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國格 높일 세계 최대 규모 도심형 면세점 키운다” 용산 품은 HDC신라면세점의 원대한 비전

    입력 : 2015.07.06 16:5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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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 불리는 7월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 허가가 임박하며 유통업계에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다. 관세청은 입찰서를 제출한 시점부터 장고에 들어갔다. 3개의 특허권(대기업 2개, 중소·중견기업 1개)이 부여되는 서울시내 면세점의 경우 대기업 간에는 3.5 대 1의 경쟁률을, 중소·중견기업 간에는 무려 14 대 1이라는 기록적인 경합이 펼쳐지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 6월 10일까지 현장 실사를 벌여 면세점 입지와 주변 환경을 점검하고 관계부처와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특허 심사위원회를 꾸려 심사에 착수했다. 신청기업들이 7월 중에 사업계획을 발표하면 심사위원회가 토의를 거쳐 최종 사업자를 선정하게 된다. 특히 혈전을 치른다고 할 정도로 활발한 유치전에 나선 곳은 대기업들이다. 저마다 그룹의 명운을 걸었다 할 정도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며 여론전에 들어섰다. 7월 중으로 예정된 최종 선정시점까지 점입가경의 정점을 찍을 전망이다.

    합작법인으로 차별화 나선 HDC신라면세점 다수의 기라성 같은 후보군들 중에 유독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선택은 파격적인 실험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손잡아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을 출범해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심형 면세점인 ‘DF랜드’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DF랜드’는 한류, 관광, 문화와 쇼핑이 한곳에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듀티프리(Duty Free) 지역을 의미한다.

    HDC신라면세점은 현대산업개발과 계열사 현대아이파크몰이 각각 25%, 호텔신라가 50%의 지분을 출자하며, 200억원을 초기 자본금으로 시작해 1차 연도에만 총 3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각 경쟁사들이 내놓은 투자규모에 비교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양사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공동대표에는 양창훈 현대아이파크몰 사장과 한인규 호텔신라 운영총괄 부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양 대표는 현재 중국 싼야(三亞) 하이난의 세계 최대 면세점인 ‘CDF몰’(7만2000㎡)이 리조트형으로 조성된 것과는 차별화해 세계 최대의 ‘도심형’ 면세점으로 키운다는 것을 목표로 유치경쟁에 나서고 있다.

    ‘DF랜드’를 콘셉트로 총 6만5000㎡의 면적을 면세점 사업에 활용해 동북아를 대표하는 거점형 면세점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HDC신라면세점 출범식, HDC신라면세점 사업예정지 용산 아이파크몰
    HDC신라면세점 출범식, HDC신라면세점 사업예정지 용산 아이파크몰
    ‘용산’ 거점으로 전국형 면세점으로 HDC신라면세점이 갖춘 또 하나의 장점으로 입지가 꼽힌다. 서울의 중심이라는 상징성과 편리성을 강점으로 명동과 종로, 신촌, 강남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서울 관광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해낸다는 구상이다. 강북과 강남 등 서울의 모든 지역을 아우르는 광역 면세점을 표방하며, 인접한 면세점이 없는 입지 여건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관광 산업의 확장성’에 무게 중심을 잡았다. 민자역사가 들어선 만큼 철도 교통망을 활용해 서울에서 지방으로 뻗어 나가는 한국 관광의 심장과도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는 포부도 밝혔다. KTX호남선과 ITX청춘을 따라 이어진 지방 자치단체와 협력해 면세점 방문객의 지방 관광과 면세점 매장 내 지역 특산품 전용관을 설치해 홍보와 판매를 지원하고, 일본의 ‘도쿄 바나나’·‘나가사키 카스테라’와 같은 지역 명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호남, 충청, 강원 지역 자치단체와도 협약을 할 예정이며, 경북·경남지역에는 종가음식·고택체험 관광상품화 개발을 적극 지원해 전국을 아우르는 지방관광 활성화를 추진한다.

