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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chup] 동서 vs 남양…커피믹스 고지에 승전고를 울려라
입력 : 2012.12.28 14: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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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und 2. 시장점유율 미미 vs UP 사정이 이렇게 되자 전혀 개의치 않는다던 동서의 견제가 시작된다. 이번엔 동서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2011년 말 시장점유율 자료를 배포한 동서는 “동서는 2011년 커피믹스 시장점유율 81.8%를 기록했다. 남양의 카제인나트륨 유해 논란 등 노이즈 마케팅에도 점유율은 2.9%의 미미한 하락에 그쳤다”고 밝혔다. 남양이 선전했지만 시장에는 별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표현을 에두른 것이다. 같은 날 남양은 반박자료를 통해 “동서는 최근 커피믹스 시장점유율이 70%대로 떨어진 것을 부정하려고 연말이 아닌 연평균 점유율 수치를 사용했다”고 발끈했다. 남양이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한 연초에는 시장점유율이 미미해 연평균 점유율을 사용하는 건 눈속임이라는 것이다.
동서가 “남양의 노이즈마케팅과 스타마케팅이 맥심의 아성을 무너뜨리진 못했다. 오히려 커피믹스 시장의 성장 둔화를 이끌었다”고 카제인나트륨 논란을 비판하자 남양은 “커피믹스 시장의 성장 둔화는 제품가격 상승과 원두커피의 성장 때문”이라며 “겉으로는 노이즈마케팅이라고 비난하면서도 뒤로는 남양의 미투(Me Too) 상품을 준비 중”이라고 맞받아쳤다. 동서가 준비 중이던 ‘맥심 화이트골드(무지방 우유 첨가)’를 겨냥한 것이다.
해를 넘겨 지난해 초 동서가 화이트골드를 출시하자 카제인나트륨 공방은 2라운드로 접어든다. 이번엔 남양이 동서를 정조준했다. “화이트골드가 카제인을 포함하고 있음에도 동서가 이를 의도적으로 숨겨왔다”고 주장한 것. 남양은 “동서의 맥심 화이트골드는 카제인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으려 했으나 용해성 등 문제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약 1.4%의 카제인 첨가물을 계속 사용 중”이라며 “카제인 첨가물을 계속 사용하면서도 이를 제품에 표기하지 않기 위해 복합원재료 중 상위 다섯 가지만 표기하는 법을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남양이 품목제조보고서를 근거로 내세우자 동서는 “품목제조보고서는 기업 제조 기밀사항으로 당사 외 회사가 이를 입수하는 건 불법”이라며 “제품에 표기된 바와 같이 무지방 우유가 함유돼 사실대로 광고했고 카제인을 대체해 무지방 우유만 넣었다고 말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신축하는 커피공장은 전남 나주시 금천면 10만5700㎡ 부지에 연건평 2만6446㎡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이 공장의 연간 총 커피생산량은 7200톤(1차 3600톤, 2차 3600톤). 국내 커피믹스 시장점유율 50%를 예상한 설계다. 김웅 남양유업 대표는 “유가공업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커피전문 기업으로, 종합식품회사로 거듭나는 과정을 성공적으로 수행 중”이라며 “2014년 2조원 달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서 측은 별반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동서는 현재 부평과 창원지역에 6만6115㎡ 규모의 커피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이들 공장은 연간 2만1000톤의 커피믹스를 생산하고 있다.
남양유업이 신축 예정인 나주커피공장 조감도
양사의 경쟁을 놓고 업계에선 “두 회사의 경쟁보다 정체기로 접어든 국내 커피믹스 시장이 문제”란 지적이다. 소비자들의 입맛이 고급화되며 커피믹스 대신 고급 원두커피가 트렌드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해마다 늘어나던 국내 커피믹스 판매량이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했다. 시장조사업체 AC닐슨에 따르면 올 상반기 커피믹스 판매량은 5만3330톤으로 작년 상반기(5만3616톤) 보다 286톤 줄었다. 1위 업체인 동서식품 판매량이 4만3879톤에서 4만2546톤으로 줄었고, 한국네슬레(5634톤→3063톤)와 롯데칠성음료(1005톤→492톤)의 감소폭도 컸다. 2010년 12월 커피믹스 사업에 뛰어든 남양(2105톤→6369톤)만 판매량이 늘었다. 하지만 남양은 올해(1~9월 기준) 시장점유율을 12% 수준밖에 끌어올리지 못했다. 업계에선 투자대비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커피믹스 시장의 정체가 예상되지만 1조2000억원대의 큰 파이가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며 “커피믹스의 해외수출과 이를 대체할 후속 상품 발굴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이야기했다.
오프라인에선 카누, 온라인은 단연 G7
정태근 인터파크 인스턴트커피 CM은 “G7은 브라질에 이어 제2의 커피 생산국인 베트남에서 폭넓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브랜드로 국내에도 마니아층이 넓게 형성돼 있다”며 “G7, 이과수 등은 국내 브랜드와 비교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쉽게 구입하기 어려운 데다 온라인에선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8호(2013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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