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ckinsey Report] 여성인재 후원 문화를 만들어라

    입력 : 2012.12.28 14: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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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 유럽 및 북미 지역의 여성 고위직 비율은 여전히 저조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기업이나 정부 및 학계에서 고위직에 오른 여성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많은 관심을 끄는 주제이다. 얼마 전 마리사 메이어가 야후의 새 CEO로 선임된 일이나 “왜 여자들은 아직도 모든 지위를 다 가질 수 없나”라는 앤 마리 슬로터 프린스턴대 교수의 글 등이 화제가 된 것은 좋은 본보기이다.

    맥킨지는 이런 추세를 반영해 최근 아시아와 유럽 및 북미 지역 내 고위직 여성의 비중을 주제로 글로벌 리서치를 해왔다. 이사회나 경영진, 차세대 리더 그룹의 성비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고위직이나 실무직을 막론하고 더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여성의 진출 확대를 위한 폭 넓은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는 고무적인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 성 다양성 확보를 통해 긍정적 효과를 누리고 있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고, 최고위직 여성 비율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한 일부 기업들의 사례도 확인할 수 있었다. 유럽 기업 이사회 내에서 여성 비율은 5년 전 저조한 수준에서 상당히 늘어났다. 정치권이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여성 쿼터제나 특정 목표치를 도입한 국가들의 경우 괄목할 만한 결과를 달성하고 있었다. 성 다양성 측면에서 귀감이 될 만한 기업들의 등장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선진국 내 대다수 기업들은 여성의 잠재력을 활용하기 위한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진전을 이루어내지 못하고 있다. 능력 있는 여성들의 고위급 진출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이 여전히 철옹성처럼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큰 꿈을 가지고 직장생활을 시작한 여성들 중 상당수는 결국 보다 편안한 직장을 찾아 이직하거나 직장을 그만두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아시아의 경우 육아나 가사를 여성이 도맡아야 한다는 전통적 정서로 인해 기업 내 고위급 진출을 꿈꾸는 여성들의 개척행로는 더욱 어렵다. 그 결과 현재 무수한 성 다양성 계획들이 추진되고 있지만 지역을 막론하고 여성이 경영진으로 진출하는 사례는 극히 찾아보기 어려우며 이사회 구성원 중 여성이 명목상 수준 이상의 비율을 차지하는 경우 역시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성 다양성 면에서 가장 큰 성과를 거둔 기업들은 어떠한 특성을 지니고 있을까? 기업별 성 다양성 진척의 정도나 지역, 문화적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지만 지역을 막론하고 세계 어디에서나 적용될 수 있는 핵심 원칙들이 있다. 성 다양성의 대폭적 개선을 가져올 수 있는 공통적 핵심 요인은 고위직 리더십의 전적인 의지와 적극적 인재 관리, 의식 및 행동의 전환을 위한 효과적인 노력으로 정리할 수 있다.

    범지구적 문제 현재 미국 기업 이사회 구성원 중 여성 비율은 15%이며 경영진 내 비율은 14%다. 독일의 경우 그 비율은 각각 16%와 3%, 프랑스는 20%, 8%이며 중국과 인도 일본의 경우 이사회나 경영진의 여성 비율은 모두 10%를 밑돌고 있다. 스칸디나비아의 경우 보다 높아 노르웨이가 35% 및 15%, 스웨덴이 25% 및 21%를 기록하고 있다. 지역을 막론하고 여성의 비율은 고위 경영진으로 올라갈수록 현저히 줄어드는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인재유출은 더 나은 혹은 다른 직장을 찾아 이직하는 여성임원들로 인해 발생하기도 하지만 일과 가정 간 양립 문제로 자발적으로 승진을 포기하는 여성들도 상당수다. 많은 여성들이 승진의 주요 관문에서 철옹성같이 버티고 있는 장벽들에 직면하게 된다.

    여성 승진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금까지는 구조적 장벽, 라이프스타일상의 선택, 제도적 및 개인적 인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러한 요소들이 상호 얼마나 긴밀하게 얽혀 있는지 밝혀진 것은 매우 최근의 일이다. 커리어 초기에는 관리자나 평사원 간 남녀 비율이 고르게 분포하나 이사급에 이를 수 있는 시기가 되면 여성들의 상당수는 비 관리자 직책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현저히 드러난다. 남성들은 직장 내 승진 및 관리자 역할 유지에 대해 격려를 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매우 용이하게 확보할 수 있지만, 여성들은 관리자로서 직책 유지를 독려하며 후원해줄 만한 상사들과 고민을 나눌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관리자 직책은 스트레스가 많고 유연성은 적다.

