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와 프라다가 손을 잡고 ‘제네시스 프라다(PRADA)’를 선보였다. 지난 5월17일 서울 청담동 비욘드 뮤지움 전시관에서 공개한 제네시스 프라다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명품 이미지가 가득한 럭셔리 세단이다.
제네시스 프라다가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첫 선을 보인 것은 2009년 서울모터쇼에서다. 이때는 일종의 콘셉트 카 형식이었다. 이후 2년 여간 현대차와 프라다가 공동으로 디자인해 출시한 2012년형 제네시스를 기반으로 해 제네시스 프라다를 마침내 양산 모델로 출시한 것이다.
그동안 프라다는 장르를 넘나드는 디자인 프로젝트를 해왔다. 국내에서도 LG전자의 휴대전화를 디자인해 ‘프라다폰’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바 있다. 하지만 자동차 디자인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 현대차 측은 “제네시스 프라다는 프라다 최초로 진행한 자동차 디자인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명품 프로젝트이니만큼 1200대로 한정 판매(Limited Edition)한다. 현대차 측은 “현재 200여 대가 판매됐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정 판매라고 해서 별도의 고객 선별 작업 같은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제네시스 프라다 프로젝트는 현대차의 남양연구소와 이탈리아 밀라노의 프라다 디자인센터를 오가며 진행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차의 모든 것을 프라다 측이 디자인한 것은 아니다. 2012년형 제네시스를 토대로 19인치 알로이 휠과 안테나, 인테리어 등 부분적으로 프라다의 명품 디자인과 이미지가 가미된 것이다.
제네시스 프라다는 전체 외관부터 명품 이미지를 한껏 풍긴다. 이는 럭셔리한 펄의 느낌을 살린 특수 도장 방식을 적용한 3가지 컬러, 즉 블랙 네로(Black Nero), 블루 발티코(Blue Baltico), 브라운 모로(Brown Moro)의 영향이 가장 크다.
라디에이터 그릴,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 엠블럼 등에 다크 크롬을 적용한 것도 명품 이미지를 선사한다.
외관부터 내부까지 명품 이미지 가득
부분적으로 들여다보면 명품 제네시스와 프라다의 조화가 아기자기하게 배어 있다. 보닛을 열면 빨간색 엔진 커버가 눈에 띈다. 강렬한 이미지의 이 커버 안에는 동급 최고 성능을 자랑하는 타우 5.0 GDi 엔진이 탑재돼 있다. 차체 옆에 부착된 ‘GENESIS PRADA’, 후면에 부착된 ‘GP500’(G는 GENESIS를, P는 PRADA를, 500은 5000cc를 의미한다) 엠블럼은 제네시스 프라다만의 희소가치를 부각시킨다.
외관뿐 아니라 실내도 프라다의 느낌이 가득하다. 크래쉬패드와 도어트림, 시트 등 실내 곳곳이 ‘사피아노(Saffiano) 패턴’의 천연가죽으로 처리돼 있다.
사피아노 패턴은 일명 ‘프라다 패턴’으로 불리는 프라다 고유의 것으로서 프라다의 정체성과 최고 품질을 대표하는 것 중 하나다. 현대차 측은 “프라다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죽의 스티치 굵기와 간격 등 세밀한 부분까지 직접 참여해 정교하고 럭셔리한 품격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동승석 콘솔 측면에는 ‘GENESIS PRADA’의 로고와 차량 고유번호가 새겨진 시리얼 넘버 플레이트가 부착돼 있어 고급스러움과 한정 소유에 따른 자부심을 선사한다.
기능적인 면에서도 제네시스 프라다는 동급 최강이다. 제네시스 프라다에 탑재된 타우 V8 5.0 GDi 엔진은 최고출력 430마력, 최대토크 52.0Kg·m을 발휘하며 연비는 9.0km/ℓ다. 이 엔진은 현대차의 최고급 대형 엔진으로서 지난해 미국 자동차 전문 미디어인 '워즈오토'에서 ‘2011 10대 최고 엔진’으로 선정된 바 있다.
8단 후륜 자동변속기도 제네시스 프라다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 변속기는 타우 V8 5.0 GDi 엔진과 어울려 제네시스 프라다의 가속 성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한다. 특히 8단 후륜 자동변속기는 현대차가 완성차 업체 가운데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라고 한다.
제네시스 프라다는 고품격 프리미엄 세단과 한정 판매라는 특수성에 걸맞게 전시부터 남다르다. 서울 청담동의 복합문화공간인 비욘드 뮤지엄에 제네시스 프라다만의 별도 ‘프라이빗 쇼룸’을 운영한다. 내방 고객에게는 시승 체험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현대차 측은 제네시스 프라다에 고급 휘발유(RON 96 이상)를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일반 휘발유를 사용하면 출력이 다소 저하될 수 있고 연료 소비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연비 9.0km/ℓ에 일반 휘발유보다 몇 백원 비싼 고급 휘발유를 주유한다면 연료비는 만만치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