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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2012년 정국 세가지 변수…박근혜 상수와 총선, 야권통합
입력 : 2011.11.28 16:3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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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진화하고 있다. 3년 반 만에 다시 대중 앞에 나타난 박근혜는 예전에 비해 더 열려 있고 더 적극적이다. 정책에 대한 강조는 그가 지난 3년 반 동안 무엇을 준비하며 지냈는지를 잘 보여준다.
‘안철수 돌풍’을 견뎌내는 과정에서 박근혜도 상처를 입었다. ‘대세론’이 ‘한계론’이 되는 정치 동향의 급변도 겪었고 각종 신당설이 보여주는 대로 언제든 ‘반 박근혜’ 흐름이 위력적으로 분출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애초에 대세론은 없었다’는 박근혜의 언명이 이를 잘 보여준다. 그럼에도 박근혜는 상수다.
박근혜 상수를 위협할 만한 변수는 두 개다. 하나는 총선 패배고, 다른 하나는 야권 연합이다. 총선 승패의 기준점은 1당이 되는가 여부다. 과반수 의석이란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가능하다. 어느 쪽이든 135~140석을 만들어 낼 수만 있다면 1당이 될 것이다.
2012년 정치 일정은 1당, 2당을 먼저 정해놓고 대통령을 뽑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총선 후 국민들은 ‘여소야대(與小野大)’를 만들어 균형을 잡을지 ‘여대야소(與大野小)’를 만들어 안정적 국정운영을 도모할 지에 대한 전략적 판단까지 얹어 대선에 임하게 된다. 불과 6개월의 시차로 치르는 두 개의 선거에서 국민은 견제와 균형을 중시할 것인가, 안정적 국정운영을 더 선호하게 될 것인가. 2007년 12월과 2008년 4월에 우리 국민은 견제와 균형보다는 안정적 국정운영을 선택한 바 있다.
어느 쪽이 135~140석의 1당이 될 것인가. 두 가지 요소가 결정적이다. ‘얼마만큼 공천혁명을 할 것인가’가 그 하나고, ‘총선이 이명박의 선거가 될 것인가, 박근혜의 선거가 될 것인가’가 다른 하나다. 총선이 이명박의 선거가 되면 한나라당은 정권 심판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지금과 같은 여론 상황에서 심판까지 받게 될 경우 한나라당이 절대적으로 불리할 것은 불문가지.
정권 심판 프레임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박근혜가 전면에 나서는 것이다. 총선을 박근혜 선거로 만드는 것이다. 회고 선거를 전망 선거로 바꾸는 것이다. 이 경우 승부는 ‘박근혜 vs 야권 대선주자’ 간의 대결, 한나라당의 ‘새 인물 vs 야권의 새 인물’ 간의 대결로 진행될 것이다. 결론은 공천혁명의 폭과 새 인물의 면면이 승부의 결정적 요소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야권통합의 성공 여부가 박근혜 상수에 직접 영향을 미칠 변수는 아닐지 모른다. 다만 야권통합만이 박근혜에 대항할 야권의 대안을 위력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야권통합의 성공 여부는 궁극적으로 박근혜 상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다. 야권이 통합에 목숨을 걸고 여권이 쇄신에 목숨을 거는 것은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위에 열거한 이슈들은 하나하나가 작지 않은 폭발력을 갖고 있다. 특히 이 이슈들이 만났을 때 생길 증폭 효과는 가늠하기 쉽지 않다. 사실 이 같은 폭발력 큰 이슈들과 사건들을 생각하면 2012년 정국을 과학적으로 전망하고 예측하는 것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도 보인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박근혜 상수와 총선 승패, 야권통합이라는 세 개의 변수가 중요하다. 이 세 요소들을 2012년 정국 전망의 중심축으로 놓는 이유는 위에 열거한 모든 이슈들이 정치적으로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이 세 축을 통해 구현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분석틀이 독자들께 정치를 보는 좀 더 새롭고 좀 더 현실적인 시각으로 받아들여졌으면 한다. 정치는 어떤 경우에도 권력투쟁이고 선거경쟁인 것이다.
[고성국 정치평론가]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5호(2011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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