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가 여는 함께 누리는 사회… 현장 평가 ‘굿’ | 고기를 주기보다 잡는 법 가르치죠

    입력 : 2015.03.06 16: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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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은 ‘젊은이들의 꿈지기’가 돼야 합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2011년 서울 필동에 자리 잡은 CJ인재원에서 열린 경영계획 워크숍에서 강조한 대목이다.

    임직원들에게 그 정신을 가르치는 CJ인재원에 지난 2월 4일 인명진 목사를 비롯해 사석원 화가, 김태영 성균관대 교수, 곽금주 서울대 교수, 정무성 숭실대 교수 등 사회 각계의 명사들이 모였다.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CJ나눔재단(이사장 이재현)의 사업계획을 확정하는 이사회가 이날 열렸다. 정무성 교수는 이 자리에서 “(CJ나눔재단이) ‘빈곤의 대물림을 끊자’는 취재로 지속적으로 사업을 시행해 왔다”며 현장에 가보면 재단이 진정성을 가지고 사업을 한다는 것을 모두들 인정하고 있는데 이제 그런 점을 부각시켜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현장에서 반향을 일으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이들이 그런 활동의 진의를 보지 않고 색안경을 끼고 보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CJ나눔재단의 활동이 그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진정성을 갖고 오래 기여한 게 통했다고 할 수 있다.

    그룹 측은 이재현 회장이 오래 전부터 경제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열심히 살려고 애쓰는 사람들에 대해선 어떤 식으로든 기업이 지원을 하고 그럼으로써 가난의 대물림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CJ그룹은 이런 취지에서 2005년 CJ나눔재단을 출범시킨 데 이어 이듬해엔 CJ문화재단을 발족해 서로 다른 차원에 스스로 일어서려는 이들을 돕는 방식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해왔다. 두 재단의 공통점은 일방적으로 지원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수혜자들의 자립의지를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것. 한마디로 고기를 주는 게 아니라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줌으로써 사회가 필요로 하는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이재현 회장이 젊은 층 지원 의지를 누누이 강조하면서 그들이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청소년 성장 돕는 ‘꿈키움창의학교’ CJ그룹의 경영철학인 ‘인재제일’ 정신을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킨 ‘꿈키움창의학교’는 그런 의미에서 그룹의 여러 사회공헌 활동 중에서도 대표로 꼽힌다. 소외 계층의 결식문제를 해결하는 푸드뱅크나 임직원 봉사 프로그램은 다른 기업들도 많이 있지만 진정으로 사람을 키우는 프로그램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꿈키움창의학교는 CJ나눔재단의 온라인 사회공헌 플랫폼인 ‘CJ도너스캠프’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CJ도너스캠프는 소외계층 어린이와 청소년을 교육하고 복지 환경 개선사업을 펴는 CJ그룹의 대표적 사회공헌 모델인데 주로 전국의 공부방을 중심으로 지원하고 있다. 특히 그룹 단독으로 하는 게 아니라 일반인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기부플랫폼으로 운영하는 것도 특징이다. 현재 29만여 명의 회원이 CJ그룹의 취지에 공감해 함께 활동하고 있다. CJ도너스캠프의 여러 프로그램 중 꿈키움창의학교는 교육을 통해 가난의 대물림을 차단하고 인재를 육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출범해 빠른 시일 내에 그룹의 간판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았다.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멘토링에 초점을 맞췄을 뿐 아니라 수혜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함으로써 성과가 크게 나타난 때문이다.

    꿈키움창의학교는 다양한 문화나 창작 활동을 통해 청소년들 스스로 꿈을 설계하고 사회와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끼와 재능이 가득한 청소년들에게 전문 분야를 체험해볼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이들의 건강한 직업 선택이나 미래 설계에 일조하고 있다. 인재 발굴과 양성에 일가견이 있는 CJ그룹의 강점을 살린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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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리 음악 공연 등 끼 살려 이 프로그램은 지난 2013년 ‘문화창의학교’란 이름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그런데 첫해부터 반응이 뜨겁게 나오자 지난해엔 ‘꿈키움창의학교’란 이름으로 확대해 발전시켰다. 지난 9월 입학식에 이어 올 1월 말까지 5개월 동안 진행된 2014년 프로그램은 요리와 음악, 공연, 방송쇼핑 등 4개 부문으로 나뉘어 교육이 진행됐다.

