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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Appliances] 삼성전자 vs LG전자의 스마트 대전
입력 : 2011.07.01 15:3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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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자업계를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가전 시장을 놓고 또 한 번의 진검승부를 벌일 태세다. SF영화에나 나올법한 가전 기능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그 동안의 기술력을 총동원하고 있는 것. 소비자들은 더 나은 기능을 탑재한 가전제품을 소유하게 돼 즐겁지만 전자업체 입장에서는 피를 말리는 승부이기도 하다.
300억원, 190명 투입한 LG 총력전스마트폰을 이용해 기기의 고장 유무를 진단할 수 있는 LG전자 트롬 세탁기.
우선 스마트 냉장고에는 자동 절전, 심야 절전, 사용자 절전 등 세 가지 절전 모드를 사용 환경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스마트 절전’ 기능을 적용했다. LG 스마트 서버에서 전기요금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 전기요금이 가장 비싼 시간대에 냉장고가 스스로 절전 운전을 하는 지능형 전력망(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기능도 기본 탑재했다. 전력회사에서 시간대별로 전기요금을 2~3단계로 차등화한 ‘계시별 차등 요금’ 정책을 시행하면 바로 스마트 그리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는 세탁기에도 예약세탁을 설정하면 저렴한 전기요금 시간대에 작동되는 ‘스마트 절전’ 기능을 적용했다.
이번에는 스마트 냉장고를 살펴보자. LG전자는 냉장고 전면에 10.1인치 LCD를 달아 냉장고 식품 보관과 관리를 손쉽게 할 수 있는 ‘스마트 매니저’ 기술을 적용했다. 사용자는 냉장고에 넣어둔 식품의 리스트와 위치, 보관 기한 등을 설정·관리할 수 있다. 또한 보관 식재료로 만들 수 있는 총 625개의 요리 정보를 한 화면에서 손쉽게 구현할 수 있다.
이영하 LG전자 사장은 “푸드 매니지먼트는 냉장고의 오랜 숙제다. 고객 조사결과 냉장고 음식물 관리에 유독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냉장고 음식의 30%가량을 폐기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맞벌이 주부가 늘어나는 등 주방 거주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쇼핑 주기가 더욱 길어지면서 대량 구매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냉장고에 무슨 음식이 들어있는지’ 주부조차도 잊고 지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냉장고 음식물에 대한 유통기한 판단은 전자태그(RFID)나 바코드를 활용한 것은 아니다. LCD 화면 창에 아이콘을 설정해 사용자가 입력하는 방식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음성인식기술을 적용했고 2~4개 단어의 음성을 인식한다. 또한 음성 인식이 100%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자판입력 방식으로 보완했다.
스마트폰(안드로이드 기반)에 내려 받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구매할 식품 리스트를 외부에서 확인할 수 있어 중복 구매, 불필요한 구매를 방지할 수 있다. 무선 인터넷과 실시간 연동해 생일, 명절 등의 일정을 확인하고 행사에 맞는 식품 종류와 조리법 등을 이용할 수도 있다. 스마트 진단 기능도 눈에 띈다. 냉장고와 세탁기가 이상 작동하지 않는지를 휴대폰으로 진단해내는 기술이다. 마치 휴대폰이 청진기 역할을 하는 것처럼 휴대폰을 가전제품에 대고 작동음을 분석해 고장 원인을 파악하는 기능이다. 서비스 기사의 가정 방문 없이 간편하게 고장 여부를 가려낼 수 있는 셈이다. 또한 집 밖에서 스마트폰으로 냉장고 냉장실과 냉동실의 온도를 확인할 수 있으며 요리 정보, 쇼핑 목록, 냉장고 내부의 식품 종류도 알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PC로 로봇청소기에 달린 카메라를 이용해 집안 내부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스마트폰으로 청소기를 조종할 수도 있다. 야간이나 어두운 집안에서 로봇청소기의 전방 조명을 작동시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집안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스마트 진단 버튼을 누르면 로봇청소기 센서, 카메라, 회전솔 등을 정밀 진단해 사용자에게 음성으로 해결 방안을 알려주기도 한다.
LG전자 디오스 냉장고 모델인 정우성(오른쪽)·김태희(왼쪽) 씨가 국내에 출시한 850ℓ 스마트 냉장고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가장 큰 75인치 프리미엄 스마트TV를 선보였다. 가격은 출고가 기준으로 1900만원대.
세탁기의 경우 지난해 말 스마트폰과 연계된 QR코드를 이용해 세탁기의 고장 대응방안을 제시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사용자는 스마트폰의 QR코드 스캔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버블 에코 드럼세탁기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하면 오류의 종류를 알아볼 수 있다. 보관해둔 매뉴얼 북을 찾지 않아도 간단한 오류는 QR코드를 활용할 수 있어 신속하고 간편하게 세탁기의 오류를 잡아낼 수 있다.
삼성 하우젠 스마트 에어컨에도 스마트 기술이 접목돼 있다. 더운 여름날 미리 실내를 시원하게 해놓고 싶거나, 외출 때 에어컨 전원을 껐는지 확인하고자 할 때 언제 어디서든 휴대폰만 있으면 에어컨을 간단히 조정할 수 있다. 휴대폰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 집안에 설치한 무선공유기를 통해 에어컨이 응답하고 명령을 수행하며 작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회신해 준다. 하우젠 에어컨에는 정밀 센서가 달려 있어 사람 수·위치·거리를 인식하고 사람의 활동량을 측정해 움직임이 많은 사람에게는 강한 바람을, 적은 사람에게는 약한 바람을 보내준다. 또한 에어컨이 켜진 순간부터 꺼질 때까지 사용한 소비전력량과 그에 따른 전기료를 아이콘으로 표시해 이용자가 전기사용량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PC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외부에서 원격 조종할 수 있는 삼성전자 로봇청소기 탱고뷰.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오는 7월부터 실시될 것으로 보이는 한국전력의 주택용 전기요금제에 대응할 수 있는 스마트 그리드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한전의 주택용 전기요금제는 전력 소비가 많은 여름과 겨울철, 낮 시간 등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시간대에 차등요금을 적용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전기요금 시범 실시에 발맞춰 전력요금에 최적화된 가전제품을 국내에 선보일 방침이다.
채종원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스마트 그리드 가전 개발에 많은 힘을 쏟고 있으며 사용자의 불편을 최소화하는데도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효율성 확대를 기반으로 연결성(Connectivity)이 보강되는 방향으로 스마트가전이 지속 발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과 TV가 계속 진화하고 무선통신망이 업그레이드되면서 기간 통합 운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0년대 초 홈네트워크로 연구되던 기술 과제들이 무선통신의 빠른 발전과 함께 새로운 응용프로그램에 접목돼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다양한 스마트 기술로 구현될 전망이다.
[황인혁 / 매일경제 산업부 기자 ihhwang@mk.co.kr│사진 = 매경DB]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호(2011년 0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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