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식, 콘텐츠, 자체 브랜드…글로벌 영토 넓혀가는 그룹

    입력 : 2015.07.06 16:50:15

  • CJ제일제당 비비고 김치를 들고 있는 외국인들
    CJ제일제당 비비고 김치를 들고 있는 외국인들
    국내 대기업 중 20년간 가장 많은 변화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그룹을 하나 꼽자면 CJ라 할 수 있다. 1996년 삼성그룹에서 분리돼 독립경영을 시작한 이래로 매출액 1조7000억원의 식품 기업은 26조8000억원의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변신했다. 기존의 강점을 가지고 있던 식품 외에 바이오와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분야에서 업계를 리드하고 있다. CJ는 대한통운 인수를 통해 물류업계 1위 자리로 올라서는 등 신유통·물류 분야에서도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창조적 사업다각화 모델을 통해 성장일로를 걸어온 CJ가 최근 제2의 변신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오·외식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CJ는 최근 다양한 한류 콘텐츠와 글로컬라이제이션(Global+Localization, 글로벌 현지화) 전략으로 무장하고 해외 현지 내수시장을 공략하며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핵심역량 차별화를 위해 올해도 선택과 집중의 원칙 아래 경쟁력 있는 사업부문을 중점적으로 강화, 글로벌경영 가속화에 앞장서고 있다. 먼저 CJ제일제당은 ‘바이오와 사료사업 강화에 더욱 힘을 내고 있다. 올초 가동을 시작한 말레이시아 바이오 공장을 앞세워 새로운 수익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메치오닌 시장을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말레이시아 메치오닌 공장은 연간 8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메치오닌의 시장 규모는 약 50억달러로, 라이신(40억달러 규모)과 함께 전체 사료용 필수 아미노산 시장에서 가장 크다. 사료사업에서는 지난해 젖소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맞춘 첨단사료 ‘밀크젠’과 가축에서 발생되는 메탄가스를 줄여주는 ‘친환경 메탄저감 그린 사료’를 개발했으며, 올해는 본격적인 양산과 판로 확대에 나서고 있다. 나아가 중장기로 글로벌 사료 기업 순위 10위 이내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국내와 중국, 베트남에 있는 R&D 센터를 통해 첨단 사료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글로벌 통합 한식 대표 브랜드 ‘비비고’를 앞세워 전 세계에 ‘식문화 한류(K-Food Wave)’를 이끌기 위한 노력도 지속될 예정이다. 비비고 레스토랑을 통해 전 세계에 한식의 우수성을 먼저 알린 후 이를 경험한 소비자들이 궁극적으로 가정에서도 한식을 즐기기 위해 비비고 가공식품을 구매하는 내외식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전 세계인의 입맛에 한식을 스며들게 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냉동만두, 양념장, 김치 등 글로벌 수출 전략 제품 5종을 ‘비비고’로 브랜딩해 해외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CJ푸드빌은 미국, 중국, 영국 등 해외 6개국에서 총 13개 비비고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베 합작영화 <마이가 결정할게>, <수상한 그녀> 중국판 <20세여 다시 한번(중반 20세)>
    한베 합작영화 <마이가 결정할게>, <수상한 그녀> 중국판 <20세여 다시 한번(중반 20세)>
    글로벌 조달분야 새로운 먹거리 CJ대한통운은 해외직구, FTA체결 등으로 국제택배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제택배 네트워크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중국 위엔퉁수디, 베트남 비엔텔포스트와 국제택배 협력에 대한 업무제휴(MOU)를 체결했다. 중국과 베트남에서 각각 전국 배송망을 운영하고 있는 이 택배사들과의 업무제휴로 한국과 이들 국가 간에 더욱 빠르고 안전한 국제택배가 가능하게 됐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무역보험공사, 수출입은행 등과 함께 추진하는 글로벌 조달 선도기업 육성사업 대상 기업에 선정돼 430억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국제연합(UN), 국제금융기구(MDB) 등 해외 국제기구에 물자를 공급하는 글로벌 조달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해외 8개국 10개 지역에서 홈쇼핑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CJ오쇼핑은 올해 전 지역 흑자 전환을 통해 본격적으로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 신규 지역으로 추가 진출, 세계 1위 사업자인 QVC와의 간격을 좁혀 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자체 브랜드도 강화한다. 2001년 이후 패션을 중심으로 꾸준히 육성해 온 CJ오쇼핑만의 단독상품을 다양한 카테고리로 확대하는 한편, 판매 채널을 해외까지 확대하며 수익을 견인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2013년에는 PB 화장품 ‘르페르(REPERE)’가 터키 유명 백화점에, 지난해에는 역시 PB 화장품 ‘셉(SEP)’이 홍콩의 한류 뷰티상품 편집숍 ‘스위트메이’와 신라 인터넷 면세점에 입점하는 등 홈쇼핑 이외의 유통채널로도 사업을 확장시키며 주목할 만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콘텐츠 현지화로 중국 시장 공략 CJ E&M은 아시아 내 제 2거점 마련을 통한 콘텐츠 현지화 전략을 골자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20년간 축적해온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가별 사업자들과 파트너십을 확대·강화하고, 콘텐츠를 현지화하면서 기획·투자·제작·유통 노하우를 아시아 시장으로 확대해 간다는 전략이다.

