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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글로벌경영 가속도… 터키 등 전세계 90여 곳에 사업장, 효성그룹 매출 70% 수출서 나와
입력 : 2019.07.30 17:3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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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그룹 회장(51)은 지난 5월 중국 사업장을 둘러보다가 때마침 같은 시기에 열린 ‘매경 선전홍콩 포럼’에 전격 합류했다.
조 회장은 왕성한 호기심과 적극적인 자세로 중국 인사들과 만나 명함을 교환하고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했다. 영어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어와 일본어까지 능숙하기에 누구와도 의사소통에 자유롭고, 의전이나 격식에는 구애받지 않았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의 선전 본사 정문에서 보안문제로 10여 분간 발이 묶였지만 개의치 않고, 오히려 중국의 4차 산업혁명 기술력을 확인하는 데 열정을 쏟았다.
조 회장은 홍콩포럼 당시 기조강연했던 게리 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대표와 행사장 뒤편 작은 의자에 쪼그리고 앉아 20분간 별도 대화를 나누며 글로벌 투자환경까지 꼼꼼하게 챙겼다. 이번 매경 선전홍콩포럼에 참석한 한·중 경제인 600여 명은 효성그룹을 이끄는 조 회장의 소탈한 행보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2018년 2월 베트남 하노이 총리 공관에서 응우웬 쑤언 푹 총리와 면담
1966년 동양나이론에서 출발한 효성그룹은 현재 지주회사 효성을 중심으로 인적분할을 통해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효성중공업 등 4개의 주요 사업회사를 두고 있다. 또한 연결대상 계열사 법인은 총 32곳에 이른다. 효성그룹은 매출액의 70% 이상을 수출을 통해 외국에서 벌어들일 정도로 글로벌화되어 있다. 대륙별로 생산거점과 국가별 해외 지사 등에서 맞춤형 제품의 현지생산·판매 인프라도 갖췄다. 조현준 회장은 글로벌 비즈니스를 확대하면서 지속가능한 ‘100년 효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터키 이스탄불 공장서 유럽 공략… 프라다, 자라, 나이키에 최종 공급
효성그룹의 생산법인과 현지 지사 등 해외사업장은 중국,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터키, 루마니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미국, 멕시코, 브라질 등 28개 국가에 90여 곳에 달한다. 그 중 지난 7월 16일 효성그룹의 유럽 첫 생산기지인 터키 스판덱스 공장을 찾아갔다. 터키 수도 이스탄불에서 서북쪽으로 자동차로 1시간 30분가량 달려서 찾아간 체르케스코이(Cerkezkoy) 산업단지. 효성그룹이 유럽의 고가 스판덱스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2008년 2월 설립한 ‘효성 이스탄불 텍스틸’ 공장이 자리 잡고 있다. 효성 터키 공장은 수영복, 란제리·스타킹용 스판덱스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연간 스판덱스 생산규모는 초창기 1만5000t에서 세 차례 증설투자를 통해 현재 2만1000t으로 불어났다. 총 투자금액은 1억5400만달러에 달한다. 앞으로 급증하는 수요에 발맞춰 연산 6000t 설비 추가 증설계획도 있다.
효성 터키 공장은 공장 가동 초창기 글로벌 금융위기, 2016~2017년 IS테러까지 극복하고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1억4600만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2009년부터 11년째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터키 경제침체로 인한 리라 화폐가치 하락은 인건비 절감으로 이어졌고, 달러 기준으로 수출하는 효성 터키 사업장에는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으로 작용했다. 스판덱스는 폴리테트라메틸렌글리콜(PTMG)을 원료로 만든 석유화합물인 폴리우레탄 합성섬유를 뜻한다. 기존 고무실에 비해 약 3배의 강도를 보이고, 원래 길이의 5~7배나 늘어나며 원상 회복률이 97%에 이를 정도로 신축성이 좋다.
효성은 1992년 세계에서 네 번째로 국내에서는 처음 독자기술로 개발한 스판덱스 원사 브랜드에 ‘크레오라’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는 Creation(창조)과 Ora(라틴어로 골드)를 합해 ‘21세기 고객의 가치를 창조하는 최고의 스판덱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현재 효성은 세계 스판덱스 시장 점유율 32%를 차지하면서 글로벌 1위로 도약했다.
