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드 헌터’ 유순신의 Upgrade Your Career] (7) 몸값 확 올리는 방법

    입력 : 2015.03.06 1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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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값 올리기’는 직장인들에게 중요한 화두다. 한 직장에서 오래 일하는 것이 미덕이었던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과감히 일터를 옮기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 때문인지 강의를 나가면 직장인들로부터 “제가 받는 몸값이 정당한 수준입니까? 많이 받기 위한 비결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받는다. 그럴 때마다 “현재 직장에서 밥값은 하고 계십니까?”라고 되묻곤 한다. 어떻게 올릴 수 있는지, 경력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직장인의 예민한 관심사를 파고든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자신의 능력에 비해 낮은 보상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회사가 제공하는 각종 시설이나 복지에 대해서는 감안하지 않은 채 주관적인 입장으로 자신을 후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지이자 고급 두뇌들의 집합소인 미국 월가에서도 “능력의 110%를 발휘하고 90%의 보상만 기대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객관적인 측정이 이뤄진다. 반면 한편으로는 오너가 아님에도 눈이 확 뜨일 정도의 보상을 받는 직장인도 있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운동선수가 상당액의 몸값을 받는 것처럼 사내에서 혁혁한 성과를 낸 직장인들이 스톡옵션이나 인센티브를 받는 경우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5억원 이상 연봉자의 내역을 공개하라’고 하는 것도 그만큼 직장인들의 몸값이 높아졌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할 수 있다. 한때 유통업계의 인재가 품귀현상이어서 적합한 사람을 데려오기 위해 백지수표가 왔다 갔다 했다거나 이직 시 후보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높은 사이닝 보너스(이적료)를 제시하는 것이 더 이상 놀라운 일은 아니다.



    내 업적은 내가 알린다 L이사는 다국적 기업에서 총 15년의 경력을 지닌 인사 전문가다. 그동안 여러 곳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기도 했지만 단호히 거절하고 1인자가 되겠다는 각오로 자기 분야에서 철저히 실력을 쌓았다. 틈틈이 자신이 수행했던 프로젝트별 실적들을 성과 중심으로 정리해서 한눈에 들어오게 자료집으로 만들었다. 사내에서 발행되는 월간지에 글을 기고하고, 인사 관련 인터뷰나 방송 출연 기회가 있으면 거절하지 않고 참여하는 등 자신을 알리는 일에도 꾸준히 노력했다.

    그 결과 업계에서 ‘인사=L이사’라는 공식이 생겼고, 각종 인사 전문지에서 오피니언 리더로 선정되었다. 또한 회사 안팎에서 인사에 대한 문제가 있으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전문가로 인정받아 관련학회에서도 중책을 담당하고 있다. 몸 담고 있는 회사에서도 그의 능력을 높이 사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글로벌 인사 책임자라는 중책을 맡기면서 파격적인 액수를 제시했다는 후문이다. 언제든 대체가 가능한 비슷한 실력자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L이사처럼 자신만의 확실한 전문 분야와 개인 브랜드를 가진 사람이 더 높이 평가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자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프로는 스스로 가치를 창출해낸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들을 선호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몸값은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된다. 실력을 갖추면서 중요한 포인트는 ‘자신이 이룬 성과들을 정리하고 널리 알리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대단한 성과를 이뤘음에도 기억 밖으로 사라질 수 있다. 회사에 어느 정도로 기여했는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하고, 그것을 대내외적으로 알리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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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만의 비장의 무기를 만든다 A와 B는 입사 동기생으로 두 사람 모두 임원 승진을 눈앞에 두고 있다. B는 명문대학교를 나오지 못했다는 생각에 끊임없이 자기 진화를 거듭했다. 2000년 초반 인터넷이 생소했던 때에 누구보다 먼저 이-커머스(E-Commerce)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바쁜 직장 생활 속에서도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문제 해결과 분석 능력을 높이기 위해 5명으로 구성된 소그룹의 학습조직을 만들어 지식창고의 평수를 계속해서 넓혀갔다. 그는 최근 SNS를 통한 정보 활용이 빈번해지면서 점점 더 직장 내 신지식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비록 출발점은 뒤처지는 듯 보였지만 “미래의 블루칩이 되겠다”며 ‘신지식 쌓기’라는 본인만의 무기를 준비한 것이다. 반면에 좋은 학벌로 쉽게 입사한 것이 이미 성공이라고 믿었던 A는 현실에 안주해 버렸다. 사내 교육이나 자기계발에 투자하지 않아도 직장에서 승승장구 잘나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결국 치열하게 노력한 B의 몸값이 A보다 더 높게 상정되었다. 둘 중 누가 임원으로 승진할지 점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 사람 실력 있어요?” 후보자를 소개할 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실력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역시나 전문성과 개인 브랜드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학력, 자격증과 지식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요즘처럼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는 적어도 5년에 한 번씩 오래된 것들은 비워내고 새로운 지식을 쌓는다는 생각을 가질 것을 권한다. 학습을 통해 계속 성장하고 발전하는 사람에게 더 신뢰가 가고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사물인터넷, 웨어러블(Wearable) 컴퓨터, 빅 데이터 등 IT 신기술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이 신기술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중요하다. 이렇게 꾸준하게 쌓은 실력은 언젠가 반드시 비장의 무기가 되어 돌아온다.



