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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ga City]“도시는 거대한 패키지 수출상품”…세계는 지금 치열한 도시전쟁
입력 : 2013.04.08 15: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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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금융과 문화의 중심지인 뉴욕에 이 같은 첨단과학기술산업단지가 들어서면 그야말로 우수한 인재와 아이디어, 인문학과 기업이 한 곳에서 뒤엉키면서 제대로 된 혁신을 일으키는 창조허브가 될 것이라는 게 블룸버그 시장의 구상이다.
유럽의 금융 중심지인 런던에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나섰다. 지난 2010년 런던을 유럽 최고의 벤처기업 요람으로 변신시키겠다는 포부를 갖고, 런던 동쪽지역에 테크시티를 조성하고 있다. 목표는 유럽판 실리콘밸리다. 유럽에서 가장 창업이 활발하고, 기업하기 좋은 도심특별지구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영국뿐 아니라 유럽에서 아이디어는 넘치지만 자금이나 제도, 시설측면에서 어려움을 겪는 젊은 창업가들을 이곳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오라클 야머 스카이프 등 1000여개 이상의 기업들이 입주했다. 지난 10월에는 유럽 IT업계 최고 핵심인물인 조애너 실즈 페이스북 부사장이 이곳의 전체 전략과 기업유치, 정책 등을 총괄하는 테크시티 투자기구(TCIO)의 최고경영자로 자리를 옮겼다.
이처럼 세계는 지금 치열한 도시전쟁을 벌이고 있다. 도시 재생사업을 마무리한 도쿄는 롯폰기힐스, 미드타운 등 도심권 재개발 복합단지가 다시 활기를 띠면서 국가 경제를 이끌 견인차 역할까지 기대하는 모습이다. 부유한 도시국가 싱가포르도 대대적인 이민정책으로 인구를 30% 늘리고, 도시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을 최근 내놓았다.
리처드 플로리다 토론토대 교수는 “미래번영의 초석은 사람의 지식을 동원하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곳은 대기업도 국가도 아닌 도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경제 기적은 도시의 기적이다. 지난 20년간 경제성장률만 봐도 알 수 있다. 전 세계가 5.5% 성장하는 동안 뉴욕이나 상하이는 물론 도쿄도 2배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도시가 국가의 성장을 주도하는 시대다.
국가를 뛰어넘는 도시들이 늘고 있다. 이미 전 세계 GDP의 23%를 30개의 메가시티가 창출하고 있다. 이것은 일부 거대도시들이 웬만한 국가를 뛰어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메가시티인 도쿄가 대표적인 사례다. 도쿄에서는 한 해 창출되는 소득만 해도 1조3000억달러로 네덜란드의 국민소득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는 안타깝게도 도시를 둘러싼 편견이 발목을 잡고 있다. 국토균형개발과 수도권 집중 억제라는 도그마다. 마치 도시를 죽여야 농촌이 살고, 수도권을 눌러야 지방이 큰다는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세계와 겨룰 도시를 키우고 그 과실이 전국에 퍼지도록 인식을 바꿔야 한다.
도시는 이제 거대한 패키지 수출상품으로도 봐야 한다. 도시설계, 건설과 엔지니어링, IT와 그린테크놀로지가 모두 포함되기 때문이다. 다행히 한국은 신도시 건설 경험과 단단한 산업기반이 있다.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다.
[송성훈 매일경제 지식부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1호(2013년 0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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