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드 헌터’ 유순신의 Upgrade Your Career] (8) 몸값 확 올리는 방법Ⅱ

    입력 : 2015.04.03 15: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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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달 <몸값 확 올리는 방법 I>(전문성, 실력, 인맥관리, 현재 몸담고 있는 직장을 최고로 만들기)이 나간 이후 “이대로 하면 정말로 몸값이 올라갑니까?”라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 “그렇다”라고 자신 있게 대답해 주기가 망설여졌다. 꼭 필요하고 너무나 중요한 내용이긴 하지만 직장인 스스로 결심하고 실천해야만 빛을 발하는 항목들이기 때문이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에게 ‘연봉’이라는 단어가 주는 중압감은 엄청나다. 사전적 정의는 ‘1년 동안에 받는 봉급의 총액’이지만 직장인들에게 연봉이란 단순히 돈의 총액을 넘어서 생계유지 수단이자 나의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공서열제에 근거해서 보수를 받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었으나, 성과를 중시하는 요즘에는 같은 직급에 있더라도 액수에서 큰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오늘날의 연봉은 고무줄과도 같아서 능력이 있다면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금액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억대 연봉자가 47만명에 달하고, 작년 한 해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은 무려 25억원이라고 하니 예전과 달라진 시대상이 새삼 크게 느껴진다.



    ‘리스크 태스킹’(Risk-Tasking)의 용기가 필요하다 최근 패션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A의 결정에 주위 사람들은 의아해 하며 놀라움을 표했다. 이미 마켓에서 망가질 대로 망가져 소비자에게 외면당한 브랜드의 새 책임자로 가겠다고 자원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까지 잘해 왔는데 실패한 브랜드로 간다는 것은 경력관리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말렸지만 그는 결심을 꺾지 않았다. 오히려 “더 이상 추락할 곳 없이 이미 바닥을 쳤으니 다시 시작해 보겠다”라는 의지를 보였다. 물론 순탄하지는 않았다. 3년 동안 각고의 고생 끝에 브랜드는 회생의 기미를 보이며 정상화되기 시작했고 때마침 로고가 크게 새겨진 제품이 유행하는 시기를 타면서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갔다. 본사에서는 포기했던 자식이 효자가 되어 돌아온 것에 흡족해 하며 A의 연봉을 파격적으로 올려주었을 뿐만 아니라 거액의 인센티브까지 지급했다. 그의 용기 있는 결단력과 업무에 대한 통찰력으로 걸었던 승부수가 성공한 것이다.

    요즘 뜨고 있는 스타트업 회사에서 중요 포지션 채용을 목적으로 미팅을 요청해왔다. 그 자리에 나타난 CEO는 30대 초반의 젊은이 B였다. 수백 명의 직원이 다니는 작지 않은 규모의 회사를 젊은 사람이 어떻게 경영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서 이력을 찾아보았다. 그는 2년간 컨설팅 회사에서 업무를 익힌 후 일찍부터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그 후 뜻이 맞는 지인들과 작은 규모의 회사를 만들어 성장시키고 되파는 전략으로 자신의 몸집을 키워나갔다. 그의 능력에 대해 소문을 들은 외국 투자사는 거액을 제시하며 적극적인 사세 확장 계획을 세웠고 오늘날에 이른 것이다. 문득, ‘불과 7년 정도의 경력자인 B가 30년 경력의 직장인과 비슷한 수준의 연봉을 받고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연봉은 더 이상 나이나 경험의 크기에 따라 좌우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 순간이었다. 스스로 주도적으로 경력을 만들어가고, 남들이 이구동성으로 “안 된다”고 말하는 곳에 가서 기업회생(Turn-Around)을 시키는 등 몸값을 올릴 수 있는 다양한 길이 있다. 간혹 “결과적으로 성공했으니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지만 “실패할지라도 배우는 것이 충분히 많으니 남는 장사가 아니냐”고 반문하고 싶다.

