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일모직·LG패션 가세…캠핑시장 억! 소리

    입력 : 2013.07.15 09:29:04

  • 빈폴 아웃도어의 글램핑 라인
    빈폴 아웃도어의 글램핑 라인
    올 초 삼성패션연구소는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가 6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5조8000억원이던 지난해보다 11% 이상 늘어난 수치다. 2009년부터 세를 불린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이후 매년 30% 이상 성장하며 미국에 이어 전 세계 2위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시장이 성장하니 업계의 순위 다툼도 치열하다.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숨 가쁘다.

    우선 지난해 매출을 살펴보면 부동의 1위 노스페이스가 6450억원으로 간신히 1위를 지켰다. 반면 코오롱스포츠는 전년보다 15.1% 증가하며 6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두 업체의 매출 격차는 2010년 1100억원에서 2011년 850억원, 지난해 350억원으로 점점 좁혀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올 아웃도어 시장은 독보적인 1위가 없을 만큼 혼란과 가능성이 혼재돼 있다”는 반응이다. 3위를 차지한 K2는 전년대비 35.2% 성장하며 5500억원의 매출을, 4위 블랙야크는 45.7%나 급성장하며 5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K2와 블랙야크는 올 매출 목표를 각각 1000억원, 1200억원씩 상향 조정하며 한 단계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경기불황에 최근 4년간 두 자릿수 성장세가 이어지자 과열양상이란 지적에도 신규브랜드 론칭이 줄을 잇고 있다.

    이미 안정된 기존 브랜드가 2030세대를 겨냥해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는 이른바 세컨드브랜드의 붐업이다.

    올 초 기존 브랜드 네파의 지분을 MBK파트너스에 매각한 평안엘앤씨가 새 아웃도어 브랜드 ‘이젠벅’을 론칭했고, 블랙야크도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마모트’의 국내 사업권을 10년간 확보했다. 지난 5월 ‘엠리미티드’를 정식으로 론칭한 밀레는 2011년부터 생산하던 라인을 단독 브랜드로 독립시킨 경우다. 밀레는 적극적인 마케팅과 매장 확대를 통해 엠리미티드의 매출을 3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그런가 하면 프랑스의 아웃도어 브랜드 ‘살로몬(Salomon)’은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손잡고 올 하반기 국내시장에 ‘살로몬 아웃도어’를 내놓기로 했다. 살로몬의 국내 판권은 지난해까지 레드페이스가 갖고 있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가격 거품을 빼고 패션과 기능성을 접목시킨 실용적인 아웃도어 상품을 선보이겠다”고 콘셉트를 밝혔다.

    하지만 업종 활황에 간판을 내리는 브랜드도 등장하고 있다. 시장은 성장하고 있지만 100여개에 달하는 브랜드의 과열 경쟁과 수익성 악화가 불러온 참사다.

    지난해 12월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을 전개하고 있는 F&F가 아웃도어 브랜드 ‘더 도어’의 사업을 론칭 10개월 만에 중단했는가 하면, LS네트웍스도 지난해 론칭한 스웨덴의 아웃도어 브랜드 ‘픽퍼포먼스’를 올 상반기에 접고 아웃도어 멀티숍 ‘웍앤톡’ 매장을 정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LS네트웍스는 기존 브랜드인 ‘몽벨’과 ‘잭울프스킨’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렇듯 사업을 접는 브랜드가 하나둘 눈에 띄자 아웃도어 시장의 성장 한계성이 다시금 대두되고 있다. 한 아웃도어 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외형은 커지고 있지만 올해 성장률이 최근 4년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며 “점차 포화상태에 이르게 될 시장에 돌파구가 필요하다. 최근 국내업체들이 캠핑시장에 눈을 돌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눈 돌린 캠핑시장, 4000억원대
    사진설명
    국내 아웃도어 업체들이 눈독 들이고 있는 캠핑업계의 올 시장규모는 약 4000억원대. 최근 힐링 열풍과 가족단위 캠핑이 붐을 일으키며 성장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아웃도어 업계의 입장에서 주력 상품의 연장선상에 있는 새로운 먹을거리다.

