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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암호화폐 성향 트럼프 2기 행정부 블록체인 게임 산업 활성화 기대감 Up
입력 : 2025.03.11 16: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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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집권과 함께 게임업계에서는 다시금 블록체인 게임이 주목받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은 블록체인 기술을 게임 속에 녹여 거래내역을 투명하게 저장하거나, 게임 속 재화를 암호화폐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게임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게임 속에서 획득한 재화를 가상화폐로 바꾼 다음, 이를 환전해 수익화할 수 있다는 점이 블록체인 게임의 대표적인 특성으로 꼽힌다. 이를 게임으로 돈을 번다는 의미의 ‘P2E(Play-to-earn)라고 부르기도 한다.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사행성에 대한 비판도 따라다니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게임 운영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블록체인 게임이 나온 것은 최근 일이 아니다. 최근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 다시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는 것은 올해 출범한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의 이름을 딴 밈 코인을 발행하기까지 하는 등 친암호화폐, 친블록체인 성향의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이 같은 P2E 모델은 사행성으로 인해 불법으로 규정되어 게임이 불가능하다. 다만 국내 주요 게임사들도 블록체인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해외 시장을 대상으로 블록체인 게임 운영에 나서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이란블록체인 게임을 파악하려면 적용되는 블록체인 기술의 특징에 대해 알아야 한다. 블록체인은 일종의 데이터 저장 기술인데, 하나의 중앙 기관에 모든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이 아닌 데이터가 분산되어 참여자들이 데이터를 공동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 거래 정보는 ‘블록’이라는 단위로 묶이고, 이 블록이 이전 블록과 연결되어 ‘체인’을 형성한다.
그리고 그 거래 정보는 모든 참여자에게 동일하게 저장되기에 위조나 변조가 불가능하다는 특징을 띈다.
이 시스템을 게임으로 옮기면, 일단 게임 내 아이템과 재화 같은 데이터를 블록체인상에 기록할 수 있다. 특정 아이템의 경우는 생성부터 거래 내역을 블록체인으로 공개하고 이를 공개해 모두가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 기존 게임과 비교하면 게이머들 입장에서는 자신이 획득하는 게임 아이템에 대해 마치 대체불가능토큰(NFT)처럼 진정한 소유권을 갖게 될 수도 있는 특징을 띤다. 또한 게임 속에서 얻은 아이템을 거래하거나 토큰을 암호화폐로 환전해 수익화할 수 있다.
동일한 블록체인 플랫폼을 공유하는 게임 간에 이용자가 재화를 옮길 수 있다는 것도 블록체인 게임의 가능성이다. 가령 이용자가 A 게임에서 얻은 재화를 B 게임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뜻이다. 게임사들이 단일 블록체인 게임을 넘어 생태계를 구축하는 이유다.
국내 블록체인 게임에서 대표적인 게임사인 위메이드의 경우, ‘위믹스 플레이’라는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암호 화폐로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다른 암호 화폐로 환전해 서로 다른 게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얼마나 발전했나넥슨이 개발하는 블록게임 플랫폼 ‘메이플 스토리 유니버스’ 2017년에 등장해 대표적인 초기 블록체인 게임으로 꼽히는 ‘크립토키티’라는 게임은 이더리움 기반의 단순한 수집형 게임이었다. 게임 속 고양이 캐릭터들을 NFT처럼 구매하고, 이 고양이들을 교배시켜 새로운 고양이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이때 탄생하는 고양이들 또한 고유성을 가진 NFT로, 희귀한 고양이일수록 높은 가치에 거래됐다. NFT를 통한 수익화에 치우친 게임이지만, 한때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며 블록체인 게임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이후에는 단순히 자산 현금화에 초점을 맞춘 게임을 넘어 게임 고유의 재미도 제공할 수 있는 게임성을 갖춘 블록체인 게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스포츠부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등 장르도 다양화됐다.
블리자드 등 주요 게임사 임원진으로 구성된 게임사이자 대표적인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인 미시컬 게임즈의 경우 지난 2023년 미식축구 리그인 NFL 정식 라이선스를 활용해 ‘NFL 라이벌즈’라는 게임을 개발했다. 이용자가 직접 미식축구 구단의 매니저가 되어 팀을 이끄는 게임으로, 일반 스포츠게임과 구성 면에서 특별한 차이는 없다. 다만 각 플레이어 카드는 NFT 형태로 되어 있어 플레이어들이 이를 거래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굳이 NFT를 거래하지 않아도 게임을 제약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출시 한 달만에 100만 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인기를 끈 바 있다.
해당 게임의 성공 덕분에 미시컬 게임즈는 FIFA와도 공식 협력을 맺고 FIFA 라이선스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FIFA 라이벌즈’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물론 전체 게임 시장에서 블록체인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한 자릿수 수준으로 파악된다. 다만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츠에 따르면 전 세계 블록체인 게임 시장 규모는 2023년 85억달러에서 2030년까지 연 평균 67.6%로 성장해 3143억달러 시장으로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분야 규제 완화 기조에 기대감트럼프 대통령 2기 체제는 출범 후 암호화폐 산업 육성 등을 담은 관련 행정명령을 발표하는 등 규제 대신 민간 주도의 친블록체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또한 미국 달러와 가격이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 활성화를 진행하고 암호화폐에 긍정적인 폴 앳킨스 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을 SEC 위원장으로 지명한 바 있다.
