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pinion] 한류 콘텐츠에 전통의 멋을 입히자
입력 : 2012.05.04 13:27:08
-
대중문화뿐 아니라 한국문화 전체를 세계인들이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 하루끼의 소설을 읽은 세계 유수의 젊은이들이 일본(문학)을 공부한다고 한다. 서구사회에서 한국문화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의 시작은 백남준이었다. 지금까지도 그로 인해 한국과 비디오아트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정신과 감정의 총체인 문화예술을 접해야 관심과 애정이 깊어지고, 그것이 쉽게 사라지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대중문화, 문화예술과 함께 한류 지속을 위한 축은 전통문화다. K-pop, 문화예술에도 전통문화가 스며들어 있다. 이것은 K-pop의 역동적인 춤이나 지난해 영어로 번역돼 인기를 얻은 소설 ‘엄마를 부탁해’의 밑바탕에 흐르는 정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수용자가 적은 전통문화의 재해석과 발전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전통문화는 문화예술과 문화산업 콘텐츠의 원천이면서 한국문화의 특성과 원형을 그대로 보여주는 콘텐츠 자체이다. ‘날 것’으로서의 전통문화, 특히 전통예술을 세계인과 함께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류 콘텐츠의 다양화에는 중요한 전제가 하나 있다. 콘텐츠들이 고유성, 보편성, 고품격의 세련미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 세 가지가 없다면 아무리 장르가 다변화되어도 한류가 지속·심화되기 어렵다. 남미 국가들은 유럽에서 시작된 축구에 세련된 자기만의 형식을 입혔다. 남미 국가들은 새로운 축구를 창조해냈고, 그래서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축구를 좋아하는 것이다.
한류도 마찬가지다.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무엇에 한국의 고유하고 세련된 것을 결합시켜 새로움을 만들어내야 한다.
새롭고 세련되고 다양한 한국문화를 세계인과 함께 즐기는 것, 이것이 우리가 만들어 갈 한류의 방향이다.
[방선규 문화부 한류문화진흥단 총괄 문화예술국장]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0호(2012년 05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