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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 하락하는 오픈AI의 챗GPT 구글·앤트로픽 도전에 AI 경쟁 갈수록 치열
입력 : 2026.04.24 09: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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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에 절대 강자는 없다. 2022년 챗GPT가 처음 세상에 나와 생성형 AI 열풍을 이끌 때만해도 챗GPT는 곧 생성형 AI의 대명사였지만, 구글, 앤트로픽 등 경쟁사가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면서 챗GPT의 자리를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트렌드를 주도하는 미국 시장에서는 챗GPT 이용률 하락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시장조사업체 앱토피아 집계에 따르면 미국 모바일 기기 기준 챗GPT 점유율은 2025년 69.1%에서 올해 1월 45.3%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구글 제미나이의 점유율은 14.7%에서 25.2%로 10%포인트 이상 뛰었다.
한국에서는 챗GPT가 2000만 명이 넘는 사용자 수를 확보하며 절대 강자 지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시장조사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의 조사 중 ‘AI 추천 의향 점수’에서 제미나이 서비스가 챗GPT를 제치고 추천하고 싶은 서비스 1위에 올랐다.
이는 이용자 규모에서는 제미나이가 밀리고 있지만, 실제서비스를 경험한 이용자들의 세부적인 서비스 만족도에서는 오히려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국내 시장점유율의 지각변동을 예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제 각 빅테크 기업들의 원천 파운데이션 모델 성능은 상향 평준화된 상태다. 텍스트 생성을 넘어 이미지 생성, 복잡한 코딩, 에이전틱 AI 등 이제는 경쟁 무대가 실제 사용 사례와 실생활 서비스 생태계로 옮겨가면서 기업 간의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는 모양새다.
구글의 경우 강력한 이미지 생성 모델인 ‘나노 바나나 2’와 오디오 리서치 도구 ‘노트북LM’ 등을 통해 신규 이용자 확보에 탄력을 받았으며, 앤트로픽은 압도적인 코딩 추론 능력을 바탕으로 실리콘밸리 개발자 시장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코딩에는 클로드가 더 낫다”
개발자 시장서 훨훨 나는 앤트로픽
알파벳 CEO. <사진 로이터연합
다리오 아모데 앤트로픽 CEO. <사진 AFP연합>
샘 올트먼 오픈AI CEO. <사진 로이터연합> 빅테크 간 생성형 AI 기술 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지는 최전선은 개발자 시장이다. 인간 개발자가 수동으로 밤을 새워가며 작성하던 코드를 AI가 단 몇 초 만에 써 내려가고 구조를 설계하는 과정은, 기업 입장에서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생산성 향상과 막대한 인건비 절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개발자용 AI 시장에서 단숨에 치고 나온 것이 앤트로픽이다. 앤트로픽이 지난해 하반기 코드 생성 도구인 ‘클로드 코드’를 내놓은 이후, 클로드 코드는 단숨에 입소문을 타며 개발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바이브 코딩 도구로 부상했다.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VC) 멘로벤처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 코딩 시장에서 지난해 앤트로픽의 점유율은 54%를 차지했다. 2위인 오픈AI(21%)와는 2배 이상차이 나는 수준이다.
클로드 코드는 코딩 벤치마크에서 탁월한 성능을 보이는 클로드 모델을 기반으로 하면서, 파일과 애플리케이션에 직접 접근해 작업을 수행해주는 에이전틱 AI라는 점이 강점이다. 사용자가 자신의 컴퓨터 터미널에서 직접 실행할 수 있으며, 이를 활용해 비개발자도 쉽게 필요한 자동화 도구 등을 만들 수 있어 비개발 직군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활용하는 기업용 시장에서도 앤트로픽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오픈AI를 추월했다. 멘로벤처스의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이 사용하는 거대언어모델(LLM) API 시장점유율에서 지난해 앤트로픽은 40%를 기록하며 오픈AI(27%)를 10%포인트 넘게 따돌렸다.
오픈AI가 챗GPT를 통해 일반 소비자 시장 확장에 먼저 집중했다면, 앤트로픽은 기업간거래(B2B)에 초점을 둔 것이 이 같은 차이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기업 시장에서 앤트로픽이 갖는 경쟁력은 앤트로픽이 일관되게 강조해온 모델의 안전성이다.
AI 헌법을 만드는 등 모델의 명확한 원칙을 중요시해온 앤트로픽의 기술은 기업 입장에서는 높은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가져다준다. 또한 특정 클라우드에 종속되지 않고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등 원하는 클라우드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앤트로픽의 매출 성장세도 가파르다. 앤트로픽의 연간 환산 매출은 올해 2월 기준 140억 달러로, 2024년에 처음 10억 달러를 돌파한 이후 매년 10배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연구기관 에포크AI는 현재의 매출 증가 속도가 이어진다면 올해 하반기에는 앤트로픽의 매출이 오픈AI를 추월할 수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구글 제미나이 꾸준한 상승세
오픈AI의 반격 이끌 무기는챗GPT 등장 후 생성형 AI 시장에 즉각 뛰어들었지만 고전해왔던 구글 또한 모델의 비약적인 발전과 구글의 방대한 생태계를 무기로 반격에 성공하고 있다.
구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제미나이의 월간활성사용자(MAU)는 7억 5000만 명으로, 직전 분기 6억 5000만 명에서 급성장했다. 약 8억 1000만 명의 MAU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챗GPT에 여전히 밀리지만, 제미나이가 더 큰 폭으로 성장을 이어가며 격차는 좁혀지고 있다.
