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oney] 환란때 만큼 늘어날 경매물건을 노려라

    입력 : 2012.01.26 14:5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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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부동산시장은 매우 예측하기 어렵다고 한다. 국내 부동산시장 동향, 부동산 정책의 분석만으로도 예측이 가능했던 과거와 달리 국내외 경제 전망이 무엇보다 중요한 변수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2012년은 1998년 외환위기 때에 준하는 수준으로 경매물건이 증가하기 시작하는 해가 될 것으로 본다. 부동산 거래부진 상태가 지속되고 급매물마저 소화되지 못하다가 가격 급락의 도미노 사태가 도래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외 경제 리스크들이 부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외 리스크 지속 우선 미국은 위기가 지속돼 긴축을 할 가능성이 크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를 예측해 세계를 놀라게 했던 위더머 형제('애프터쇼크'의 저자)는 그 동안 미국이 빚을 내서 흥청망청 즐겼던 결과가 이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특히 집값과 주식 등 곳곳의 버블이 꺼지고 마지막 ‘정부부채 버블’이 무너지며 ‘애프터쇼크’가 도래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이미 갚기 불가능한 수준의 부채를 지고 있는 미국 연방정부는 긴축재정을 펴고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상대국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미국 국민들 또한 소비를 줄이고 있어 한국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유럽에선 영국 정부가 유로화 붕괴라는 ‘경제적 아마겟돈’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 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이 유로존 붕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거론하기 시작한 것은 이탈리아가 아일랜드, 포르투갈, 그리스에 이어 구제금융국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암울한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다. 역시 유럽 각국은 긴축재정을 펼칠 수밖에 없고 이는 한국의 수출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다.

    아시아에선 중국이 위안화 절상, 물가상승, 수출 감소, 부동산 버블, 지방정부 부채 등의 문제로 경착륙 위험이 높아지고 있고 일본은 대지진과 원전폭발의 여파로 휘청거리고 있다.

    대외 악재는 무역의존도가 매우 높은 한국엔 부정적인 결과를 안겨줄 수도 있다. 우선 핫머니성 자금에 의해 환율이 요동을 칠 가능성이 있다. 2011년 11월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약 3100억 달러로 추산되나 1년 만기 단기외채가 약 1500억 달러, 즉시 회수가 어려운 미국 국채와 모기지 채권이 약 800억 달러나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저런 이유로 가용 가능한 달러는 1000억 달러도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로 인해 외환시장이 요동을 쳐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

    한국 부동산 버블 가계부채 심각한 수준 한국의 부동산 버블도 심각하다. 2009년 통계청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전국 부동산 총액은 토지자산 3464조원, 유형고정자산 2558조원 등 총 6089조원으로 GDP 대비 6.3배에 달해 G20 주요국보다 월등히 높은 것은 물론이고 일본의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기 직전인 5.7배보다도 높다. 가계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서울이 13배로 LA 11.2배, 뉴욕 7.9배, 런던 6.9배 보다 훨씬 높다.

    2010년 기준 847조원에 달하고 최근에도 가파르게 증가하는 가계부채도 우려할 대상이다. 부동산 거래가 중단되고 가처분소득은 줄어드는 등 서민경제가 악화되면서 제2금융권에서 추가대출을 받아 생계자금을 충당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한국의 ‘애프터쇼크’는 가계부채 부문에서 올 가능성이 크다. 물가상승과 대형업체 등장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줄어드는 고객을 붙잡으려고 출혈경쟁을 벌이는 영세 자영업자들은 수익구조 악화를 견디지 못해 줄줄이 폐업할 것이다. 어렵게 버티던 대출자들은 점점 더 한계상황에 몰리고 있다.

    세계경제 침체가 이어져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더욱 어려워지고 급매물 마저 소화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그 동안 어렵게 버티던 대출자들은 이자와 원금 상환을 포기할 수도 있다. 은행권은 회수에 착수할 것이고 그때부터 경매신청이 급증할 것이다. 그 한계 상황이 2012년쯤에 나타나지 않을까 추정된다.

    [윤현종 / 부동산거래안전연구소 소장·부동산학 박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6호(2012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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