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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세계 지성 8인이 내다본 미국의 미래
입력 : 2025.02.24 14: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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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예측 트럼프 2.0 새로운 시대
유발 하라리 외 7명 지음/ 오노 가즈모토 엮음/ 이정미 옮김/ 한스미디어새로운 룰이 지배할 뉴 트럼프 세계의 모습을 8인의 지성이 철저하게 분석한 책이 출간됐다. 이들에게서 ‘트럼프 2.0의 세상은 과연 어떻게 달라질까?’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고 이를 통해 시대의 파괴적 변곡점에서 또 다른 기회의 문을 열어본다.
전문가와 일반 대중의 예상을 뒤엎고 미국 제47대 대통령으로 트럼프가 취임하면서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경제와 사회는 물론 주요 지정학적 역학관계의 변화에 따라 국가 간 이해가 극도로 엇갈릴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트럼프가 처음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던 1기 트럼프 시대가 전혀 예측 불가능한 미지의 시기였다면 다가올 2기 트럼프는 일정 부분 예측과 대응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전문가의 분석과 전망의 중요성이 더해진다. 이 책은 모두 8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1장: 세계 질서는 종말을 맞이한다(유발 하라리, 작가) ▲2장: 트럼프발 경제 전쟁? 다시 19세기로 돌아갈 수는 없다(폴 크루그먼, 경제학자) ▲3장: 미국은 충격적인 금융위기를 맞이할 것이다(짐 로저스, 투자자) ▲4장: ‘어둠의 정부’를 없애고 정부를 민주화하라(폴 댄스, 트럼프 1기 인사청 수석보좌관) ▲5장: 미국의 적은 미국이다(이안 브레머, 국제정치학자) ▲6장: ‘미국 주도의 세계’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제프리 삭스, 경제학자) ▲7장: 트럼프, 독재자의 들러리가 되다(존 볼턴, 트럼프 1기 국가안보보좌관) ▲8장: 새로운 전쟁은 어디에서 터질 것인가(자크 아탈리) 등이다. 유발 하라리 예루살렘히브리대 교수는 첫 장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바로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말하지만, 이것은 블라디미르 푸틴의 승리로 끝나는 전쟁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또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지면 세계의 군사비가 급증하고 전략적 군사 동맹이 형성되며, 나아가 교육과 건강 분야 예산이 삭감되고 사회복지는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트럼프가 “6월 소득세를 관세로 대체하겠다”고 말한 점에 주목했다. 단순 계산으로 소득세를 관세로 대체하는 데 57%의 관세율이 필요하다는 것. 크루그먼 교수는 “관세를 올리면 소비자 부담이 커져 수입 자체가 줄어든다”며 “감소한 수입을 충당하려면 관세율을 더욱 올려야 하고, 결국 수입은 계속 줄고 관세율은 계속 올려야 하는 악순환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전망은 대체로 암울하다.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는 2년 이내 미국에서 경기 침체가 일어나고 전보다 더 심각한 금융 위기를 맞이할 것이라 예측한다. 전문가들은 특히 미국이 트럼프 2기에서도 북한이나 중국, 러시아와의 외교에서 취약점을 드러낼 가능성을 우려했다. 경제와 금융의 혁신적 변화에서부터 새로운 국제 질서 재편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파괴적 변곡점에서 우리는 어떤 기회를 포착할 것인가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도시와 예술
캐럴라인 캠벨 지음 / 황성연 옮김 / 21세기북스신간 ‘도시와 예술’은 아일랜드국립미술관장인 저자가 도시와 예술, 그리고 그 사이에 선 인간의 상관관계를 유려한 문장으로 다룬 책이다. 인간은 도시에 발을 딛고 살지만 그 도시를 예술적 상상으로 채우는 존재였음을 보여준다. 우리가 예루살렘을 지금의 모습으로 기억하게 만든 또 하나의 건축물은 바로 ‘황금 돔 사원’이다. 이슬람교를 창시한 무함마드가 632년 죽자 그가 승천한 장소라고 여겨지는 지점을 보호하려 지어진 곳이다.