제미나이의 빠른 성장 배경에는 ‘제미나이 3 프로’ 등 프론티어 모델 성능과 함께 이미지 생성 도구인 ‘나노 바나나’와 리서치 도구인 ‘노트북LM’ 같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지난해 상반기 챗GPT가 ‘지브리풍 그림체’로 만들어주는 이미지 AI 기능으로 이용자들의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면, 구글은 정교한 이미지 편집을 지원하는 나노 바나나를 통해 구글의 ‘지브리 모멘트’를 만들었다.
나노 바나나 2는 단순한 텍스트-투-이미지 생성을 넘어, 여러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합성하거나 피사체의 질감과 스타일을 정교하게 변환하는 멀티 이미지 처리 기능을 지원해, 기존 미드저니 등 유료 전문 AI 툴을 사용하던 수요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원하는 문서나 데이터를 기반으로 리서치를 돕는 도구인 ‘노트북LM’의 인기도 제미나이 점유율 확대를 이끌었다. 노트북LM은 사용자가 수십 개의 난해한 논문 PDF나 복잡한 재무제표, 회의 녹음본 등을 업로드하면, AI가 요약본 생성부터 라디오 팟캐스트 형태의 오디오 제작, 슬라이드쇼와 인포그래픽 제작까지 지원하는 서비스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과 스마트폰 단말로 제미나이가 확장하고 있다는 점도 구글의 장점이라 볼 수 있다. 구글은 삼성전자와 협력해 갤럭시 AI 기능의 기반 기술을 제공하고 있으며, 올해 초에는 애플이 준비하는 대대적인 AI 기능 개편을 위해 제미나이 공급 계약까지 체결했다.
오픈AI는 이대로 1위 자리를 점차 내어주게 될까. 오픈 AI 또한 경쟁자가 치고 올라오는 코딩, 이미지 등의 기술을 빠르게 보완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에는 코딩 특화 모델인 ‘GPT-5.3 코덱스’를 선보이는 등 코딩 성능을 고도화하면서 코딩용 AI인 코덱스의 에이전트 능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오픈AI가 3월에 이어서 출시한 새로운 모델 ‘GPT-5.4’의 경우에는 코딩 성능에 더해 스프레드시트, 프레젠테이션 문서 등을 작업할 때 다양한 도구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실제 업무 환경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성능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오픈AI가 애플 수석 디자이너 출신인 조니 아이브와 손잡고 개발하고 있는 AI 전용 디바이스도 시장의 기대를 모으는 영역이다. 오픈AI는 기존 스마트폰 형태가 아닌 챗GPT 전용 새로운 디바이스를 개발하고 있으며, 연내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앤트로픽 미 전쟁부와 갈등 촉각
정치 논란에 흔들리는 AI 판도한편 치열한 기술 레이스 가운데 정치적인 갈등이 돌발 변수로 등장하면서 경쟁 판도 또한 흔들리고 있다. 오픈AI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후원했다는 이유로 불매 운동 역풍을 맞는가 하면, 앤트로픽은 군사 관련 기술 공급 과정에서 미국 정부와 정면으로 대립하는 등 기업들을 둘러싼 정치적 지형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앤트로픽과 구글의 경쟁도 바쁜 사이에 오픈AI에 연이어악재로 등장한 것은 챗GPT 불매 운동인 ‘큇GPT(Quit GPT)’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그레그 브로크먼 사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마가(MAGA) 단체와 슈퍼팩(특별정치활동위원회)에 거액을 후원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불매 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또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단속 과정에 챗GPT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드러나면서, 보이콧이 확산됐다.
큇GPT 운동을 이끄는 주최 측에 따르면 4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들이 챗GPT 보이콧에 참여했으며 큇GPT에 참여한 인물 중에는 할리우드 배우 마크 러팔로를 포함해 학계 인사들이 포함됐다. 오픈AI로서는 경쟁사의 추격을 따돌리기에도 바쁜 가운데 연달아 악재를 만난 셈이다.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오던 앤트로픽은 더 큰 위기에 직면했다. 앤트로픽은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부딪히며 미국정부에서 퇴출되는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앤트로픽의 클로드 기술은 미국의 국방부와 전쟁부 등 국방 영역에 제공되어왔는데, AI 기술 통제권을 두고 갈등이 발생한 것이다.
미국 정부는 군사적 목적의 사용에 있어 AI의 활용 범위를 전면 개방할 것을 요구했지만, 앤트로픽은 완전 자율형 무기나 국민 감시 시스템에는 AI가 사용되는 것을 반대했다. 미국 정부는 결국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하며 단계적인 퇴출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절대로 급진 좌파적인 ‘워크’ 기업이 우리 위대한 군이 어떻게 전쟁에서 싸우고 승리해야 하는지를 좌지우지하게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앤트로픽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미국 연방정부의 모든 기관에 앤트로픽 기술 사용을 즉각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앤트로픽과 정부의 대립이 현재 진행형인 가운데 이번 갈등을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앞으로의 경쟁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앤트로픽은 다른 기업보다 AI의 윤리적 사용과 AI 헌법 등의 가치를 대외적으로 강조해온 곳으로, 모델의 안전성에 신경 써왔다. 일각에서는 앤트로픽이 이번 갈등으로 위축될 경우, 안전한 AI가 후순위로 밀리고 성능 중심의 레이스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