    산업부문에 따른 내재적 우위나 불리한 점들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산업 내부에서도 상황들 간에는 큰 편차가 존재하며 모순적 요소들도 허다하다. 예를 들어 유럽 금융부문에선 중간관리자급에 도달한 시점에 여성 직원의 감소율이 최고치에 달한다. 대조적으로 미국의 일부 금융서비스 업체들은 성 다양성 측면에서 최고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의 경우 여성의 노동참여율 자체가 상대적으로 낮아 여성인재 파이프라인의 구축이나 유지 자체가 원천적으로 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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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다 큰 개선을 위한 방안 북미나 유럽의 많은 기업들이 조직 내 여성의 승진을 촉진시키기 위한 강력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직원 평가의 공정성 및 객관성 담보, 성 다양성 목표치 책정, 원격 근무의 유연성 제고, 육아휴직 전후의 원활한 이행 지원, 역량이 있는 부사장들을 대상으로 한 임원 코칭제도 도입 등이 여기에 포함한다. 최근 설문조사에선 조사 대상 235개의 유럽 기업들 중 최소 20개의 성 다양성 이니셔티브를 시행하고 있다고 대답한 기업들은 60%를 웃돌았다.

    여러 연구에서 최고 경영진 중 여성 비율이 높은 기업들의 실적이 양호하게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보다 확대하려면 CEO나 최고 경영진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노력을 기울이고 또 의지를 다져야 한다. 입사 초기부터 최고경영진 후보 단계에 이르기까지 인재 파이프라인 내의 여성인재들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모니터링하며, 여성 인재들의 승진을 가로막는 폭 넓은 편견들을 바꾸기 위한 개입도 해야 한다.

    리더십의 ‘집착’ 기업의 문화나 경영, 전략의 변화는 고위 리더들이 개인적으로 열정을 가지고 직접 참여해 롤모델 역할을 할 때 성공할 수 있다. 성 다양성 정책 역시 예외가 아니다. CEO가 직접 나서서 옹호하고 ‘스토리텔러’ 역할을 할 경우 더 많은 임직원들이 중요성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며 CEO의 마인드와 행동을 따르기 시작한다. 확고한 추진 의지를 지닌 CEO는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기 마련이며 모든 이들과 이를 공유하고 독려해 나간다.

    성 다양성을 최우선 순위로 간주하지 않는 CEO들은 ‘성비’ 문제를 ‘다양성’으로 ‘다양성’을 ‘인재’ 문제로 희석시킴으로써 조직 내 하부로 이니셔티브의 리더십을 위임하며 추진력과 포커스를 약화시킨다. 성 다양성을 적극 옹호하는 CEO는 여성인재들의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수일에 걸쳐 진행되는 인재 관련 논의에도 참석한다.

    스폰서십은 임원들이 최고경영진으로 승진하는 데 있어서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해 왔으며 이는 현재도 마찬가지다.

    인사담당 리더들은 이러한 관계야말로 제도화가 매우 어려우며, 공식적으로 제도화된 프로그램의 성과 역시 분분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CEO나 성 다양성 담당 리더가 스폰서십 프로그램에 확신을 가지고 차세대 리더급의 역량 있는 여성인재들을 발굴해 최고경영진과 자주 시간을 함께 보내도록 한 한 기업의 사례는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해당 여성인재들은 CEO나 고위 임원들을 개인적으로 알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고 고위급 임원과 CEO들 역시 이들을 보다 잘 알 수 있게 됐다. 이 여성들은 대부분 기업 내 고위직으로 승진했다.

    인재 파이프라인의 관리 및 육성 맥킨지 연구 결과 기업들이 실적을 제고하려 할 때 과제 착수 전 현황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가지고 시작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성공 가능성이 두 배 더 높은 것으로 나왔다. 성 다양성 과제는 조직 내 모든 레벨의 성 비율을 파악하는 것을 의미한다. 직급이나 기능, 사업부 및 지역별로 정확한 성비를 파악하고, 호봉과 감소율, 여성 임직원의 퇴사 사유, 승진 후보 여성 대 실제 승진 여성 비율 등 지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한다.

    이러한 정보의 확인이야말로 바른 인식, 이해를 통해 지속적인 개선을 추진하기 위한 첫 걸음이기 때문이다. 한 기업은 고위급 여성 매니저의 수를 보다 확대하기 위해 필요한 여성 임직원 채용, 승진 및 보유수준을 지속적으로 시뮬레이션 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법은 능력주의 기업문화를 희석시키지 않으면서도 달성 및 지속가능한 목표를 설정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이 기업의 경우 2018년까지 상무 및 전무급 여성임원 비율을 25%까지 확대한다는 전반적 목표를 세우되 승진 기준을 결코 낮추지는 않는다는 명확한 전제를 수립하고 매니저들이 역량 있는 여성 인재들을 더욱 진지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들의 능력을 조기부터 개발시키기 위한 노력을 한 것이다.