유럽은 패션과 섬유시장을 리드하는 유명브랜드가 집결해 있는 프리미엄 시장이다. 이로 인해 까다로운 품질과 기술수준을 요구하는 유럽 고객 눈높이에 맞춰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효성은 터키 현지 공장을 통해 물류비를 절감하고 신제품 개발과 고객서비스 지원 등에 대해서도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효성 터키 공장에서 만드는 실모양의 스판덱스는 굵기, 광택, 기능성, 내염소성 등에 따라 20~30개 종류로 구분된다. 이 같은 효성의 스판덱스는 터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이집트 등 1700여 곳 섬유가공업체에 수출된다. 이는 최종 수요처인 나이키, 아디다스, 자라, 빅토리아시크릿, 스피도, 프라다 등 의류브랜드 완제품에 들어간다.
효성그룹은 올해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란제리, 스포츠웨어, 수영복 전시회인 ‘인터필리에르 파리(Interfiliere Paris) 2019’에 참가해 극한 스포츠용 스판덱스 크레오라 액티핏 등 다기능 친환경 원사를 대거 선보이기도 했다.
앞서 조 회장은 유럽아웃도어 시장을 넓히기 위해 지난 5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기능성 소재 섬유전시회 ‘퍼포먼스 데이즈(Performance Days)’에 참가해 각종 디자인과 기술 변화를 눈으로 확인했다. 조 회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의 고객들은 기능과 디자인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찾는다”며 “친환경적인 제품 구매로 ‘가치’를 소비하는 경험을 갖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조 회장이 글로벌 고객 현지 목소리를 듣기 위해 주요 임원들과 함께 해외 사업장을 방문하고 각종 글로벌 전시회를 수시로 참관하고 있다”며 “이렇게 쌓은 지식과 네트워크를 미래 신사업에 활용하는 방안을 그룹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찾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효성 터키 스판덱스 공장 전경
조 회장은 베트남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이후 지난 10여 년간 그 진행상황을 직접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 효성은 2007년 베트남 호치민 인근 연짝공단에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공장을 건설했다. 지금껏 총 투자규모는 17억달러(2조원)로 늘어나면서 효성은 공단 내 최대 외국 투자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실적도 급증했다. 효성 베트남법인은 2009년부터 흑자전환했고 2014년부터는 매출 1조원도 돌파했다.
효성그룹차원에서 베트남에 추가투자도 이뤄지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6월 방한한 브엉 딘 후에 베트남 부총리와 만나 바리아붕따우성 폴리프로필렌(PP) 공장과 광남성 타이어코드 공장 설립 등 신규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베트남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직접 요청했다. 브엉 딘 후에 베트남 부총리는 재무부와 투자기획부, 중앙은행 등을 관할하는 베트남의 경제 컨트롤타워다. 조 회장은 “베트남은 효성의 핵심 제품을 모두 생산하는 글로벌 복합 생산기지로 효성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며 “서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협력을 강화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후에 부총리는 “효성은 베트남 내 최대 투자 회사 중의 하나로, 효성이 추진하고 있는 남부 바리아붕따우성 PP공장과 중부 광남성 타이어코드 공장 설립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효성화학은 총 13억달러를 투입해 베트남 남부 바리아붕따우성에 폴리프로필렌 공장과 이를 위한 탈수소화 공정 시설, 액화석유가스(LPG) 저장탱크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 또 효성첨단소재가 베트남 중부 광남성에 1억5200만달러를 투자해 타이어코드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로써 효성그룹은 지난 2007년 진출한 연짝공단의 베트남법인과 동나이 현지법인과 더불어 베트남 복합생산기지를 완성해 수출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조 회장은 2016년과 2018년에도 응우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사업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등 베트남 고위 인사들과 지속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중국 등 찾아가 직접 일류상품 세일즈
