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 포털 위협하는 페이스북에 던진 세 가지 질문

    입력 : 2011.05.27 16: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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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은 페이스북의 해, 마크 저커버그의 해였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만큼 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페이스북의 열풍이 거셌다. 만들어진 지 7년도 되지 않아 사용자가 6억명을 넘어섰다. 2010년에만 2억명이 늘었다. 2004년 하버드 재학 중 스무 살의 나이로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저커버그는 전 세계 최연소 갑부 축에 든다. 시사주간지 <타임>도 ‘2010년 올해의 인물’로 마크 저커버그를 꼽았다. 독자투표에서는 위키리크스를 설립, 운영하며 전 세계 외교문서 파문을 일으킨 줄리안 어샌지가 1위에 올랐지만 <타임> 편집자의 결정을 바꿀 순 없었다. <타임>은 “기성 권위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고 분권화되는 사회에서 페이스북이 사회 변화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당시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미 SNS의 확산은 전 세계 인터넷 서비스, 시장의 가장 큰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2년 간 경이적인 성장세를 보인 페이스북은 전 세계에서는 구글을, 국내에선 인터넷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는 포털을 위협할 만한 서비스로 성장했다. 마크 저커버그는 누구이며 어떻게 페이스북을 만들었까. 페이스북은 어떻게 이처럼 막강한 서비스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Q1. 마크 저커버그는 누구인가 1984년생 마크 저커버그는 이미 한국에서도 유명인이다. 페이스북과 저커버그에 집중된 언론, 대중의 관심이 페이스북 창업 과정을 소재로 만든 영화 <소셜 네트워크>의 인기와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킨 탓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 때문에 저커버그를 영화 속의 인물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영화 속 저커버그는 히스테릭하고, 사교성이 없는 데다 편집증까지 보이는 ‘찌질이’ 해커다. 하지만 이는 단언컨대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허구의 인물일 뿐이다. 현실 속의 저커버그는 기존 권위에 대한 부정, 정보의 공개, 교류에 대한 확신을 설파하는 이상주의자에 가깝다. 그는 페이스북이 기능을 업그레이드 할 때마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논란이 불거짐에도 끊임없이 사용자가 더 쉽게,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하는 기능을 추가한다. “무언가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에서라면…그것을 깨뜨리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2010년 4월 <와이어드> 인터뷰)라고 말한 것에서 그의 성격을 엿볼 수 있다. 스펙, 외견상으로도 엄친아에 가깝다. 의사 부모를 둔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데다 명문 사립고를 다니며 수학, 천문학, 물리학, 고전문학 등에서 상을 받았다. 펜싱팀 주장도 지냈다. 그만큼 자신감도 강한 인물이다. 저커버그의 아버지는 아들에 대해 “의지력이 강하고 독하다(strong-willed and relentless)”고 말한다.

    “보통 아이들은 무얼 물어보면 아무렇게나 ‘예’, ‘아니오’라고 답하는데 마크는 이것저것 따져서 답한다. 마크한테 ‘아니다’고 말하려면 논리와 근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마크가 어른이 되면 승률이 100%에 가까운 변호사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 인터뷰) 물론 가장 재능을 보인 분야는 프로그래밍이다. 홈 네트워크라는 게 없었을 당시인 12세 때 자기 집에 ‘저크넷(Zucknet)’이란 홈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1990년대엔 집 근처 대학원에서 프로그래밍 관련 수업을 청강하기도 했다.