    매니저의 성과급과 연동된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것 역시 효과적 방안이 될 수 있다. 일부 기업들은 목표치를 수립하는 게 최고위층 여성의 자질에 대한 신뢰도를 오히려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기도 한다. 반면에 목표치 수립을 선호하는 이들은 이러한 정도의 급진적 추진을 하지 않으면 큰 변화를 이룰 수 없고 고군분투하며 임원급까지 올라온 여성들의 반발을 초래하더라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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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식 및 행동의 전환 리더들이 아무리 좋은 의도를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자신과 조직 전체의 인식을 전환하지 않는 한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경영에 진정으로 매진하는 임원이라면 일주일 내 24시간 회사 일에 전념하고 당연히 출장이 일상화돼야 한다는 인식이 조직 전반에 지배적이라면 많은 능력 있는 여성들은 승진을 미리 포기하고 말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배적 인식이야말로 변화시키기가 매우 어려운 부분에 해당한다. 경험적으로 볼 때, 이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은 솔선수범을 통해 인식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는 결정적 롤모델을 통해 각 구성원들이 스스로 이를 자각할 수 있는 학습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이미 최고위층에 오른 여성들 역시 이를 더욱 적극 지원해야 한다.

    성 다양성 면에서 최고 성과를 달성하고 있는 기업들은 포용성을 중시하며 이를 더욱 확산시키고자 노력한다. 이러한 기업의 리더들은 상호존중을 통해 고객서비스를 더욱 개선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결국 매출까지 증대할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믿음이 자리 잡게 되면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88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고객기반의 90%가 여성인 한 글로벌 화장품 회사는 성 다양성이야말로 자기 회사가 지닌 핵심 경쟁력의 하나라고 한다.

    유럽에 본사를 둔 또 다른 소비자 기업은 소비자 조사를 통해 당사 제품의 대부분이 남성용이지만 해당 구매의사 결정을 내리는 주체는 대부분 여성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후, 마케팅 및 제품개발 접근법을 전격 수정 및 고도화해 보다 더 많은 여성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겉으로 쉽사리 드러나지 않는 제도적 편견들도 작용한다. 예를 들어 최고경영진에 오르기까지는 때로 신랄하고 날카로운 비판과 피드백이 필요하건만, 남성들은 여성들에게 이러한 피드백 건네기를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여성인재들의 스폰서를 자처할 경우 자칫 부적절하게 보일 것을 우려해 선뜻 나서기를 꺼려하는 남성 임원들도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처럼 행동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승진을 후원하는 것을 더욱 편하게 느끼기 마련이다. 그러나 기꺼이 문제를 제기하고자 하는 태도는 큰 차이를 가져온다. 한 회사는 채용과정에 대한 실사를 통해 남성 지원자보다 여성 지원자들에 대해 채용 담당자들이 더욱 비판적 시각을 가지게 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고안하게 됐다. 이러한 세션의 진행을 맡게 됐던 한 직원은 그 후 회사 내에서 성 다양성 및 포용성에 대한 매우 적극적 옹호자가 됐다.

    여성인재들에 대해 기업이 가지고 있는 인식 및 비전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바로 여성들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인식 및 비전이다. 미국 전역의 60개 대기업 내에서 성공적인 200명의 중간관리자 및 그 이상 고위급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결과 이들은 커리어 초기의 고속승진, 든든한 후원자 확보, 더 큰 기회를 위해 회사를 변혁하고자 하는 의지, 승진을 위해 관리자 직책에 머물고자 하는 경향은 물론 중대한 장애물에 직면했을 때에도 낙관을 잃지 않는 공통적 특성을 지닌 것으로 조사됐다.

    입사 연차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여성들은 남성들만큼이나 승진을 희망한다. 그러나 신입사원 및 중간급 여성들 중 최고경영진 레벨로까지 장기적 성장을 희망하고 있는 여성은 18%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들의 경우 그 비율은 36%에 달한다. 이러한 결과들은 비전을 심어줄 수 있는 리더들이 역량 있는 여성 중간관리자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가 이들의 꿈에 대해 함께 논의함으로써 자신감을 가지고 큰 꿈과 목표를 세울 뿐 아니라 관리자 직급을 보다 용이하게 수용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할 필요성이 얼마나 절실한 지를 보여준다. 여성들이 자신의 사고, 감정 및 행동에 대한 훈련을 통해 스스로의 미래에 대해 더욱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둔 여성 리더십 육성 프로그램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여성인재 육성 위한 4대 우선순위 1. 성 다양성 어젠다를 다른 전략적 비즈니스 이니셔티브급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라.

    2. 데이터를 요청하고 이에 대해 이야기하라.

    3. 여성인재 후원하는 문화를 구축하라.

    4. 다양성이 존중되는 업무환경을 만들어라.

    [조아나 바쉬 맥킨지 뉴욕사무소 이사 샌드릴 데빌라 파리사무소 이사 진왕 상하이 오피스파트너]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8호(2013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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