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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위해 지갑 여는 소비자들 “1500만 펫팸족 잡아라” 펫코노미 시장 뜨겁다
입력 : 2020.08.28 16:3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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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에 사는 50대 이 씨는 매일 아침식사 후 집을 나선다. 5년째 기르고 있는 치와와 ‘리치’와 함께 인근 공원을 30분씩 걸으며 바깥 공기를 쐬기 위해서다. 반려견에게 산책은 생존과 직결된 필수 활동으로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출구다.
하지만 외출한다고 해서 반려견이 무조건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요즘 같이 무더운 여름철에는 진드기를 주의해야 한다. 반려견이 진드기에 물릴 경우 매개성 질환의 일종인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SFTS에 걸리면 열이 나고 식욕이 감퇴하는 것은 물론 무기력증, 림프절 비대증, 체중 감소, 관절 통증 현상 등도 나타날 수 있다. 수풀이 우거진 곳일수록 반려견은 위험할 수밖에 없다.
바이러스 우려에 이 씨는 최근 들어 산책할 때마다 ‘세레스토’를 챙긴다. 미국 동물의약품 전문기업인 엘랑코에서 판매하는 세레스토는 외부 기생충으로부터 반려견을 보호해주는 제품이다. 이 씨는 “강아지가 진드기에 물리면 최악의 경우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고 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세레스토를 알게 된 이후부턴 마음이 놓인다”며 “목걸이 형태라 사용법이 간단하고 효과도 오래 지속되는 편이라 좋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는 ‘펫팸(Pet+Family)족’과 자신만큼 소중히 여기는 ‘펫미(Pet+Me)족’이 국내 소비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반려동물 관련 산업을 의미하는 ‘펫코노미(Pet+Economy)’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수는 1000만 마리, 양육 인구수는 1500만 명을 각각 넘어섰다. 사실상 우리나라 4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는 셈이다.
대표적인 것이 세레스토다. 세레스토는 진드기, 벼룩 등으로부터 반려견을 보호해주는 목걸이형 제품이다. 혈관이 아닌 피부 지질층을 통해 유효성분이 필요한 만큼씩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형태로, 효과가 최대 8개월까지 지속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동물병원과 온라인몰에서 구매 가능하다. 엘랑코 관계자는 “반려견 목에 세레스토를 채우면 48시간 동안 피부 전체에 보호막이 형성된다”며 “해당 성분은 진드기에 전기 충격을 가하는 것과 같은 마비 현상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엘랑코가 제시한 글로벌 임상실험실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세레스토를 착용한 강아지의 경우 진드기, 벼룩 등이 99% 차단됐다. 무엇보다 먹는 형태의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해독 작용을 담당하는 간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진드기 예방을 위해 매달 동물병원에 방문하거나 진드기에 물린 후 약을 처방받는 등의 수고로움도 덜어준다. 전 세계 18개국에서 구입 가능한 세레스토는 국내에서만 매년 3만 개씩 팔리고 있다. 미국 아마존에선 반려동물 카테고리 판매 1위를 기록 중이다. 아마존 내 판매량은 연 100만 개에 달한다.
엘랑코 세레스토
더리얼 아이스크림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재료만 100% 사용했다는 점이다. 하림펫푸드는 유당 분해 효소가 없는 반려견을 위해 매일유업의 ‘소화가 잘되는 우유(락토스프리)’를 활용했다. 또 합성보존료와 유화제가 전혀 들어있지 않아 더욱 안전하게 급여할 수 있다. 맛은 밀크, 스트로베리, 아임낫초코(케롭) 등 세 가지로 구성됐다. 가격은 1개당 5500원으로 SSG푸드마켓과 전국 이마트 몰리스펫샵에서 구입할 수 있다.
원데이케어, ‘임팩트릿’ 4종
‘로얄캐닌 헤마츄리아 디텍션 바이 블루케어’ 사용 모습
고양이를 타깃으로 한 제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로얄캐닌은 최근 체외진단 의료기기인 ‘헤마츄리아 디텍션 바이 블루케어’를 출시했다. 헤마츄리아 디텍션은 반려묘의 소변에서 적혈구를 검출해 혈뇨 증상이 있는지 없는지 조기에 알려주는 제품이다. 로얄캐닌 관계자는 “고양이는 화장실용 모래 위에 소변을 보기 때문에 색깔 확인이 쉽지 않은 데다 특히 미세혈뇨는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워 보호자들이 하부 요로계 질환(FLUTD)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요도, 방광과 관련된 질병은 쉽게 재발된다는 점에서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헤마츄리아 디텍션의 사용법은 간단하다. 화장실용 모래에 흰색 과립을 골고루 뿌려주기만 하면 된다. 만약 소변에 적혈구가 포함돼 있다면 과립은 흰색에서 푸른색으로 변하고, 그렇지 않다면 흰색을 그대로 유지한다. 결과는 수초 내로 확인 가능하다.
