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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승 변호사의 사례로 풀어보는 세금 이야기] (42) 유류분반환과 가산세
입력 : 2026.06.24 16: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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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는 사별한 배우자와 사이에 아들과 딸을 두었다. 철수는 요양원에서 영희를 만났고, 2023년경에 영희에게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서울 아파트를 증여했다. 이듬해인 2024년경 철수가 사망하자 아들은 영희를 상대로 유류분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2025년 6월경 ‘영희는 아들에게 서울 아파트의 1/4 지분을 이전하라’는 판결을 선고했고, 그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서울 아파트 증여 사실을 몰랐던 딸은 당초 상속재산이 없다고 상속세 신고를 하였다가 아들의 승소 소식을 듣고 영희를 찾아가 자신에게도 유류분을 반환하라고 요구했다. 영희는 2025년 8월경 딸에게 서울 아파트 중 1/4 지분을 넘겨주었다. 다만 딸은 등기부상 ‘증여’를 원인으로 이전받았기 때문에 세무서에 증여세를 신고·납부했다.
그런데 얼마 후 세무서장은 딸에게 영희로부터 서울 아파트 지분을 증여받은 것이 아니라 철수로부터 상속받았다고 보아야 한다며, 딸에게 상속세를 부과했다. 그와 동시에 제때 상속세 경정을 청구하지 않았다며 가산세까지 부과했다. 이에 딸은 상속세 경정청구를 하지 못한 것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며, 가산세 부과가 부당하다고 맞섰다.민법은 피상속인의 유언이나 생전 증여로 인해 상속인이 상속받지 못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한 상속인에게 최소한의 몫을 보장해준다. 이처럼 상속인에게 보장되는 몫이 유류분이다. 배우자나 직계비속(아들, 딸)의 유류분은 법정상속분의 1/2이다. 유류분반환청구권을 행사하여 유류분을 반환받은 상속인은 그에 대한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자녀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주장함에 따라 유류분 사건이 증가하고 있고, 상속인과 과세관청 사이의 유류분 관련 세금 분쟁 역시 증가하고 있다. 유류분을 반환받은 상속인이 제때 상속세를 신고·납부하지 않아 발생하는 가산세 관련 분쟁이 한 예이다.
유류분반환청구의 효과사례를 보자. 아들과 딸의 법정상속분은 각 1/2이고, 유류분은 각 1/4(= 1/2 ×1/2)이다. 철수가 영희에게 서울 아파트를 증여하지 않았다면, 아들과 딸은 각각 서울 아파트 중 1/2 지분을 상속받을 수 있었다. 아들과 딸은 영희를 상대로 철수의 증여가 자신들의 유류분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유류분반환청구를 할 수 있고, 그 범위는 침해된 유류분, 즉 서울 아파트의 각 1/4 지분이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 종래 민법상 유류분반환청구는 원물 반환이 원칙이었다. 그런데 민법이 2026. 3. 17. 개정됨에 따라 2026. 3. 17. 이후 상속이 개시되었다면 가액반환이 원칙이 되었다. 위 사례는 상속이 2026. 3. 17. 이전에 개시되었다. 따라서 아들과 딸은 원물반환, 즉 지분의 반환을 받을 수 있다.
유류분반환청구와 상속세 경정청구유류분반환의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하면 유류분을 침해하는 증여는 소급적으로 효력을 상실한다(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다42624 판결). 따라서 아들이 영희를 상대로 유류분반환 소송을 제기하여 그 소장이 영희에게 도달하였다면, 아들은 승소확정판결을 받기 전에도 철수로부터 서울 아파트 1/4 지분을 상속받은 것으로 간주된다. 다만 현실적으로는 유류분반환청구 소송이 끝나기 전까지 아들이 실제 유류분권자로서 아파트 1/4 지분을 상속받았는지가 불분명하다. 이 때문에 상증세법령은 유류분반환청구를 한 때가 아니라 유류분반환 확정판결이 있은 때로부터 6개월 이내에 상속세에 대한 경정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만약 납세자가 6개월 이내에 경정을 청구하지 않으면 가산세를 부과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딸 역시 상속세 경정을 청구해야 할까? 유류분반환청구는 재판 외에서도 행사할 수 있으므로, 딸이 영희를 찾아가 서울 아파트 지분의 반환을 요구한 순간 딸은 소급해서 서울 아파트의 1/4 지분을 상속받은 것으로 간주된다. 설사 영희와 딸이 편의상 등기부상 등기원인을 ‘증여’로 합의했어도 그 실질이 유류분반환이라면 딸은 상속세 납부의무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유류분반환의 소를 제기하지 않고 합의로 유류분을 반환받았어도 상호합의로 유류분을 반환받을 날부터 6개월 이내에 상속세를 신고·납부해야 하고, 위 사례에서 딸이 주장한 사정은 가산세를 면할 정당한 사유로 볼 수 없다는 조세심판원 결정[조심 2017중0551 (2017. 10. 18.)]이 있다.
위 조세심판원 결정에 의하면, 딸은 상속세뿐만 아니라 가산세까지 부담해야 한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상속세 신고나 경정청구 등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허승 변호사
서울중앙지방법원, 대전고등법원, 수원고등법원, 대법원 재판연구관(부장판사) 등을 거쳐 김·장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한국세법학회 연구이사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쓴 책으로 <세금, 판결로 보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