관련 글로벌 행사다. 수소사회를 조기 실현할 수 있도록 큰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브랜드 ‘HTWO(에이치투)’를 통한 글로벌 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HTWO는 ‘인류를 위한 수소’라는 뜻으로 단순한 에너지 차원을 넘어 인류에게 높은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올 3월에는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공장 ‘HTWO 광저우’를 착공하기도 했다.

    하이드로젠 웨이브 행사 현장. 트레일러 드론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
    하이드로젠 웨이브 행사 현장. 트레일러 드론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
    ▶수소 밸류체인 구축, 정책 분야 협력까지 현대차그룹은 수소 생태계 확산을 위해 국내는 물론 해외의 다양한 파트너들과 지속적으로 협력을 추진해 왔다. 2018년 아우디와 수소전기차 관련 연료전지 기술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2019년에는 스웨덴의 정밀 코팅 분야 특화기업 임팩트 코팅스와 업무협약을 통해 수소연료전지 핵심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스위스 GRZ 테크놀로지스와는 수소충전소 관련 기술 개발의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기술 개발과 함께 수소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 보급과 활용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7월엔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전기 대형 트럭 ‘엑시언트’를 현대차와 스위스 에너지기업 H2에너지(H2E)의 합작법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에 수출했다. 이미 50여 대가 스위스 일대를 달리고 있고,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1600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두어 달 뒤에는 수소전기차 ‘넥쏘’와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를 사우디 아람코에 인도하며 중동 지역에 석유 대신 수소가 에너지원인 친환경차를 수출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에 스위스 GRZ 테크놀로지스와 유럽 에너지 솔루션 스타트업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수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비자동차 부문에 수소연료전지를 처음 공급하는 기록을 달성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차량과 연료전지 공급, 활용을 넘어 기술 개발, 수소 밸류체인 구축, 산업 정책 분야 협력 추진 등 다양한 분야로의 협업을 확장하고 있다. 2019년 6월에 사우디 아람코사와 수소에너지 및 탄소섬유 소재 개발 분야에서 전략적으로 협력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이를 통해 국내 수소충전 인프라와 사우디아라비아 내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를 추진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글로벌 화학기업 이네오스그룹과 글로벌 수소 생태계 확산에 함께 노력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수소 생산, 공급, 저장은 물론 수소전기차 개발, 연료전지시스템 활용에 이르는 통합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내용이다. 같은 달에는 중국 현지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상해전력, 상해순화, 융화전과 등 삼각주 지역, 징진지 지역 파트너들과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안타이과기, 허강공업기술과는 징진지 지역 수소전기차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2월 미국 에너지부(DOE)와 수소 및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기술혁신, 글로벌 저변확대를 위한 협력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올 2월에는 에어 리퀴드, 블룸 에너지, 린데, 쉘 등 수소 사업 관련 글로벌 대표 기업 10개사와 함께 수소 연합체 ‘하이드로젠 포워드(Hydrogen Forward)’를 결성해 미국 수소에너지 전환 가속화를 위한 산업 정책 협력에 전방위적으로 힘쓰기로 했다.

    지난 11월 22일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경기도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청년희망 ON 프로젝트 파트너십’ 행사에서 정의선 부회장은 “향후 3년간 3만 명을 직접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정 회장은 로봇과 미래항공, 수소, 자율주행을 일자리의 4가지 키워드로 제시하며 “수소연료전지 사업 등을 진행하며 청년 여러분들의 창의력과 끈기 등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전제하고 “여러분들이 가진 원천의 능력을 더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5호 (2021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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