    고등학교 재학 중 음악재생 프로그램 ‘시냅스’를 제작, 마이크로소프트와 AOL의 인수, 고용 제안을 받았지만 단칼에 거절하고 2002년 9월 하버드 대학교에 입학한다. 페이스북은 바로 하버드에서 시작됐다. 2004년 친구 더스틴 모스코비츠, 에두아르도 새버린, 크리스 휴스와 함께 하버드대 학생들끼리 연락처를 공유하고 인맥을 관리하는 서비스 ‘더 페이스북’을 처음 만들었다.(영화 속에서 여자친구에 차이고 페이스북을 만들었다는 것도 완벽한 허구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을 만들기 전 만난 여자친구와 지금도 사귄다) 페이스북이 교내서 인기를 얻자 저커버그는 스탠포드, 콜럼비아대 등 미국 전역 대학으로 가입 대상을 확대했다. 이후엔 누구나 가입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페이스북의 영향력은 폭발적이다. 인도네시아에선 인터넷 사용자 3000만 명 중 2780만 명이 페이스북을 이용한다. 우리나라 사용자도 400만 명에 가깝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2010년 페이스북의 기업 가치를 300억 달러로 평가했다. 저커버그의 재산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포브스>는 2010년 그의 재산을 69억 달러로 집계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눈앞의 돈벼락엔 관심이 없다. 2006년 야후가 10억 달러에 인수를 제안했지만 시냅스 때와 마찬가지로 거절했다. 상장 계획도 없을 뿐더러 집도 없이 팔로알토 회사 인근에 세들어 살고 있다. “페이스북은 내 자식(baby)이기 때문에 보살피고 성장시키고 싶다”는 게 그의 말이다. Q2. 페이스북은 어떻게 성장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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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페이스북은 성장 과정 자체를 영화로 만들어도 될 만큼 극적이다. 2004년 2월 하버드 론칭 당시 1만9500명의 재학생 중 절반 이상이 한 달 내에 가입해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고 그해 말 사용자 100만 명을 기록하며 신화의 서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2008년 8월엔 사용자 1억명을 돌파했고, 같은 해 12월엔 마이스페이스(Myspace)를 제치고 세계 제일의 SNS 사업자로 올라섰다. 2009년 4월엔 이용자 2억명을 돌파, 이후 160일 만에 3억명을 돌파, 다시 143일 만에 4억명을 넘어섰다. 아직 페이스북의 공식적인 발표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페이스북 가입자가 6억명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페이스북의 강력함은 단순히 사용자에 있지 않다. 사람들이 소통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게 진정한 페이스북의 위력이다. 페이스북은 2008년 세계 1위의 SNS 사업자로 등극한 이후 다른 SNS 사업자와의 격차를 크게 벌려왔다.

    사용자가 페이스북에 체류하는 시간은 6시간으로 다른 사이트와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수준이다. 구글의 4배가 넘는다. SNS 서비스가 검색보다 체류시간이 길수밖에 없긴 하지만 2위를 차지한 MSN/WindowsLive/Bing보다 체류시간이 2배 이상이라는 건 페이스북의 경쟁력을 여실히 증명한다. 또 주요 사이트별 평균 체류시간 증가 추이를 봐도 페이스북을 제외한 구글, 야후, MSN, AOL 등 주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평균 체류시간이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AOL과 야후의 평균 체류시간 감소율이 각각 35.4%, 19.5%로 상당히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구글마저도 11% 감소했다. 페이스북의 평균 체류시간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8.7% 증가한 22분 39초를 기록했다.

    이런 변화는 방문자 수와 방문시간이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의 주요 수익원이라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인터넷에서 만들어지는 돈이 전반적으로 페이스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페이스북은 아직 상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히 재무적인 성과는 알 수 없는 상황이긴 하나 막대한 사용자를 기반으로 돈을 ‘갈퀴로 긁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14일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페이스북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페이스북이 지난해 4분기 2억5000만 달러의 순익을 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의 9월 누적 순익은 3억5500만 달러로 집계됐는데 이에 따라 작년 전체 순익이 6억 달러를 넘는다는 것이다. 비슷한 시기 <뉴욕 타임스>가 추정한 페이스북의 2010년 순익 4억 달러보다 50% 가량 많은 액수다. 매출 급신장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011년 페이스북의 법인세 이자 차감 전 순익(EBITDA)을 20억 달러, 매출은 4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구글의 1/30밖에 되진 않지만 직원이 2000명 남짓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엄청난 수익이라는 점에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Q3. 페이스북의 성공 요인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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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스북이 7년 만에 이 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소비자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고 일찍부터 페이스북 자체를 독립적인 인터넷 생태계인 플랫폼으로 성장시켜 왔기 때문이다. 우선 페이스북은 인터넷이용자의 정보수집과 소비행태가 바뀌었다는 점에 잘 적응했다. 최근 인터넷 사용자들은 인터넷으로 정보를 탐색하고 소비할 뿐만 아니라 이용자들끼리 소통하는 수단으로 사용한다. 물론 이전에도 채팅, 메신저, 메일 같은 서비스가 이런 기능을 담당해 왔지만 최근의 SNS는 사용자들이 정보를 직접 생산하고 그 정보를 매우 가치 있게 생각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사실 SNS는 이미 새로운 콘텐츠가 계속 무한정 생성되는 보물창고 역할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경우엔 매월 20억 개 이상의 사진이 업로드되고 사용자끼리 300억 개의 콘텐츠를 공유한다. SNS 혹은 SNS와 결합된 제품, 서비스 사용자는 질리지 않고 같은 서비스와 제품으로도 매일 새로운 사진, 글,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또 최근 SNS는 자신과 관계있는 사람들로부터 즉시 의미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검색서비스로도 인정받고 있다. 페이스북은 이런 인터넷 시장의 흐름을 타고 성장했다. 물론 이런 흐름은 비단 페이스북에만 적용된 것이 아니다. 여러 SNS들 사이에서 페이스북이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할 수 있게 된 것은 페이스북을 플랫폼화 하려는 ‘오픈’ 전략이 크게 도움됐다.

