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ccess Story]네파, 블랙야크, K2…대박 낸 아웃도어 오너 3인방

    입력 : 2013.04.08 15:13:49

  • 사진설명
    수년 전부터 ‘아웃도어 시장의 성장세는 곧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매년 나왔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전문가 진단을 비웃기라도 하듯 아웃도어 시장은 매년 20~50%대 고성장을 이어갔다. 지난해는 매출 5000억원을 넘는 아웃도어 업체가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K2, 블랙야크 등 4개로 늘어났고, 후발주자인 네파도 4000억원대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아웃도어가 여전히 불황 속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모든 브랜드가 승승장구하고 있는 건 아니다. 업체별로 명암이 확연히 엇갈리고 있다. 노스페이스와 코오롱스포츠는 여전히 부동의 1,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신흥 주자들이 뒤를 바짝 쫓고 있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신흥강자로 떠오른 아웃도어 3인방은 바로 네파와 블랙야크, K2코리아(아이더 포함)다. 대박난 이들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성공비결을 알아보자.

    최고의 아웃도어 블루칩 요즘 패션업계에서는 ‘네파’가 가장 큰 이슈거리다. 사람들이 모이기만 하면 ‘네파’의 빅딜에 대한 얘기를 꺼낸다.

    ‘네파’는 토종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6000억원대에 팔렸다. MBK가 네파 최대주주인 김형섭 대표가 보유하고 있던 네파 지분 53%를 사들였기 때문.

    네파 이전에는 한섬이 현대홈쇼핑에 4000억원 대에 팔린 게 패션업계 최대 규모의 매각 사례로 꼽혔다.

    MBK는 2대 주주인 미국계 PEF 유니타스 캐피탈이 보유한 네파 지분 30%도 인수한다. 네파 지분은 매각했지만 김 대표는 전문경영인으로 여전히 남게 된다.

    그는 매각대금 중 1000억원을 네파에 재투자할 생각이다. 네파는 2005년 후발주자로 출발한 아웃도어 브랜드다.

    김형섭 대표가 이탈리아 본사로부터 ‘네파’ 브랜드를 사들였다.

    이후 최근 3년간 매출을 놓고 볼 때 2010년 1300억원이었던 게 2011년 2500억원, 지난해는 4000억원에 달하는 드라마틱한 성장을 일궈왔다. 고성장세에 대해 김 대표는 “제품의 디자인력과 기술력 그리고 생산효율이 월등하기 때문”이라고 자부했다.

    김형섭 네파 대표는 3세 경영인이다. 6.25 전쟁을 겪은 세대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독립문 메리야스’를 만들던 평안L&C(옛 평안섬유)가 네파의 모기업이다.(네파는 지난해 평안L&C로부터 인적분할해 독립했다.) 그는 할아버지 故 김항복 창업주와 부친인 김세훈 회장에 이어 가업을 잇고 있다.

    10여 년 전 그가 아버지 뒤를 이을 때는 회사가 법정관리 중이었다. 월급까지도 차압당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3대째 내려오는 기업을 망하게 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를 바탕으로 ‘네파’ 아웃도어와 ‘엘르 골프’ 골프웨어 등 신규 브랜드 사업에 나섰다.

    그 결과 법정관리를 받던 ‘평안L&C’를 4000억원대의 탄탄한 중견회사로 탈바꿈시켰고, ‘네파’를 1조원대 자산가치를 인정받는 명품 아웃도어 업체로 키웠다.

    10평짜리 가게서 글로벌 기업으로 토종 아웃도어의 대표주자인 블랙야크가 올해로 40주년을 맞았다.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이 1973년 서울 종로구에 10평짜리 작은 등산배낭 가게를 연 게 시초다.

    블랙야크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6200억원대로, 이 가운데 1000억원가량은 중국 등 해외에서 올린 실적이다. 해외 유명 브랜드들의 각축장이 된 아웃도어 시장에서 블랙야크는 토종 브랜드로서의 자부심을 지키면서 해외에도 진출해 글로벌 아웃도어 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40년 된 블랙야크는 최근 비전선포식을 통해 ‘2020년 매출 4조원(국내 2조원, 해외 2조원), 글로벌 아웃도어 시장 No.1 달성’이라는 다소 거창한 목표를 발표했다.

    올해 매출을 8700억원까지 끌어올리고 2015년까지 국내외 매출 2조원 달성에 이어 2020년까지 국내외 매출 4조원을 이루겠다는 것이 강 회장의 의지다.

    일각에서는 아웃도어 시장 포화상태를 언급하며 블랙야크의 목표가 무리한 설정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강 회장은 “의류시장이 정장과 캐주얼이 아닌, 정장과 아웃도어로 양분되고 있다”면서 “캐주얼과 스포츠 영역을 흡수한 아웃도어는 앞으로도 여성층과 아동복 수요까지 계속 시장을 확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회장의 자신감은 제품력에서 나온다. 블랙야크는 지난 2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세계 최대 아웃도어 박람회인 ISPO에서 ‘아시아 최고의 제품’으로 선정됐다.

    이를 계기로 올 가을에는 독일 뮌헨에 1호점을 개점하면서 유럽 시장에도 본격 진출한다.

    중국도 글로벌 아웃도어 No.1을 향해 달려가는 블랙야크의 핵심적인 성장동력이다.

    지난해 중국 내 260개 매장에서 550억원 매출을 올린 블랙야크는 오는 2015년까지 매장 800개에서 매출 4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블랙야크는 외형적인 성장뿐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블랙야크 나눔재단’을 설립한다.

    ※ 31호에서 계속... [김지미 매일경제 유통경제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1호(2013년 04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경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