    HDC신라면세점 측은 “지역특산품의 판매 및 홍보뿐 아니라 점차 늘어나는 중국 개별 관광객의 수요를 흡수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1석 4조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며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특히 HDC신라면세점은 글로벌 면세점으로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국내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탈피해 서울을 도쿄와 홍콩, 하이난, 타이페이 등 동북아 주요 도시와의 경쟁 우위를 갖는 세계적인 쇼핑도시로 키워 국격(國格)을 한 단계 높여 나간다는 원대한 계획을 품었다. 중국 최대 여행사인 ‘CTS’와 협조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코레일과는 철도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지방 관광 활성화에 이바지할 계획이다.

    재미없고 불편한 면세점은 가라 2000여 석 한류공연장 상설화 지난 1988년, 올림픽을 전후로 20여 개에 달하는 면세점이 문을 열었으나 신라와 롯데 등 소수의 면세점을 제외하곤 경쟁력을 상실해 스스로 문을 닫은 바 있다. 이러한 전례를 피하기 위해 이번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경영능력이 꼽힌다. 경영능력 평가는 자기자본비율·부채비율·이자보상배율 등 수치적인 요소와 면세점 사업경영 노하우와 경험이라는 정성적 지표가 함께 고려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6위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호텔신라의 면세점 운영능력을 적극 홍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또한 현대산업개발의 복합개발능력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최대 투자, 최다 고용, 최고 매출을 실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총 6만5000㎡에 달하는 부지 중 2만7400㎡에 조성되는 쇼핑공간에는 400여 개의 브랜드가 들어선다. 이는 현재 입찰서를 제출한 경쟁사들이나 이미 운영 중인 면세점을 포함해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라고 할 수 있다.

    쇼핑공간을 제외한 나머지 3만7600㎡에는 한류 공연장, 한류 관광홍보관, 관광식당, 교통 인프라 등의 연계 시설이 들어선다. 아이파크몰 이벤트파크로 사용 중인 공간에는 2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한류 공연장이 조성되고 국내 대형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의 콘텐츠를 활용한 한류 전시관이 들어선다.

    명동, 이태원 등에 몰려 있는 관광객들의 쇼핑과 문화지도를 용산까지 확산시킨다는 복안이다. 면세점 입구에는 ‘한류 스타의 거리’가 조성되고 면세점은 한류 스타들의 음반과 포스터, 캐릭터 상품 등 각종 콘텐츠 상품도 판매한다. 이 밖에도 200명의 관광객이 한번에 식사를 할 수 있는 대형 관광식당도 문을 연다. 현재 운영 중인 28만㎡에 달하는 대형 복합쇼핑몰의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것도 큰 강점이다. 아이파크몰에 들어선 백화점과 대형마트, 전자상가, 식당·커피숍 등은 면세점을 중심으로 통합 마케팅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내국인 위주로만 이뤄지던 쇼핑객 이벤트도 외국인 대상으로 확대해 ‘몰링(Malling) 관광’을 실현해 국가별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캐릭터·대중문화 전시도 상설화 시킬 예정이다.

    2017년에는 연결 통로로 직접 이어지는 1700여 객실의 국내 최대 비즈니스호텔 단지가 완공되는 등 HDC신라면세점에서는 쇼핑과 관광, 식사, 숙박, 주차가 한번에 이뤄지는 ‘원스톱 면세 관광’이 가능하다는 것이 신라면세점 측의 의견이다.

    양창훈 HDC신라면세점 공동대표
    양창훈 HDC신라면세점 공동대표
    면세점 주변 교통혼잡 막는다 400여 대 버스 수용 최대 규모 주차시설 특히 대형버스 400여 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 시설은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면세점 주변에는 언제나 대형버스들이 넘쳐나 교통 혼잡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서울시내 면세점 가운데 매출이 높은 롯데면세점 소공점을 찾는 관광객을 위한 버스가 평일 200여 대, 주말 300여 대에 달한다. 그러나 정작 소공점 주차장에 동시 수용할 수 있는 대형버스 수는 15대 정도다.