    그룹 측은 청소년들의 관심이 많은 요리나 음악, 공연, 방송쇼핑 등을 대상으로 한 데다 CJ푸드빌이나 E&M, 오쇼핑 등의 전문가와 대학 교수 등 최고 수준의 강사 26명이 멘토로 참여한 게 일차적 성공의 포인트라고 했다. 또 관련 분야 전공 대학생 26명을 멘토로 참여시켜 중간역할을 하면서 팀을 이끌도록 한 것도 청소년들의 참여도를 높인 비결이라고 했다. 지난 2년 동안 이 프로그램을 이수한 청소년은 300여 명에 달한다. 대부분이 그런 경험을 해보고 싶어도 기회조차 얻기 어려운 지역 공부방 학생들이었기에 기회가 주어지자 열정은 끓어넘칠 듯 뜨거웠다고 한다.

    단순 직업교육으로 끝내지 않고 청소년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 것도 이 프로그램이 성공한 비결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프로그램엔 국회 안에서 텐트를 치고 2박 3일간 캠프 체험을 하는 ‘제3회 국회 꿈키움 인성캠프’나 경기관광공사와 함께 경기도의 문화를 체험하는 ‘꿈키움 문화체험 캠프’ 등이 함께 열려 더 넓은 세상을 볼 기회까지 갖게 됐다.

    이처럼 직업에 대한 체험을 넘어서 문화체험이나 전문가 특강, 창작활동 등을 통해 꿈을 키우게 한 것은 기본이다. 더 나아가 사회 각 분야 리더들의 인성특강이나 자원봉사활동 등을 통해 청소년들 스스로 자아를 형성하고 자부심까지 갖도록 했다. CJ그룹 관계자는 “단순한 직업 체험이나 진로교육을 넘어 자신의 꿈과 미래에 대해 고민해보고 조언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꿈과 인성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참가 학생들이 재능기부 형태의 자원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하는 등으로 나눔의 선순환 구조를 확산시키는 시도도 했다”고 덧붙였다.

    사회공헌 국제화 추진 CJ나눔재단은 올해 ‘국가대표 공부방 후원기관’으로 자리 잡은 CJ꿈키움캠프를 확대하고 유네스코나 KOICA와 같은 기관과 협력해 그룹의 사회공헌 활동을 세계로 넓혀 나간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CJ그룹은 지난해 유네스코와 국제 여아 교육 (Girls’ Education) 사업에 상호 협력키로 하면서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한스 도빌 유네스코 사무총장보는 “CJ그룹은 사회공헌 활동으로 오랫동안 아동교육 후원 사업을 해오는 한편 MAMA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 사업을 해오면서 유네스코처럼 교육 및 문화 전파와 사회 공헌 활동에 오랫동안 집중해 왔다”며 CJ를 유네스코의 이상적 파트너로 꼽은 바 있다.

    CJ문화재단 문화인재 육성에 초점 지난 2006년 5월 CJ문화재단을 설립한 CJ그룹은 문화 부문에선 전문 창작자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많은 투자를 해왔다. 다른 많은 기업들이 하드웨어에 주력한 것과 달리 CJ그룹은 문화재단 설립 초기부터 ‘소프트웨어’ 지원, 특히 ‘문화 인재’ 양성을 강조한 게 차이점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성과보다 대한민국 문화계 발전에 진짜 도움이 되는 길을 택한 것이다. 특히 신인 뮤지션을 지원하는 ‘튠업’과 신인 스토리텔러를 지원하는 ‘프로젝트 S’, 뮤지컬이나 연극 분야의 신인 공연창작자를 지원하는 ‘크리에이티브 마인즈’ 등은 문화계에선 CJ문화재단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꼽히고 있다.

