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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채인증 ATM·토털금융 서비스 I-ONE뱅크…핀테크산업 선도하는 IBK기업은행
입력 : 2016.01.26 19: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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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4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영업부. 권선주 기업은행장이 ATM 앞에 서서 카메라에 눈을 갖다 대더니 신용카드나 통장도 없이 20만원을 인출했다. 기업은행이 핀테크 기업과 함께 개발한 홍채인증 ATM이 첫선을 보인 것이다.
IBK기업은행은 이날 홍채 인식을 통해 고객을 인증하고 금융거래를 제공하는 ‘홍채인증 자동화기기(ATM)’를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홍채란 안구 내부의 동공 주위 조직으로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조리개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기업은행이 개발한 ‘홍채인증’은 고객이 홍채 정보를 은행에 등록하면 이를 인식해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첨단 기법이다.
홍채인증 ATM은 지난해 5월 금융위원회의 핀테크지원센터 1차 데모데이에서 매칭된 홍채인식 핀테크기업인 이리언스와의 기업은행의 협력을 통해 제작됐다.
핀테크시대를 맞아 첨단 IT(정보기술)를 적용한 금융계의 비대면 생체인증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기업은행은 이 같은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가며 핀테크를 선도하고 있다.
권선주 행장은 “핀테크산업을 주도해야 금융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며 “핀테크에 접목된 신사업 발굴과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스타트업 및 핀테크 기업을 금융그룹 차원에서 종합지원하기로 하고 성장단계별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이 홍채인증ATM기에서 인출한 돈을 들어보이고 있다.
금융거래의 생체인증 방식으로 홍채 인식을 도입한 것은 기업은행이 처음이다. 기업은행은 영업부와 수지 IT센터에 ‘홍채인증 ATM’을 각 1대씩 설치하고 직원을 대상으로 시범운영하고 있다. 일반 고객도 조만간 홍채인증 ATM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한 달가량 임직원을 상대로 시범운영을 한 후 기술적인 부분을 보완해 올 상반기 중 ‘홍채인증 ATM’을 전 영업점에 1대씩 배치할 계획이다.
고객이 먼저 자신의 홍채 정보를 은행에 등록하면, 이후로는 카드나 통장 없이도 ATM을 통해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ATM기기에 설치된 카메라에 눈을 맞추면 고객의 홍채를 인식해 주인을 파악하고, 이후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일반 ATM과 동일한 금융업무를 할 수 있다.
권 행장은 “깜박하고 지갑을 놓고 왔을 때도 돈을 인출할 수 있다”며 “체크카드나 신분증이 없어도 본인인증이 가능해 굉장히 효율적이고 편리하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홍채인증 방식은 지문인증 방식보다 오차율이 현저하게 낮고 복제가 불가능하다”며 “안정성 측면에서도 우수한 인증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시범단계인 홍채인식 기술을 궁극적으로 모바일 뱅킹에 활용할 방침이다. 시석중 부행장은 “홍채인식 기술은 ATM과 대여금고 등에는 곧바로 적용할 수 있다”며 “홍채인증 카메라가 탑재된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 모바일 뱅킹에 적용해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최근 핀테크 열풍을 타고 금융 당국이 비대면 거래의 활성화를 유도하면서 은행권에서는 다양한 생체인증 방식이 선보이고 있다.
기업은행은 홍채인식 기술을 보유한 이리언스 외에도 스마트사인기술을 보유한 KTB솔루션, 개인이상거래 예방 툴을 개발한 핑거(주) 등 핀테크 기업들과도 협업 중이다.
KTB솔루션의 스마트사인 인증을 공인인증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리언스의 홍채인식 기술을 비실명확인 인증 수단으로 지속 검토할 방침이다.
핀테크드림지원센터
기업은행은 스타트업 및 핀테크 기업에 대한 종합 지원을 위해 성장 단계별 맞춤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IBK 핀테크 드림 공모전을 실시해 우수 핀테크 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지금까지 공모전에서 수상한 10개 핀테크 기업에 대해 멘토링을 추진하고 있다. 또 IBK금융그룹 핀테크드림지원센터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내 핀테크 지원센터를 통해 70여 개 핀테크 기업에 대해 지속적인 육성과 사업화를 지원하고 있으며 해외 진출과 투자도 지원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또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페이나우와 페이핀 서비스 내에서 기업은행 계좌 기반의 간편결제 기능을 제공하고 카카오페이, 체크카드, IBK시럽카드 등 제휴카드를 출시하는 등 제휴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한국인터넷진흥원 및 소프트웨어공제조합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통해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지원체제를 구축하는 등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역할을 중점 수행할 계획이다.