    서울시는 요우커(遊客)를 실은 관광버스가 명동 롯데백화점 소공점과 동화면세점 부근에 집중되며 광화문과 명동 일대에 교통 혼잡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측은 신규 면세점 허가 시 “관광버스 수백 대를 주차할 공간 확보를 최우선 판단 기준으로 해달라고 국토교통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도심 면세점 교통난’으로 서울 시민들은 물론 요우커 등 관광객들 사이에서까지 불평이 쏟아지는 만큼 새로 서울시내에 면세점을 열겠다고 나선 후보업체들로서는 현실성 있는 주차 대책을 반드시 사업계획서를 통해 내놓아야 하는 처지다. 신규 면세점 주변의 교통 혼잡을 막기 위해서는 충분한 주차 공간 확보가 필수적인 조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주차 공간 계획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곳은 HDC신라면세점이다. HDC신라는 용산 아이파크몰 배후 부지에 350대 버스를 동시에 댈 수 있는 주차장을 지을 계획이다. 버스에서 내린 관광객들이 바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면세점으로 올라갈 수 있는 버스 터미널식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용산구청으로부터 인근 전자상가의 공용 주차장 부지(약 50대 버스 주차 공간)를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받았다. 최대 400여 대 버스를 동시에 수용가능한 주차장으로 확대 조성하는 한편, 대형버스 전용 진입로를 개설해 서울 시내면세점의 고질적인 주차난을 완전히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용산전자상가 부활에 힘 보태 HDC신라는 배후에 위치한 용산전자상가의 부활계획도 밝혔다. 도쿄의 ‘아키하바라’를 모델로 용산이 IT·전자 관광의 중심지로 부활하도록 힘을 보탤 예정이다. 용산전자상가와 공동으로 외국 관광객 대상 마케팅을 펴고 각종 홍보와 고객망 지원에도 나선다. 관광객들이 면세점과 전자상가를 편하고 빠르게 오갈 수 있도록 연결 시설을 리뉴얼하고 노후된 상가 개보수도 지원하는 등 침체된 전자상가에 활력을 불어넣어 지역 상권으로부터 환영 받는 면세점이 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용산은 각종 개발 사업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미군기지 이전도 예정되어 있는 등 서울에서도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지역”이라며 “면세점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이 유입되면 전자상가 일대는 또 하나의 관광 클러스터로 거듭날 것이고, 이를 통해 ‘상생’과 ‘화합’을 실천하는 면세점이 되도록 총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창훈·한인규 HDC신라면세점의 공동대표는 “서울이 세계적인 쇼핑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심형 면세점인 ‘DF랜드’를 세울 것”이라며 “관광산업의 외연 확대를 통해 전국 2000만 외국인 관광객 시대를 여는 데 앞장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키하바라 오타쿠의 성지에서 관광명소로 1000여 개의 독특한 상점이 들어선 도쿄의 상권으로 일본 오타쿠 문화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프라모델과 피겨 등 마니아 취향의 상품은 물론 각종 신기한 전자제품을 판매한다. 특색 있는 간판과 캐릭터로 뒤덮인 건물들은 1㎞가 넘는 거리를 따라 이어져 있어 상가 자체만으로도 관광명소로 꼽힌다. 특히 아키하바라에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코스프레 의상, 메이드 카페 등 일본 문화의 독특함과 다양성이 혼재돼 있고 종류만 해도 수십만은 족히 될 법한 엄청난 양의 키덜트 상품들이 압권이다. 지금은 관광명소로 꼽히는 아키하바라도 지난 20여 년간 부침을 겪었다. 1990년대 초 대형 가전전문점의 등장과 버블 경제의 붕괴로 위기를 맞았으나 만화와 게임 등 문화 콘텐츠들이 전자상가를 대체하며 이내 활력을 되찾았다. 특히 요우커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한국의 명동과 같은 중국인 쇼핑명소로 떠올랐다.

    HDC신라면세점의 경쟁력 1.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심형 면세점 DF랜드’ 총 6만5000㎡의 면적을 면세점 사업에 활용

    2. 경쟁사 대비 최대 규모 투자(1년차에 3500억원 이상)로 최다 고용 실현

    3. 2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한류 공연장 조성

    4. 주변 교통혼잡을 피할 주차공간 최대 확보

    5. 호텔과 면세점 등 주변 인프라와 고속철도 연결을 통해 지방 관광상품 개발 및 지원

    6. 일본의 아키하바라를 모델로 용산전자상가 활성화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8호 (2015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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