    튠업, 프로젝트 S, 크리에이티브 마인즈 역할 톡톡히 젊은 대중음악인을 지원하는 튠업(Tune Up)은 스타시스템 밖에 있는 다양한 장르의 신인뮤지션들에게 선배 뮤지션과의 공동작업이나 음반제작 및 홍보마케팅, 공연무대 등의 기회를 순차적으로 지원해 신인 뮤지션에게는 꿈의 프로그램으로 꼽히고 있다. 프로그램 심사는 송홍섭, 정원영, 조원선, 하림, 한경록(크라잉넛), DJ Soulscape(디제이 소울스케이프) 등이 참여하고 있다.

    또 김창완밴드나 밴드 강산에, 크라잉넛, 이상은, 하림, 이이언(Mot), PIA(피아), 권진원, 정원영, 이한철, 에코브릿지, 델리스파이스, 클래지콰이, 피터팬컴플렉스, 몽니, 조원선 등 쟁쟁한 선배들이 신인들을 이끌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정아나 고래야, 바이바이배드맨, 해리빅버튼 등 24팀의 신인 뮤지션이 선발됐다. 고래야는 선배 뮤지션 하림과 4개월간 준비 끝에 함께 무대에 섰고, 이후 음반녹음 때 피처링 지원도 받았다.

    신인 스토리텔러를 지원하는 프로젝트S(Project S)는 한국 영화나 드라마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들이 기획·개발하고 있는 아이템을 찾아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시나리오가 아닌 기획안(트리트먼트) 단계에서 작품을 선정하고 전문가의 컨설팅은 물론이고 역량 강화를 위한 특강이나 취재비까지 지원하는 게 특징. 기획한 아이템이 양질의 시나리오가 되어 영화나 드라마로 나오도록 돕는 것이다. 2012년 개봉된 <투 올드 힙합 키드>나 <나의 PS 파트너>, 2013년에 개봉된 김래원, 지대한 주연의 <마이 리틀 히어로>와 <그리고 싶은 것>, <노라노> 등이 이 프로젝트를 통해 관객을 만나게 됐다. 크리에이티브 마인즈(Creative Minds)는 뮤지컬이나 연극 부문 신인 공연 창작자의 신작개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젊은 뮤지컬 창작자들이 새로운 작품을 소개할 수 있도록 리딩(Reading) 형식의 무대를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크리에이티브 마인즈를 통해 2010년 11월 소개된 뮤지컬 <모비딕>은 2011년 7월과 2012년 3~4월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된 바 있으며 2012년 서울뮤지컬 페스티벌 창작뮤지컬 대상 시상식에서 혁신상과 음악상을 수상했다. 2011년 3월에 소개된 뮤지컬 <풍월주>는 2012년 컬처스페이스 엔유 무대에 오른 이후 2013년 12월~2014년 2월 동숭아트센터 무대에도 올랐다. 2011년 4월 소개된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2012년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예그린 앙코르 최우수상으로 선정되었고 2013년 1월 충무아트홀 공연의 흥행에 힘입어 대학로에서 재공연 중이다. 2011년부터 연극부문의 창의력 있는 차세대 연극인을 찾아 작품 제작을 지원하기도 한다. 2012년 <채상 하나씨>(작:최보영 연출: 전인철), <미자에게는 미심쩍은 미소년이 있다>(작:정주영, 연출: 박혜림), <에이프런>(작:김동욱, 연출:김예본) 등이, 2013년도 <바람직한 청소년>(작:이오진, 연출:문삼화), <소년 B가 사는 집>(작:이보람, 연출: 김수희), <아폴로 프로젝트>(작:김상호, 연출:이래은) 등이 최종 선발된 작품들이다. 한편 CJ문화재단은 2009년 6월 홍대 인근 광흥창에 가변형 스튜디오인 CJ아지트를 오픈해 음악이나 영화, 애니메이션, 뮤지컬, 연극 등 각 분야의 유망한 인재들이 자유롭게 끼를 발산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CJ아지트는 공간과 각 예술 분야별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 예술인들의 새로운 창작 개발을 돕는데 선배 예술인의 모니터링, 작품의 단계별 쇼케이스를 선보일 뿐 아니라 개발된 작품이 더 큰 국내외 무대에 소개될 수 있도록 지원도 한다.

    [정진건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4호(2015년 0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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