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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로봇산업 마이너스 성장…이대로 가다간 3류 못 면해
입력 : 2014.03.05 11: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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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대학에서 개발한 동전크기의 파리로봇(Fly-Robot)
그러나 최근 들어 세계적인 로봇산업의 중심축은 기본서비스에 로봇융합을 통해 다양한 고부가가치 상품·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서비스 로봇분야로 점차 무게중심축이 이동하고 있으며 각국의 정책적 지원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전문 서비스로봇 분야는 교육, 의료, 실버, 국방, 건설, 해양, 농업 등 다양한 산업과 융합해 시장을 창출해 나가고 있다. 2012년 세계 서비스 로봇산업 규모는 12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로 전년대비 약 2배가량 성장했다.
국내 로봇시장을 살펴보면 지난 최근 10여 년간 20% 이상 성장해온 것과 다르게 최근 정체된 모양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지난해 9월에 발표한 로봇산업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로봇시장이 글로벌 경기 불황 및 내수침체, 설비투자 감소로 전년대비 0.6% 감소한 2조1327억원 규모를 유지하며 세계시장과 다르게 오히려 역성장 했다. 제조용 로봇분야가 자동차·조선 등 국내 제조업 경기침체에 따라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그나마 중국·인도·태국 등 신흥국 진출 확대로 수출이 확연히 증가했다는 점에서 내수시장이 녹록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후발주자들의 기술상승으로 수출성장세도 언제까지 지속될지 확신할 수 없다.
서비스용 로봇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2012년 3314억원의 생산액을 기록해 전년대비 7.7% 성장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는 반쪽짜리 성장에 불과하다. 세계 서비스용 로봇시장은 수술 치료를 비롯한 전문 의료분야, 청소·레저 가정용 로봇, 무인항공기·지뢰탐지 국방 분야 등 다양하게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국내 서비스용 로봇시장은 삼성과 LG 등이 뛰어들어 캐치업(Catch-up)전략을 펼쳐온 로봇청소기 시장(1900억원)과 KT, SKT 등 통신사가 주축이 되어 개발한 교육용 로봇(587억원)에 편향되어 있다. 군사용(126억원)과 의료 로봇(31억원)은 오히려 감소하는 등 특히 전문서비스용 로봇의 사업화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지는 편이며 사회 안전 및 극한작업용 로봇(93억원), 엔터테인먼트 로봇(48억원)도 미비한 수준이다.
그러나 산업구조가 제조업용 로봇분야에 편향되었다는 점과 로봇관련기업 90% 이상이 중소기업으로만 형성되었다는 점은 풀지 못한 숙제로 자리하고 있다.
조영훈 한국로봇산업협회 상임이사는 이에 대해 “기업들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인건비 낮춰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제조용 로봇에 접근이 쉽고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기술을 제품화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자금력과 인프라가 필요하며 타 분야와의 효율적인 융합을 위해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기업들 사이에 로봇산업은 성장가능성은 매우 크지만 아직은 성숙하지 못한 유치산업(幼稚産業)이라는 인식이 높아 R&D투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 조 이사의 설명이다.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경우 적대적 M&A를 통한 기술유출 위험도 배제하기 힘들다. 특허 등 지적재산권 개념이 중요한 로봇산업의 특성상 각국의 특허등록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 42호에서 계속...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42호(2014년 0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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