핀테크 기업에 대한 지원 육성과 함께 핀테크 영역에서의 은행 기반 강화를 위해 사업제휴 확대와 수익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3월 스마트금융부 내에 핀테크 사업팀을 신설했으며 7월 정식 부서인 핀테크사업부로 확대 개편하는 등 핀테크 선도은행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핀테크사업부는 핀테크 관련 사업 아이템을 만들어 추진하는 한편 우수한 핀테크 기업을 발굴해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기업은행은 올해 금융권 공동 핀테크 오픈플랫폼 구축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핀테크 기업이 금융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 크라우드펀딩법 시행에 맞춰 중소형 크라우드펀딩 사업자와 협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후원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운영 중인 중소 핀테크 기업의 사업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존 사업자들과의 제휴를 통해 청약증거금 수납·보관 서비스, 크라우드펀딩 상품 안내, 주금 납입 통지·확인 등 크라우드펀딩 생태계 조성을 위한 지원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크라우드펀딩 등 성공한 기업에게 정책금융기관 매칭투자도 병행 추진할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금융위와 공동으로 기업투자 정보마당 사이트 구축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정책금융기관과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발굴한 투자유치를 희망하는 창업·중소기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온라인 소액투자 중개업자 등 다양한 투자자 연계를 지원한다.
I-ONE뱅크 출범식
기업은행은 2015년 6월 금융거래 위주의 IBK ONE뱅킹과 모바일에서 셀프상품가입이 가능한 IBK ONE금융센터 등을 통합해 금융거래 상품가입 개인자산관리 기능을 하나의 앱으로 제공하는 원스톱 토털 스마트금융 서비스인 통합플랫폼 ‘i-ONE뱅크’ 서비스를 내놓았다.
i-ONE뱅크는 한 개의 앱에서 222개의 예·적금, 펀드, 대출, 카드, 외환 등의 상품을 365일 24시간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다.
고객 개인별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고 알림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IBK평생설계를 탑재해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도 지원해 인터넷전문은행 수준의 비대면 완결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모바일 쇼핑앱과 유사한 금융상품몰을 도입하고 모바일 채팅 상담지원으로 실시간 고객문의에 대응하는 등 복잡한 고객들의 니즈에 대응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도입했다. 나만의 금융컨설턴트인 i-ONE 금융멘토도 운영하고 있다.
가입자들에 대해서는 신규 가입일로부터 1년간 이체 횟수나 금액에 상관없이 타행이체 수수료를 면제(2015년 12월 31일까지 신규 가입자에 한함)해줬으며 온라인 금융쇼핑몰을 만들어 200여 개 금융상품을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은행은 이 서비스가 시작된 지 4개월 만에 영업점 60개에 달하는 판매실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야간 및 휴일 가입비율이 높고 30대 여성고객 중심으로 활발한 상품가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업점 방문 감소와 시간제약을 두지 않는 고객 행태 변화에 맞춘 상품판매 전략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4년 10월 고객과 직원의 편리성을 높인 방문영업 시스템인 IBK태블릿브랜치를 내놓아 주목을 받았다. 태블릿PC를 이용해 고객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하고 은퇴설계, 재무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고객의 카드 사용금액과 이용패턴 분석을 통한 카드 추천 등으로 큰 호응을 받았다.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등 외국어를 웹과 앱을 통해 제공하는 외국인을 위한 다국어지원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글자 크기를 확대하고 선명한 색상을 제공하는 i-ONE뱅크 미니를 내놓아 장애인과 외국인 및 시니어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기업은행은 이 같은 스마트금융 성과를 바탕으로 스마트앱 관련 은행 부문에서 최우수상과 대상을 잇달아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인터넷전문은행 수준의 통합 플랫폼인 i-ONE뱅크를 중심으로 비대면 채널의 경쟁력을 높여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조하는 스마트금융 선도은행으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재오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64호(2016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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