조 회장은 세계 일류상품 스판덱스를 비롯해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안전벨트 원사 등 세일즈를 위해 직접 발로 뛰고 있다. 조현준 회장은 지난 6월 미국 덴버에서 열린 글로벌 아웃도어·스포츠 원사 등 기능성 소재 섬유전시회인 ‘OR show(아웃도어 리테일러 쇼)’에 참가했다. 미국 OR show는 독일 뮌헨 ISPO, 독일 프리드리히샤펜 아웃도어쇼와 함께 세계 3대 아웃도어 전시회이다. 효성그룹은 11년째 참가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효성티앤씨는 익스트림스포츠를 위한 힘 있는 스판덱스 원사인 ‘creoraⓇ ActiFit(크레오라 액티핏)’을 처음 선보였다. 늘어났다 다시 원상태를 회복하려는 스판덱스의 힘을 기존보다 강화한 제품이다. 사이클, 마라톤, 수영, 트라이애슬론, 어드벤처 레이싱 등을 즐기는 고객에게 유용하다. 아울러 효성티앤씨는 냉감성, 온열감, 흡한속건성, 소취 등의 복합적인 기능을 가진 소재들을 소개했다. 조 회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의 고객들은 기능과 디자인을 모두 만족시키면서도 친환경적인 가치를 지닌 제품을 소비하기를 원한다”며 “효성티앤씨는 글로벌 전시회를 통해 늘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제품에 반영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원사 시장뿐만 아니라 기능성의류 패션트렌드까지 리드할 수 있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과는 오랜 비즈니스를 통한 신뢰관계와 탄탄한 인맥을 유지하고 있다. 효성이 1999년 해외 생산기지로 처음 중국 저장성 자싱에 스판덱스 공장 건립에 나섰는데, 당시 ‘C(China)-프로젝트’를 주도한 주인공이 조현준 회장이다. 이어 그는 공격적인 투자와 현지화 전략을 앞세워 2010년에 전 세계 스판덱스 시장 1위 기업으로 이끌었다. 조 회장은 중국 사업장에 언제든 찾아가 현장을 살피고 있다. 지난해 8월 방한한 위안자쥔 중국 저장성 성장을 만나 사업협력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저장성 최고 지도자가 효성을 방문한 것은 2005년에 당시 저장성 당서기였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석래 명예회장과 만난 것에 이어 두 번째다. 조 회장은 “저장성은 글로벌 효성의 초석으로 지난 20년간 함께 성장해온 곳”이라며 “앞으로도 저장성과 효성이 우호적 관계를 지속함으로써 100년 효성의 동반자로 함께 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연내 인도 스판덱스 공장 완성 진두지휘 “인도 인구 13억 사로잡는다”
조 회장은 첫 인도 스판덱스 공장 건립도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 뭄바이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마하라슈트라주 아우랑가바드시에 스판덱스 공장을 건립하기로 합의했다. 효성그룹은 우선 1억달러를 투자해 올해까지 공장건립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시장 수요와 전망에 따라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려가기로 했다. 효성은 지난 2007년 인도 뉴델리에 진출, 2012년에 무역법인을 설립해서 운영해왔다. 2016년에는 푸네 지역에 초고압 차단기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등 사업을 확대했다.
조 회장은 “인도는 세계 최대의 섬유 시장 중 하나로 소비 시장 규모도 괄목할 만하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로 효성이 신설 공장을 세우게 된 만큼, 앞으로도 효성과 인도 경제가 함께 동반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도는 인구 13억 명이 넘는 세계 2위의 내수 시장이다. 또한 IT첨단 기술과 우수한 인재들을 보유하고 있어 최적의 투자입지로 평가 받는다. 인도 스판덱스 시장은 연평균 16%씩 성장해왔고 2020년에는 2억달러의 시장규모가 형성될 것으로 분석된다. 그 중에서도 효성이 공장을 건립하는 마하라슈트라주는 인도섬유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핵심 지역으로 손꼽힌다.
효성 스판덱스 브랜드인 크레오라는 현재 인도에서 약 6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다. 주로 히잡 등의 무슬림웨어, 란제리, 스포츠웨어, 데님, 기저귀용 스판덱스 등으로 판매된다. 효성그룹은 신규 공장이 본격 가동하는 2020년에는 고부가가치의 프리미엄 제품 확대에 집중해서 시장점유율을 70%까지 늘리는 등 시장지배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조 회장은 모디 인도 총리와 산업용 섬유, 중공업, 금융자동화기기 등 다른 사업 확대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아울러 탄소섬유와 아라미드 등 효성 신사업의 시장 진입을 위해 애로사항을 건의하고 규제 완화 등 인도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그리고는 모디 총리와 나란히 ‘마그네틱 마하라슈트라 컨버전스 2018 전시회’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인도 마하라슈트라 주정부가 인도의 경제개발을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 제조업, 수출지향 산업, 인프라 개발, 스마트시티, 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외 투자를 유치하려는 자리였다. 전시회에는 타타그룹 라탄 타타회장과 릴라이언스그룹의 무케시 암바니 회장 등 인도 및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가 함께했다.