    페이스북은 2007년 5월 SNS 업계 최초로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통해 제3개발자가 페이스북에서 제공될 수 있는 게임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수익을 얻을 수 있게 했다. 개발자에게는 수익을, 소비자에게는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페이스북을 플랫폼으로 만든 것이다. 앱스토어로 플랫폼 전략의 대명사가 된 애플조차 아이폰 OS를 기반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SDK(Software Development Kit)를 배포한 시점이 2008년 2월이었다. 여기에 더해 페이스북은 2008년 12월, Facebook Connect 서비스를 통해 다른 사이트, 애플리케이션, 이동단말기, 게임시스템 등에서 이용자들이 페이스북 계정으로 로그인해 함께 쓸 수 있게 했다.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페이스북 서비스에 더 쉽게 접속할 수 있게 하고 다른 인터넷서비스, 게임 등의 사업자들에겐 페이스북 사용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 것이다. 대표적인 윈-윈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2010년 5월에 페이스북 개발자가 100만명, 애플리케이션은 55만개가 등록됐으며 25만개 이상의 웹사이트에서 페이스북에 로그인 할 수 있도록 연결돼 있을 정도로 이 전략은 큰 호응을 얻었다.

    실제로 이 같은 페이스북 전략에 적극적으로 동참, 성공 가도를 달리는 기업들이 많다. 소셜게임사 ‘징가’가 대표적인 케이스. 2007년 설립돼 페이스북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게임을 개발 중인 징가는 최근 미국 비상장 주식 거래소인 쉐어스포스트가 기업 가치를 약 55억 달러로 평가했다. 세계 2위 게임사인 일렉트로닉아츠(EA)의 시가총액은 약 52억 달러다.

    결국 페이스북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공급될 수 있도록 자체 플랫폼을 개방했고 이는 사용자 수, 체류시간 증가, 재방문율 증가 등으로 이어져 다시 개발자, 애플리케이션 공급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시스템이 만들어졌던 것이다.

    페이스북의 성공 요인은 특별한 서비스나 기능을 내놓아서가 아니라 사용자와 서비스, 사용자와 개발자, 개발자와 서비스(페이스북) 사이의 관계를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만들었던 것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페이스북의 혁신은 외부 개발자, 기업과 공동의 이익을 창출해 내는 데 있었던 것이다. 이런 점은 한국의 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상생과 협력을 수십년 째 외치지만 실제 성과는 크지 않았던 것이 그간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실리콘밸리와는 다른 기업 환경도 분명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겠지만 외부 개발자와 모든 것을 나누려는 진짜 윈-윈전략, 공동배분 수익구조 등이 과거 제대로 만들어진 적이 있었는지 뒤돌아 볼 일이다.

    [최순욱 / 매일경제 모바일부 기자 wooksoon.choi@gmail.com 사진 매경DB]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6호(2011년 0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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