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rplane] ‘슈퍼 점보’ 대한항공 A380, 독도 상공을 날다

    입력 : 2011.09.15 16:51:30

  • A380 퍼스트클래스에서 독도를 바라보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이륙 중인 A380
    A380 퍼스트클래스에서 독도를 바라보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이륙 중인 A380
    “기내를 돌아다닐 때 길을 잃을 수도 있어요. 반드시 안내원의 안내를 받으세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농 섞인 당부를 건네자 기내에 웃음이 감돈다. 지난 6월16일 오전 11시30분, “우리 비행기는 인천공항을 출발해 독도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옵니다. 이제 특별한 비행을 시작합니다”란 기장의 안내방송이 나오자 A380이 인천국제공항 제2활주로에 들어섰다.

    미디어와 대한항공 관계자 170명, 승무원 16명, 조종사 2명을 태운 슈퍼점보는 생각보다 거대했다. 여타 비행기와 비교하면 성인과 어린이랄까. 길이 72.72m, 높이 24.09m의 월등한 덩치는 예상보다 가볍게 하늘 길로 들어섰다. 도대체 10t 트럭 56대와 맞먹는 몸무게를 어디에 숨겼는지 새털처럼 가뿐하다.

    편안함과 안락함, A380 탑승체험행사에 참가한 이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한 단어다. 왕복 1시간40여 분의 비행시간 동안 기내에선 비행기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달리는 지 좌석 앞 모니터가 생생하게 알려왔다.

    오후 12시13분, 바다 위 1500피트 상공에서 저공비행을 시작한 A380 아래 독도가 모습을 드러냈다. 손에 쥐면 잡힐 듯 가까운 그곳, 그 위를 선회하면서도 별다른 요동이 없는 건 슈퍼점보만의 묵직한 장점이다. “좋아봤자 얼마나 좋겠어?”란 푸념이 입속으로 쏙 들어갔다.

    하늘을 나는 호텔, 이름값 이상 에어버스의 야심작 A380은 현존하는 세계 최대 여객기다. 전 세계 항공사 중 대한항공이 6번째, 동북아시아에선 최초로 도입했다. 날개 길이만 79.75m, 면적은 농구코트 두 배에 달하는 845m²다. 2층 전용 승강구 등 탑승브리지가 총 3곳(출입구 16개)인 독특한 구조다. 여유로운 공간도 장점. 좌석 수는 407석으로 전 세계 A380 운영 항공사 중 최소 규모다. 현재 A380을 운영하고 있는 싱가포르항공은 471석, 에미레이트항공은 489석, 콴타스항공은 450석, 에어프랑스는 538석을 각각 배치하고 있다. 좌석을 늘려 더 많은 승객을 수송하기보다 쾌적한 기내공간을 연출한 영민한 선택이다.

    1층에 위치한 이코노미 좌석 수는 301석. 좌석 간격은 86.3㎝로 기존 항공기보다 7.6cm(3인치)가 길다. 고작 7cm 남짓이 무슨 소용인가 싶지만 실로 대단한 차이를 경험할 수 있다. 움직일 때마다 앞좌석을 발로 찼던 기억, A380에선 남의 나라 얘기다. 전 좌석에 장착된 10.6인치 와이드 스크린 모니터는 영화, 스포츠, 음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췄다. 여기에 휴대전화를 충전할 수 있는 USB단자까지, 이만하면 사무공간이 부럽지 않다.

    서비스는 최고, 요금은 그대로 1층 앞쪽은 퍼스트클래스가 자리했다. 좌석 한 개의 제작비는 2억5000만원. 보기만 해도 억 소리 나는 좌석은 180도로 젖혀져 장거리 비행에 안성맞춤이다. 이만하면 왜 하늘을 나는 호텔인지 그 이유가 충분하다.

    복층구조의 계단을 올라 2층에 들어서자 프레스티지(비즈니스)석이 눈에 들어온다. 대한항공은 2층 공간 전체를 프레스티지 클래스로만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운영방식은 전 세계 항공사 중 처음이다. 세계 최초의 수식어는 기내 면세품 전시공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층 뒤편에 자리한 전시장엔 향수와 화장품, 12종의 주류를 직접 확인하고 구입할 수 있다.

    1층 퍼스트클래스와 2층 프레스티지 클래스 앞쪽에는 승객들이 자유롭게 칵테일을 만들 수 있는 무인 바(Bar)가 운영된다. 2층 바에는 라운지도 마련돼 있어 음료를 즐길 수 있다.

    2층 뒤쪽엔 전문 교육을 받은 바텐더 승무원이 칵테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셀레스티얼 바(Celestial Bar)’와 라운지가 마련돼 있다. 호텔 바 라운지의 분위기와 서비스에 하늘 위에서 맛보는 칵테일이라니. 색다른 비행의 추억이 기대되는 공간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항공요금이 다르지 않을까. 대한항공 측은 “많은 고객에게 A380을 체험토록 하기 위해 항공요금은 그대로”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6월17일 오전 9시10분 인천~나리타 노선을 시작으로 홍콩, 방콕, 뉴욕, 파리, 로스엔젤레스(LA) 등에 순차적으로 A380기종을 취항할 예정이다.