황금돔의 형태는 세상 어디에서도 재현되지 않았는데, 그래서 여행객들은 골고다 언덕 위에 세워진 흙빛의 예수성묘교회보다도 이 황금돔 사원을 기억한다. 유명 건물이 즐비한 도시를 여행할 때 우리는 이 도시에서 살아 움직이는 건 인간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은 도시 자체가 인간과 함께 살아 숨을 쉬는 유기체였음을 독자에게 말해준다.
죽음은 직선이 아니다
김범석 지음/ 흐름출판20여 년간 암과 싸워 온 종양내과 의사가 삶과 죽음, 정상과 비정상, 아(我)와 비아(非我)의 구분에 대한 깨달음을 책으로 펴냈다. 김범석 서울대 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죽음을 물리학의 상전이 현상(물질이 온도, 압력, 외부 자기장 등 일정한 외적 조건에 따라 한 상에서 다른 상으로 바뀌는 것)에 빗대어 설명한다. 물이 서서히 끓어오르다가 100℃가 되면 수증기로 바뀌는 것처럼 죽음 역시 예측 가능한 직선이 아니라 어느 순간 급격히 무너지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책은 암 전문의인 저자가 암과 싸우며 얻은 깨달음도 제시한다. 우리 몸의 일부이지만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죽음을 가져오는 암세포는 나이지만 내가 아니기도 하다. 저자는 암세포를 나로 간주해 그것을 공격하지 않던 면역체계의 브레이크를 해제해 암세포를 공격하게 하는 면역관문억제제 등을 소개하며 나와 내가 아닌 것, 삶과 죽음, 개체와 자연의 관계에 통찰을 전달한다.
양심
최재천·팀최마존 지음/ 더클래스한국 사회에 강렬한 메시지를 던져온 진화생태학자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의 신작. 구독자 70만 명이 넘는 유튜브 ‘최재천의 아마존’ 영상 300여 편 중 ‘양심’과 연관된 7편을 선별해 글 정리했다.
책은 ‘제돌이 야생 방류’ ‘호주제 폐지’ ‘복제 반려견의 윤리적 논쟁’ ‘과학자들의 절박한 외침’ 등 논쟁적이지만 반드시 이야기해야 할 주제들을 편집 없이 상세히 들려준다. 저자 자신이 그동안 탐구해온 생태학적 인간관을 기반으로 사회적 양심이란 무엇인지 철학적이면서도 실천적인 관점에서 탐구한다. 최 교수는 책 전반을 통해 양심의 가치를 강조한다. 공정한 사회는 결국 양심에서 출발한다는 메시지다. 각종 정치적 논란으로 혼란에 빠진 현재 대한민국에 양심이 갖는 중요성을 되새기게 한다. ‘양심’은 대한민국 사회에 새로운 생각의 바람을 일으키고 모든 독자에게 깊은 영감을 선사할 것이다.
어른의 영향력
데이비드 예거 지음/ 이은경 옮김/ 어크로스젊은 세대와 소통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상대방 나이가 어릴수록 더 그렇다. 사춘기에 접어든 자식이나 어린 후배에게 아무리 조언을 건네봐도, 설득은커녕 ‘꼰대’라는 비난을 들을 수도 있다.
책은 젊은 세대를 향한 ‘어른의 피드백’이 실패하는 이유를 조명한다. 세계적 발달심리학자인 저자는 어른의 조언이 실패하는 이유가 ‘청소년이 미성숙하고 무능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그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젊은 세대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호기심이나 위협이 아니라 ‘지위’와 ‘존중’이다. 저자가 제안하는 건 그가 주창한 ‘멘토 마인드셋’이다. 젊은 세대에게 높은 기준을 요구하는 동시에, 높은 기준을 맞추는 데 필요한 지원도 적극 제공하는 방식을 소개한다. 저자는 “어른들이 강요자나 보호자 마인드 셋이 아닌 멘토 마인드 셋으로 (청소년들의) 욕구를 존중한다면, 청소년들의 건전한 발달을 뒷받침하고 그들의 잠재력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이끌 수 있다”고 말한다.
[김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