조 회장은 전시회 개막식에 참여기업 대표로 축사에 나서면서 “인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효성 스판덱스가 염원하던 인도에 공장을 건설하게 됐고, 푸네 초고압 차단기 생산법인도 인도의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해 힘차게 뛰고 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효성은 세계무대의 주역으로 발을 내딛고 있는 인도에서 미래를 찾고 인도인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2018년 2월 인도 뭄바이 BKC(벤드라 컬라 콤플렉스)에서 열린 ‘마그네틱 마하라슈트라 컨버전스 2018’ 개막식에서 축사하는 모습.
조 회장은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자동차와 항공 산업에서 각광받는 신소재인 탄소섬유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11년 국내 최초로 탄소섬유를 자체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고 전주 친환경복합산업단지에 탄소섬유 공장을 운영하면서 계속 증설하고 있다. 2021년에는 탄소섬유 연간 생산량이 4000t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10배 강하고 무게는 4분의1 수준이다. 또 일반 공기의 수백 배에 달하는 고압에도 견딜 수 있다. 수소전기차에 쓰이는 수소에너지를 저장하는 연료탱크 소재 역시 탄소섬유이다.
효성그룹은 이 같은 기술력을 토대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사우디아람코와 ‘탄소섬유 동맹’을 맺었다. 조 회장은 지난 6월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사우디아람코 아민 나세르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탄소섬유 공장 설립 검토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 또는 한국 내에 탄소섬유 공장을 신설하거나 증설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화학 분야와 전력 분야에서도 상호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조 회장은 “아람코의 경영 노하우와 효성의 독자 기술이 합해져 앞으로 탄소섬유를 비롯한 미래 신사업이 성장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직전에 청와대에서 열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의 공식 오찬 모임에도 참석해서 사업분야별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효성그룹 생산기술센터 출범 “세계 1등 제품이 곧 세계 1등 기술이라고 안주해선 안돼”
조 회장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지속 성장하기 위해 기술융합으로 계열사 간의 시너지 효과를 강하게 주문한다. 이에 따라 효성그룹은 7월 1일 주력 계열사의 생산기술을 총괄하고 기술고도화에 나서는 ‘생산기술센터’를 공식 출범시켰다. 섬유, 첨단소재, 화학 부문의 핵심 공정과 설비 기술 운영을 통합 관리하는 조직이다. 효성기술원,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소속의 핵심 기술 인력 26명이 합류했다.
생산기술센터에서는 주요 공장과 효성기술원의 핵심 인력들이 협업을 통해 신규 공정을 자체 설계하는 동시에 기존 생산공정도 개선하는 방식으로 기술고도화 전략을 마련하게 된다. 앞으로 설계 전문 인력을 확보·육성하면서 인원을 늘려나가기로 했다. 조현준 회장은 “세계 1등 제품이 곧 세계 1등 기술이라고 안주해선 안 된다”면서 “기술에 기술을 더해 ‘기술융합’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9개의 세계 일류 상품을 보유하고 있고, 이 가운데 스판덱스,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안전벨트 원사 등은 글로벌 점유율 1위”라면서 “생산기술센터를 통해 품질경영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기술 간 시너지를 도모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일본통’ 조현준 회장, 韓日 통상갈등 역할론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로 촉발된 한일 통상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본통’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해외 네트워크가 주목받고 있다. 조 회장은 일본 정부 및 재계와 긴밀하게 교류해왔으며 일본어도 자유롭게 구사한다. 그는 2014년부터 한일경제인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조 회장은 예일대학교 정치학과를 거쳐 일본 게이오대학교 법학대학원을 졸업했다. 1992년 일본 도쿄의 미쓰비시상사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5년간 근무했고 모건스탠리 도쿄지점에서도 일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일본 상황을 누구보다도 정확히 직시하고 있다. 조 회장의 부친인 조석래 명예회장의 경우 한일경제인협회 회장직을 9년 동안 역임한 적이 있다. 그만큼 조현준 회장은 효성그룹 차원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일본과 오랫동안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조 회장은 7월 10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해법을 찾기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30대 그룹 총수 초청 행사에도 참석했다. 조 회장은 이 자리에서 한일 대화를 통한 해결과 소재 경쟁력을 높여나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 이스탄불 = 강계만 매일경제 산업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7호 (2019년 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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