    ■ 알파벳으로 나열한 대한항공 A380
    (왼쪽) 프레스티지석<br>(오른쪽) 면세품 전시공간 / 퍼스트 클래스석
    (왼쪽) 프레스티지석<br>(오른쪽) 면세품 전시공간 / 퍼스트 클래스석
    A380
    대한항공이 2011년 6월17일 첫 운항을 시작했다. Bar Lounge
    기내에 총 세 곳의 바(Bar)가 자리했다. 1층 앞쪽과 2층 앞쪽에는 무인 바가, 2층 뒤쪽에는 전담승무원이 6가지 칵테일을 제공하는 ‘셀레스티얼 바(Celestial Bar)’와 라운지 공간이 마련돼 있다. Cockpit
    조종실에는 종이로 된 각종 교범 및 자료 대신 항공기 정보시스템(On-board Information System)에 필요한 디지털 데이터를 저장해 조종실 내 컴퓨터 화면으로 실시간 확인과 전송이 가능하다. Duty Free Showcase
    전 세계 항공사 중 처음으로 기내에 면세품 전시공간을 마련했다. 약 60여 종의 기내 면세품이 전시되며 직접 실물을 확인하고 구입할 수 있다. Engine
    약 7만 파운드의 추력을 갖춘 엔진이 양쪽 주 날개에 각각 2개씩 총 4개 장착돼 있다. 미국 엔진얼라이언스(Engine Alliance)사의 GP7270 엔진은 연료 절감효과가 뛰어나고 소음 및 유해 배기가스를 최소화한 친환경 엔진이다. Fuselage
    동체 길이(72.72m)는 현존하는 여객기 중 가장 길다. 복층구조로 기존 B747-400 점보기 보다 동체 폭이 넓다. Green
    승객 한 명을 100㎞ 수송하는 데 경차와 비슷한 수준인 3ℓ 이하의 연료를 사용한다. 서울에서 LA를 왕복할 경우 A380이 B747-400 대비 승객 한 명당 103㎏ 의 연료를 절약하게 된다. 이는 승객 한 명 당 327㎏ 의 이산화탄소를 줄인 것과 같다. Height
    꼬리 날개 높이만 24.1m로 아파트 10층 높이다. IFE(In Flight Entertainment)
    최첨단 IFE(In Flight Entertainment) 시스템이 장착됐다. 지난 2009년 6월 첫 비행을 시작한 B777-300ER 항공기부터 서비스되는 ‘비욘드’시스템이다. 전 좌석에 장착된 주문형 오디오비디오(AVOD)를 통해 수십 편에 달하는 최신 영화를 비롯해 단편물, 음악, 오디오북, 비행 위치 정보, 뉴스 서비스, 도착 공항 안내뿐 아니라 3D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 From Jumbo to super Jumbo
    기존 B747-400 항공기가 ‘점보’급이라면 A380은 ‘슈퍼 점보기’다. 최대 이륙 중량은 560t 에 달한다. Kilometer
    운항 거리는 승객이 모두 탑승을 했을 때 1만3473㎞ 에 달한다. 최대 비행시간은 14시간48분이다. 중남미 및 아프리카를 논스톱으로 비행할 수 있는 거리다. Landing Gear
    A380의 랜딩기어는 기수 부분에 한 개, 동체에 한 쌍, 좌우 날개 부분에 각 하나씩 총 다섯 부분에 장착돼 있다.
    (왼쪽) 바 라운지<br>(오른쪽) 헬기에서 바라본 A380 / 퍼스트 클래스 기내식
    (왼쪽) 바 라운지<br>(오른쪽) 헬기에서 바라본 A380 / 퍼스트 클래스 기내식
    Material
    항공기 부품과 기체의 약 40%가 최신 탄소섬유 강화 복합소재(CFRP)와 고급 메탈 물질로 제작됐다. Noise
    타 항공기 대비 소음이 크게 줄었다. 소음 에너지를 B747-400 항공기 대비 절반으로 줄였다는 게 에어버스 측 설명이다. Operation
    대한항공은 우선 인천~나리타, 인천~홍콩 등 단거리 노선에 투입해 보다 많은 고객에게 A380을 체험토록 할 예정이다. 7월 인천~방콕, 8월 인천~뉴욕, 9월 인천~파리, 10월 인천~LA 등 장거리 노선에 점차 확대 투입한다. Premium
    동북아시아 항공사 중 대한항공이 처음으로 A380을 도입했다. 특히 전 세계 프리미엄 항공 시장을 겨냥해 2층 전 층을 프레스티지석으로만 구성했다. Quantity vs. Q
    양은 줄이고 질은 높였다. A380은 전 좌석을 일반석으로 설치할 경우 최대 853석을 설치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407석의 좌석을 운영해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했다. Reduction
    A380은 기존 항공기 대비 연료 효율성이 월등히 높다. 고유가 및 환경 규제 시대를 대비한 영민한 선택이다. Sixth
    A380은 지난 2007년 상용 운항을 시작한 이래 에어프랑스, 콴타스항공, 에미레이트항공, 싱가포르항공, 루프트한자 등이 운항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전 세계에서 6번째로 A380을 운항하는 항공사가 됐다. Tire
    타이어 숫자도 남다르다. 비행기에 장착된 타이어는 총 22개. B747-400 항공기의 18개 보다 4개 많은 숫자다. Unique
    가장 독특한 특징은 기체가 복층으로 구성됐다는 점. A380이 탄생하기 전까지 복층 항공기는 없었다. Velocity
    순항속도는 시속 912㎞ 다. Wing날개 면적은 현재까지 개발된 여객기 중 가장 넓은 845㎡ 다. 날개 후퇴각은 B747-400 항공기 보다 4도 작은 33도로 항공기 저속 비행 시 안정성을 보다 증대시킬 수 있다. e Xperience & You
    ‘꿈의 비행, Where dreams are made A380’. 대한항공 A380이 가져다줄 새로운 항공 여행의 패러다임을 표현한 문구다. Zzz
    이코노미 좌석(301석)이 전 세계 A380 운영 항공사 중 최소이면서 앞뒤 간격은 86.3㎝ 로 가장 넓다. 장거리 여행객들에게 편안함을 선사한다. 안락한 잠자리로 손색없다. [안재형 기자 ssalo@mk.co.kr│사진 = 김재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0호(2011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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