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siness Inside]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매각 계약 뒤집더니 한앤코에 310억 손배소 ‘적반하장’ 논란

    입력 : 2021.09.28 10:20:57

  •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한앤컴퍼니(한앤코)를 상대로 310억원 규모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남양유업 매각 불발의 책임을 한앤코에 묻겠다는 것이다. 계약 과정에서 홍 회장을 속인 정황이 있다며 형사 소송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 9월 23일 홍 회장을 대리하는 LKB앤파트너스 측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한앤코 측 한상원 대표, 김경구 전무, 윤여을 회장을 상대로 310억원 상당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홍 회장 측은 “한앤코 측은 매도인의 궁박한 상황을 기회로 쌍방 합의 사항을 불이행하고 남양유업의 주인 행세를 하며 부당하게 경영에 간섭했다”며 “한앤코 측과의 법적 분쟁을 조속히 끝내고 제삼자 매각 절차를 즉시 진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이에 대해 한앤코 측은 “홍 회장 측의 주장은 모두 사실무근이며 진실은 재판을 통해 명백히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홍 회장은 지난 9월 1일 한앤코가 부당하게 경영에 간섭하고 비밀유지의무를 위반했다며 주식매매 계약 해제를 통보한 바 있다. 앞서 한앤코 측은 홍 회장을 상대로 오너 일가 지분을 약속대로 매각하라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홍 회장이 지난 5월 눈물의 기자회견까지 하며 물러나겠다고 했지만 사회적 공분이 잠잠해지니 없던 일이 됐다”며 “아침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단 말도 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홍원식 회장은 지난 5월 4일 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자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0여 일 후 회삿돈 유용 의혹을 받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장남 홍진석 상무를 복직시켰다. 본인도 회장직을 유지하며 상반기 보수로 8억8000만원을 지급받았다. 불가리스 허위광고 논란과 세종공장 영업정지 처분이 과징금으로 완화되는 등 사회적인 분위기가 사그라든 시점엔 한앤코와의 주식매매계약도 없던 일로 만들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어떤 분야든 기업의 가장 큰 덕목은 신뢰”라며 “노와 사, 고객과 사회의 신뢰가 무너지면 회복하는 게 창업보다 힘들다”고 전했다. 남양유업의 기업 이념 중 하나는 ‘인류의 건강증진에 기여하는 신뢰받는 기업’이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3호 (2021년 10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경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