이러한 흐름으로 인해 게임업계에서는 블록체인이 게임산업에서 주목받는 플랫폼이 되리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차원의 게임이 늘어나면 새로운 플랫폼의 출현 또한 자연스럽게 예상된다”라며 “트럼프 정부의 친 블록체인 정책으로 이러한 게임 출시량이 급증하면 새로운 플랫폼의 출시를 자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친블록체인 정책 외에도 바이든 행정부에서 마련했던 AI 안전성 강화 행정명령을 철회하는 등 AI 측면에서도 규제 대신 진흥에 힘을 싣고 있다. 이로 인해 이전부터 AI 도입에 적극적이었던 게임사들의 기술 활용에 속도가 날 전망이다.
게임사들은 그래픽 작업 등 게임 제작 과정에 AI를 적용해 효율성을 올리는 것뿐만 아니라 게임 속 NPC(비플레이어캐릭터)에 AI를 입혀 이용자마다 다른 게이밍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게임의 재미를 증진하는 데에도 AI를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의 크래프톤의 경우 마치 인간처럼 이용자와 함께 팀을 이뤄 대화하고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 ‘CPC’를 지난 1월 열린 CES 2025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신작 준비하는 국내 게임사한국에서는 법적으로 P2E 게임이 규제 대상이기에 국내 이용자에게는 블록체인 게임이 더욱 생소하다. 그럼에도 주요 게임사들은 잠재력에 주목해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이어가며 신작 담금질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블록체인 게임 분야에서 가장 많이 이름이 거론된 국내 게임사로는 위메이드가 꼽힌다. 자체 발행한 가상화폐 ‘위믹스’를 대량 매도하는 등 숱한 논란과 비판도 이어지지만, 위메이드는 국내 최초로 P2E 게임을 출시하고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를 통해 자사 게임을 연결하는 생태계를 마련했다.
위메이드는 대표작인 ‘미르4’를 포함해 ‘나이트 크로우’ 등 주요 게임을 모두 위믹스 플레이 플랫폼에 올려 운영하고 있다. 미르4는 출시 당시 전 세계 동시 접속자 수 130만 명을 기록하는 등 화제를 모은 바 있으며, 미르4와 나이트 크로우는 여전히 위믹스 플레이상에서 동시 접속자 수 20만 명을 상회하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용자들은 위믹스 플레이 플랫폼에서 게임 내 재화를 위믹스로 교환할 수 있으며 게임 내 캐릭터들을 NFT 형태로 소유할 수 있다.
위메이드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출시한 신작 ‘레전드 오브 이미르’ 나아가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신작 레전드 오브 이미르’를 2월 20일 선보였다. 북유럽 신화 기반의 MMORPG 대작인 레전드 오브 이미르는 경제 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 이용자들이 갖고 싶어 하는 최상위 등급의 아이템을 NFT 형식으로 제작해 해당 아이템의 생성, 소멸, 거래 내역을 모두가 조회할 수 있게 했다. 창사 이래 첫 4조원 매출 고지를 기록한 넥슨도블록체인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넥슨은 자회사 넥스페이스와 함께 메이플스토리 IP 기반의 커다란 생태계인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NFT를 거래할 수 있는 게임 생태계로, 이용자들은 유니버스 속에서 획득한 NFT를 온전히 소유할 수 있으며 이를 자유롭게 다른 이용자와 거래할 수도 있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내에서 처음으로 출시되는 게임인 ‘메이플스토리 N’을 올해 상반기 중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메이플스토리 N은 메이플스토리 IP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MMORPG 게임이다. 전 세계 2억5000만 이용자를 확보했던 메이플스토리 팬층의 게임 경험을 살리되, 게임 내 보상 체계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개편해서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넷마블도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마브렉스를 통해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자체 가상화폐인 동명의 마브렉스를 발행하면서, 마브렉스 생태계에 2026년까지 10여 개 이상의 신규 게임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게임산업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국내 업계 또한 이러한 흐름에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언급했듯 국내에서는 게임산업법에 따라 게임을 통해 얻은 결과물을 환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친블록체인 정책을 펼치는 만큼, 국내 생태계도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정책에 관련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보현 법무법인 화우 가상자산팀장(변호사)은 지난 1월 가진 게임대담회에서 한국 내 규제와 글로벌 흐름이 괴리되면 안 된다며 “부작용을 검토해야 하지만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고 말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일본의 경우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3세대 인터넷을 뜻하는 ‘웹3.0’ 담당 정책실을 두고 관련 법령을 정비하는 등 기술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게임에서 AI를 활용하는 기업들은 서비스하는 국가의 규제 준수 등이 중요해질 예정이다. 만약 게임사들이 생성형 AI를 통해 게임 내에서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채팅 내역을 학습 용도로 활용하는 경우, 각 국가마다 이에 대한 규정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생성형 AI로 캐릭터의 음성을 생성할 경우에는 음성권 침해 등의 이슈를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유럽의 경우 AI 법(AI Act), 개인정보보호규정(GDPR)을 통해 상대적으로 강력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에서는 기업들이 AI를 활용해 음성이나 영상 콘텐츠를 생성할 경우 콘텐츠가 인위적으로 조작되거나 생성되었음을 공개해야 하는 의무를 진다.
이근우 법무법인 화우 AI센터장(변호사)은 “K게임이 AI 시대에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데이터 전략을 펼쳐나가려면 반드시 현존하는 EU 및 한국의 AI 법을 위시해 GDPR 등 개인정보법제와의 빈틈없는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