핏펫 어헤드 검사 키트와 모바일앱
GS25 관계자는 “단순 사료, 간식 위주의 구색을 뛰어넘어 보조제와 검사 키트 등을 선보이며 반려동물 건강 증진 플랫폼으로 한 단계 더 발돋움했다”며 “앞으로도 사각지대 상권을 중심으로 동물용 의료기기 판매 점포를 점차 확대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네슬레 퓨리나 ‘퓨리나 원 캣’ 5종
퓨리나 원 캣의 가장 큰 특징은 인공 착향료나 보존제, 충전용 원료 등을 첨가하지 않고 신선한 재료만 사용해 반려묘의 소화 흡수력을 높였다는 점이다. 퓨리나가 자체 개발한 ‘슬러리 공법’으로 기호성과 영양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점도 눈에 띈다. 30년 노하우가 담긴 슬러리 공법은 살코기 본연의 맛을 그대로 담아내는 데 효과적인 제조법으로 알려져 있다. 네슬레 퓨리나 관계자는 “고양이들의 유별난 식성과 수분 보충, 심장 건강, 근육 강화 등을 위해 기획된 신제품”이라며 “반려묘의 나이, 식성, 건강 상태에 따라 집사들이 취사선택할 수 있도록 라인업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동원F&B, 반려견용 100% 수제 간식 ‘뉴트리플랜 고메트릿’ 3종 출시
앞서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5월 ‘잇츠온펫츠’를 론칭하며 펫 브랜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후 ‘잇츠온펫츠 수제간식 6종’ 등을 출시하며 라인업 확장에 나섰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오랜 기간 쌓아온 유산균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려동물 시장에서 고객 맞춤형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F&B는 지난 10일 펫푸드 전용 공장에서 100% 수제로 만든 간식인 ‘뉴트리플랜 고메트릿’ 3종(닭가슴살&연어껍질말이·40g, 소떡심&연어껍질말이·50g, 돼지귀&참치말이·45g)을 선보였다. 뉴트리플랜 고메트릿은 동원산업이 엄선한 횟감용 참치와 연어를 넣어 만든 제품이다. 닭가슴살, 돼지귀, 소떡심 등을 참치와 연어껍질로 일일이 말아 제습 건조해 원재료의 맛과 식감을 살렸다. 특히 쫀득한 돼지귀와 소떡심은 반려견들이 오랫동안 씹을 수 있어 스트레스 해소와 구강 건강관리에 도움을 준다. 피부와 피모 개선에 영향을 주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3종의 가격은 각 6000원이며, 동원F&B가 운영하는 전문몰 ‘츄츄닷컴’을 비롯해 전국 할인점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동원F&B는 뉴트리플랜 고메트릿을 출시하기에 앞서 ‘와디즈’에 신제품을 먼저 공개하고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다. 크라우드 펀딩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업자가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모아 목표 금액을 넘기면 해당 제품을 출시하는 방식이다. 동원F&B는 6월 30일부터 2주 동안 진행한 펀딩에서 목표금액의 759%를 모금하는 데 성공했다.
원데이케어 2020 케이펫페어 서울 부스
정관장은 고급 사료인 ‘지니펫 더홀리스틱’ 3종(홍삼&신선한연어, 홍삼&호주산양고기, 홍삼&국내산오리)을 리뉴얼했다. 이번 제품은 기존보다 단백질 함량을 늘리고 6년근 홍삼성분을 더해 면역 기능을 강화했다.
영양소의 분자 구조를 미립화해 소화력을 개선한 점도 눈에 띈다. 각 제품의 특성에 맞는 기능성 원료도 추가됐다. 더홀리스틱 홍삼&신선한연어는 관절 건강에 도움을 주는 글루코사민과 초록입홍합 원료를 더했고, 더홀리스틱 홍삼&호주산양고기는 금잔화추출물과 베타카로틴을 첨가해 눈 건강에 초점을 맞췄다. 더홀리스틱 홍삼&국내산오리는 체중 조절에 신경 써야 하는 반려동물을 겨냥해 가르시니아 캄보지아를 추가했다.
지니펫 더홀리스틱 3종
[심희진 매일경제 유통경제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20호 (2020년 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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