    중국에서는 한중 합작영화인 장윤현 감독의 <평안도(平安島)>가 상반기 중국 개봉을 앞두고 있다. <평안도>는 스릴러 장르에 경험이 많은 한국의 기획력에 한·중 제작 스태프들의 협업이 더해진 글로벌 프로젝트로, 로맨스 장르가 강세인 중국 시장에 새로운 도전장을 던지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세여 다시 한번>은 CJ E&M이 2014년 한국에서 개봉한 <수상한 그녀>와 한·중 동시 기획한 한중합작 영화로, 2015년 1월 8일 중국 전역에서 개봉해 개봉 9일 만에 박스오피스 매출 2억위안을 돌파, 종전 기록인 <이별계약>을 넘고 역대 한중 합작 영화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새로운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베트남에서는 현지 파트너와 조인트벤처 형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부터 CJ E&M이 베트남 국영 방송사 VTV와 공동 제작한 드라마 <오늘도 청춘 (Forever Young)>이 베트남 종합엔터테인먼트 채널인 VTV3에서 성황리에 방영됐으며, 한국-베트남 합작영화인 <마이가 결정할게2(De Mai Tinh2)>도 지난 12월 개봉 후 베트남 영화 사상 최고 매출 기록을 경신하며 흥행몰이를 한 바 있다. CJ CGV는 글로벌 시장 확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현재 43개 극장 339개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에서는 올해 64개까지 극장 수를 늘리고 내년에는 8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시장 공략은 4DX도 한몫을 담당한다. 오감체험특별관 4DX는 지난해 6월 미국 LA를 시작으로 11월 인도, 12월에는 홍콩과 도쿄에 각각 문을 열었다. 올해는 영국과 스위스에 4DX를 오픈해 본격적인 유럽 시장 공략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재 론칭 4년 반 만에 31개국 160개 상영관을 운영하며, 올 1월 기준 총 2000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2016년 상반기까지 300개관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인재 육성 본격화 “기업은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을 저버리지 않는 ‘꿈지기’가 돼야 한다.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기업이 외면해선 안 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일찍부터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수평적 조직문화, 적극적인 인재 육성 등 차별화된 인사 정책을 실시하면서 사람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단순히 구직자들을 만나는 설명회에서 한발 더 나아가 문화트렌드와 접목한 멘토링을 통해 직접 소통하는 열린 채용 문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대규모 채용설명회가 아닌 취업준비생들과 쌍방향 소통을 중시하는 밀착형 멘토링을 실시하고 있다.

    2011년부터는 지역전문가제도를 업그레이드한 GE(Global Expert) 제도를 운영하면서 해외 중장기 전략 국가의 사업수행을 견인할 예비 인력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GE는 서류심사, 글로벌 적응력 심사, 심층 면접 등 경쟁을 통해 선발된다. 파견국의 시장환경과 어학 능력, 그룹사업의 이해에 대한 국내 심화교육을 마친 후 현지 국가에 파견된다.

    2013년부터는 경력단절 여성들을 위한 맞춤형 인턴 제도인 ‘리턴십’을 실시하고 있다. 출산과 육아로 직장을 떠나야 했던 여성 인력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재취업 프로그램으로 연 2회 상·하반기 채용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8호 (2015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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