    회사와 비전을 공유한다는 믿음을 준다 젊은 시절 입사해서 지금까지 회사를 위해 열심인 C는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일이라도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문제가 발생해서 회사가 위기에 빠졌을 때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고심하다가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람도 늘 그였다. 무슨 일이든지 성실히 임하고 내부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C를 위에서 눈여겨보고 있었다. ‘사내에서 몇 안 되는 믿고 함께 갈 수 있을 만큼 틀림없는 사람’이라는 신뢰를 얻은 것은 물론이고 중요한 자리가 빌 때마다 그가 가장 강력한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건전한 태도와 사고를 지닌 사람이 인정받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 회사에 대한 애사심, 충성심(Loyalty)까지 갖추면 금상첨화다. 내가 가진 능력을 이용하여 회사에 기여하고 조직에 뿌리내릴 것이라는 확신을 주는 직원이 있는 반면, 항상 어딘가 불안하고 금방이라도 떠날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사람이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히 전자를 신뢰하기 마련이다. 현재 자신이 속한 조직에 최선을 다하지 않고 외부의 기회만 엿보는 직원이라면 ‘투자해봤자 어차피 나갈 텐데…’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CEO들이 “사내에 믿고 맡길 만한 사람이 없다”라고 말하는 것은 정말로 사람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회사가 위기에 봉착했을 때 피하지 않고 함께 같이할 만한 사람이 없어 문을 닫을 것 같다’라는 두려움에서 기인한 것이다. 회사의 비전을 함께 수행하며 내가 갖고 있는 능력으로 가치를 발휘하겠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현명한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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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덕적·윤리적 문제에 주의한다 ‘갑을 관계’라는 말이 커다란 사회적 이슈다. 이 말은 본래 높낮이가 없는 수평적 개념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상하관계나 주종관계로 인식된다. 지난해 ‘라면 상무 사건’에서 최근의 ‘땅콩 회항 사건’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횡포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기업 대표의 막말 파동, 교수들의 성희롱 문제 등 종류도 다양하다. 예전에는 그저 “새삼스레 왜들 난리야?”라며 가십으로 치부할 수도 있었을 일들이 지금은 사회 전체의 논란거리가 된다. 우리나라가 발전하면서 요구되는 도덕적 잣대가 과거보다 훨씬 더 엄격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래서 요즘 그 어느 때보다 도덕성, 윤리성이 중요시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사생활이 깨끗하고 평판이 좋은 사람을 원한다. 조금이라도 문제시될 만한 사항이 평판 조회에서 나오면 바로 탈락된다. 평가 잣대도 점점 더 냉정해지는 추세다. 협력업체로부터 과도한 선물을 받은 것이 알려져 부도덕한 사람으로 몰리게 되어 뜻하지 않게 직장을 그만두게 되는 경우를 듣고 매우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퇴직한 후에도 도덕적인 흠은 오랫동안 발목을 잡을 뿐만 아니라 심하면 사회에서 아예 퇴출당할 위기에 부딪히기도 한다. 내가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 부하 직원이나 사회적 약자에게 ‘갑질’이나 비도덕적, 비윤리적인 행동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가끔씩 자문하고 점검해 보는 것도 몸값을 올리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체력과 외모 관리에 힘쓴다 직장인의 몸값에서 체력과 외모 또한 큰 영향을 미친다. 요즘 기업들이 후보자 자격요건으로 종종 ‘인품 좋은 사람’이라는 내용을 강조하는데, 이것은 단순히 사람이 좋은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는 부하 직원들이 믿고 따를 만한 체력과 외모를 갖추어야 한다는 뜻이 숨겨져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몇 날 며칠 밤을 새며 일해도 문제없을 만큼 강한 사람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인터뷰 후 최종 건강검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다국적 기업의 임원들은 ‘체력은 즉 자신의 밑천, 자산’이라고 생각하는데, 몸이 받쳐주지 않으면 어떤 일도 의욕적으로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이유다. 강한 체력을 갖추고 있어야 새벽부터 이어지는 마라톤식 회의부터 저녁에는 고객과의 식사까지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인 스케줄을 소화할 수 있다.

    사회에서 잘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하나같이 10년 이상 젊어 보인다. 자기 관리가 잘되어 있는 사람은 그만큼 자신감도 충만하므로 계속해서 선(善)순환이 이루어진다. 누구든 처음 만났을 때 겉모습을 보고 ‘저 사람은 어느 정도 지위에 있을 것 같다’라고 유추한다. 실제로 외모와 몸값이 비례한다는 재미있는 통계가 발표되었다. 최근 영국의 경제 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서구의 전형적인 기업 CEO들에게서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평균보다 조금 큰 키, 굵직한 저음, 반듯한 자세, 날씬한 몸매 등이다. 업무 능력, 경력, 학력 등에 큰 차이가 없을 때 종종 이러한 외모적인 요소들이 결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하드웨어에 대한 어느 정도의 투자는 필수적이다.

    ‘이직=몸값 상승’이라는 생각 때문에 직장을 옮기겠다고 상담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많다. 20년 이상 서치펌의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누구에게나 10년에 한 번씩은 큰 기회가 온다’는 진리 아닌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 눈앞에 왔을 때 잡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당장 눈앞의 작은 유혹에 연연하다가 진짜 커다란 기회를 놓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 특히 젊은 사람들일수록 2, 3년에 한 번씩 자주 옮겨야 도태되지 않는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에게 항상 맨 처음 해주는 말은 “때를 기다리는 지혜를 가져라”다. 너무 잦은 이직은 오히려 장애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심사숙고해서 ‘정말로 배팅해야 할 때 과감하게 배팅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오늘날의 연봉이란 결코 고정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얼마든지 상승의 여지가 있다. 그 옛날에도 공자는 “늘 자신을 알리는 데만 너무 급급하지 말고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데 전념하도록 하라”는 교훈을 남겼다. 두 달에 걸쳐 제시한 8가지의 방법들이 완벽한 해결책은 아닐지라도 이를 토대로 차근차근 자신의 가치를 높여 나가다 보면 CEO보다도 더 많은 연봉을 받는 직장인이 등장할 것이라 믿는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5호(2015년 0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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