    우선 캠핑장비로 지난해 약 140억원의 매출을 올린 코오롱스포츠는 올해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브랜드 론칭 40주년을 기념한 텐트로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코오롱스포츠는 올해 오토캠핑형 텐트에 주력하는 한편, 필수 아이템 중심의 캠핑장비 라인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마운티아’를 전개하고 있는 동진레저는 지난해에 비해 캠핑용품을 약 2배 이상 늘리는 등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5, 6, 7, 8인용 등 텐트를 세분하고 70여종의 캠핑용품을 출시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3년 동안 캠핑용품과 관련해 비약적인 성장을 기록한 K2는 올 3월 매출이 전월보다 60%나 성장했다. K2는 ‘남자들의 캠핑 로망’을 콘셉트로 캠핑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블랙야크는 올 들어 가족형 오토형 캠프에 적합한 제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텐트와 그늘막, 버너, 램프 등 30여개 캠핑용품과 캠핑에 적합한 의류 제품도 다양화했다. 지난해 4월 오토캠핑 시장에 진출한 밀레는 올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다양화된 제품을 선보였다. 전체 물량도 대폭 확대했다.

    대기업군의 캠핑시장 공략도 새로운 관전거리. 지난해 ‘빈폴아웃도어’를 론칭하며 가두점

    과 백화점 매장 70개 오픈, 매출 380억원을 올린 제일모직

    이 지난 5월 빈폴아웃도어의 ‘글램핑 라인’을 출시하며 캠핌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사진설명
    ‘글램핑(Glamorous+Camping)’은 야외에서 숙박만을 해결하던 캠핑의 개념을 벗어나 휴식, 식사, 놀이 등을 포괄하는 문화 활동을 일컫는 개념이다. 제일모직은 글램핑 라인을 통해 문화를 선도하는 브랜드로서 토털 코디네이션을 완성하겠다는 포부다.

    빈폴아웃도어의 유문봉 팀장은 “소비자들에게 글램핑 문화를 본격 제안할 수 있는 기회”라며 “빈폴아웃도어의 디자인 강점과 기술적 노하우를 보여줄 수 있는 제품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글램핑을 알리기 위한 제일모직의 마케팅 전략은 프로야구 경기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빈폴아웃도어가 2013년 프로야구 정규 시즌을 맞아 한화 이글스의 홈경기장인 대전 한밭 야구장에 ‘빈폴아웃도어 글램핑 존’을 지정한 것. 이곳에 텐트와 타프 5동을 설치해 관람객들이 여유롭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야구장의 이색공간이다. 글램핑 라인은 텐트, 침낭, 매트, 코펠, 랜턴 등 글램핑을 즐기기 위한 5가지 필수 아이템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밝고 선명한 컬러감, 기술적 노하우, 소비자의 편의를 고려한 실용성 등으로 차별화했다.

    LG패션의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도 올해 야영용 텐트, 매트, 침낭, 코펠 등 ‘2013년 캠핑라인’을 새롭게 구성했다.

    차순영 라푸마 사업부장(전무)은 “예전에는 단순히 등산복에 국한됐던 아웃도어 브랜드의 제품 출시 경향이 최근 2~3년 새 레저스포츠의 다변화된 아이템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단순히 기능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춘 일반 캠핑용품과 달리 디자인의 우수함과 친환경 소재까지 가미한 아웃도어 브랜드의 패션 캠핑용품 출시가 디자인을 중시하는 요즘 고객들의 니즈와 일맥상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푸마 캠핑라인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 첫째, 테이블 등의 퍼니처, 침구류, 화로, 스토브, 캠핑 쿡 웨어 등 제품에 전문가용까지 상황에 맞는 모든 제품 라인을 구비하고 있다. 둘째, 자작나무나 천연재료에 친환경 도료를 사용한 에코우드, 고기능성 원단 브랜드 코듀라 까지 친환경 프리미엄 소재를 사용했다. 셋째, 캠핑에 라무마만의 컬러를 더했다. 라푸마 측은 “국내 캠핑문화의 정착과 확산으로 수요가 늘어난 점을 고려해 캠핑 관련 제품의 물량을 전년 대비 2배가량 확대했다”고 밝혔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4호(2013년 07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경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