    네트워킹에 힘쓴다 드러지 리포트(Drudge Report)는 하루 평균 300만명이 넘는 방문자가 다녀가는 대형 뉴스 사이트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야채가게 점원, 텔레마케터 등을 전전했던 창업자 드러지는 그 시기에도 부단한 노력으로 주위의 많은 사람들과 교류했다. 이렇게 구축된 폭넓은 대인관계는 훗날 드러지 리포트의 수많은 제보자들을 양산해냈다. 소문난 정보통이었던 그의 성공은 인맥 네트워크에 발판을 두고 있었던 것이다.

    성공한 직장인들 중에서 자신이 가진 가장 큰 보물을 꼽으라면 탄탄한 인맥이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많다. 주변 사람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지속적인 교류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쌓은 네트워크는 추후 커다란 자산이 된다. 경력과 몸값을 위한 여건과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생각보다 주변 지인을 통해 성사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를 그만둔 후 개인의 인맥을 통해 재취업에 성공한 경우가 50% 이상을 차지한다. 회사에서 인재가 필요할 때 “이 분야에 누가 가장 적합한가”라는 질문을 여기저기 많이 하기 때문이다. 회사생활만 열심히 한 직장인들은 내부인과의 소통만 할 뿐이어서 외부에서는 그들의 실력이나 역량을 알 길이 없다. 그래서 인맥을 사회적 지능이고 사회적 역량이라고까지 말하는 것이다. 사내에서는 상사, 부하, 동료 등 다각적으로 신경을 쓰며 자신의 평판 관리를 해야 하고, 외부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교류하며 정보 교환에 신경 쓰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속해 있는 회사를 최고로 만든다 몸값을 올리는 방법 중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신이 속해 있는 직장을 최고로 만드는 것’이다. 월트 디즈니, P&G, GE, 맥킨지 컨설팅, 구글 등은 최고의 인재들이 일하고 싶어 하는 소위 ‘이름값’ 있는 다국적 기업들이다. 이 회사들의 연봉은 업계 평균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지만 이력서에 한 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인정을 받기 때문에 입사 경쟁이 치열하다. 이곳에서 일하는 대다수의 직원들은 동종업계뿐만 아니라 타 업종에서까지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 것에 익숙하다. 이들이 고용시장에서 선호되는 이유는 한 가지다. ‘믿을 만하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업계를 막론하고 각계각층에 삼성맨이 자리를 꿰차는 것과 마찬가지다. 마치 KS 품질인증마크를 받은 것과 같은 효과다. 즉, 재직 중인 회사의 네임 밸류가 높아질수록 그 곳에 속한 인력의 가치도 함께 상승한다는 뜻이다. 회사를 최고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다 보면 학습을 통한 전문성이 저절로 쌓아지고 네트워크 등 개인적 부분이 고취될 것이 틀림없다.

    고용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책정하고 떳떳하게 요구하는 것이 더 이상 흠이 되지 않는 시대다. 몸값은 직장인이 사회에서 받는 성적표고, 그렇기에 자존심 문제가 됐다. 부단한 자기계발을 통한 전략적인 자기관리와 경력관리가 더욱 더 중요해졌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당신은 어디에 투자하고 있습니까?”라고 물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동산이나 주식, 현물 등 비슷한 대답을 한다. 하지만 지금껏 그런 투자를 통해 돈을 벌었다는 사람을 많이 보지 못했다. 가장 밑지지 않는 장사는 바로 자기 자신에게 하는 투자다.

    상기의 네 가지 방법 외에 신경 써야 할 리더십, 건강, 외모, 도덕성 등의 사항은 다음 칼럼에서 이야기할 예정이다. 독일의 시인인 요한 실러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스스로 가치를 결정한다. 그리고 자신이 정한 가치만큼 대접 받는다. 자신의 의지에 따라 위대해지기도 하고 초라해지기도 하는 것이다.”

    몸값은 남이 아닌 나 스스로가 만들어간다는 현명함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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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순신 유앤파트너즈 대표]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4호(2015년 0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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