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nterprise]CJ그룹…‘문화 창조’ 기업으로 진화

    입력 : 2012.10.05 17:5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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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를 만듭니다!” 지난 5월 CJ그룹(대표 이재현)은 새로운 기업광고를 선보였다. CJ그룹의 주요 사업 분야인 외식·콘텐츠·쇼핑·유통 등을 통해 단순히 먹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식문화·생활방식 등을 바꾼다는 ‘문화창조기업’의 의미를 담은 것이다.

    CJ그룹이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 대표 종합식품기업이던 CJ는 1994년 이재현 회장이 취임한 후 외식업을 통해 덩치를 키우더니 어느새 미디어&콘텐츠, 물류에 이르기까지 진화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근래에는 생명과학사업인 바이오 분야에도 진출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실적 역시 눈부시다. △식품&외식 △신유통 △콘텐츠 △바이오 등 4대 사업군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CJ그룹은 지난 2011년 20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 10조원을 돌파한 2007년을 기준으로 보면 4년 만에 2배로 성장한 셈이다.

    그래서일까. CJ그룹은 오는 2020년까지 그룹 총매출 100조원을 돌파하겠다는 ‘Great CJ’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최고의 식품그룹을 넘어 생활문화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이제는 문화를 창조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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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식·K-POP을 무기로 해외진출 재계에서는 CJ그룹에 대해 ‘한류기업’이란 평가를 내린다. 식품에서부터 외식, 영화 등 식생활과 문화생활에 관련된 계열사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계열사들이 해외로 진출하면서 CJ 방식의 생활문화를 자연스레 접하고 있어 비즈니스 자체가 ‘한류 전도사’라는 분석이다.

    실제 CJ그룹은 CJ푸드빌과 CJ제일제당, CJ CGV, CJ E&M 등을 통해 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중에서도 CJ푸드빌은 우리 고유의 음식인 ‘한식’을 세계에 전파하며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뚜레쥬르, 비비고, 빕스 등 외식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CJ푸드빌은 2004년 미국 LA에 뚜레쥬르 매장을 연 이후 2005년 중국, 2007년 베트남 등 해외 매장을 순차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이 중 중국과 베트남에서는 연평균 두 자릿수의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유럽 지역에는 세계인에게 널리 알려진 비빔밥을 주제로 한 외식업체 ‘비비고’를 운영 중이다. 비비고는 한식 트렌드에 맞게 밥과 소스, 토핑을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게 한 음식점이다. 특히 지난 7월에는 영국에 매장을 내는 등 유럽인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밖에도 투썸플레이스, 빕스 등 CJ푸드빌의 외식 브랜드들은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외식업계에서는 CJ푸드빌의 해외진출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 내에서 CJ푸드빌의 외식 브랜드가 높은 인기를 끌고 있어 ‘한식의 세계화’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CJ제일제당은 즉석 밥인 햇반과 양념류, 장류 등을 미국 시장에 내놓으며 주목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CJ제일제당은 지난 2005년 미국의 내추럴 푸드 업체인 애니천(Annie Chun)과 2006년 냉동식품 업체 옴미(Omni)를 인수 합병했다. 또 미국 시장을 위한 맞춤형 고추장 소스를 개발해 판매 중이다.

    이와 관련, CJ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분산됐던 계열사들이 한 곳에 모이면서 업무 협조가 원활해졌고 스피드한 경영이 가능해졌다”면서 “앞으로도 아시아권과 유럽 지역에 외식 브랜드를 순차적으로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식품 및 외식과 관련된 CJ제일제당, CJ푸드빌, CJ프레시웨이 등은 모두 서울 중구 쌍림동 CJ제일제당 빌딩에 입주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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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푸드빌이 한식을 앞세워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면 CJ E&M은 K-POP을 통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CJ E&M은 그룹 내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사업을 담당하던 CJ엔터테인먼트, CJ미디어, 온미디어, CJ인터넷, 엠넷미디어 등 5개 계열사들이 하나로 통폐합돼 출범됐으며 자산규모 1조7000억원이다. 계열사 통폐합을 통해 미디어&콘텐츠의 제작에서부터 유통 등 전 과정을 갖추게 된 CJ E&M은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각종 콘텐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 최초의 라이선스 뮤지컬 <맘마미아>를 공동 제작해 큰 성공을 거뒀다. 최근에는 <캣츠>를 공연 중에 있다. 또한 세계인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K-POP 콘텐츠를 제작하며 ‘한류전도사’의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특히 CJ E&M이 진행하는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이하 MAMA)’는 지난 2010년 마카오에서 첫 번째 글로벌 행사가 진행된 후 아시아를 대표하는 최고 권위의 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MAMA는 아시아권 13개국에 생중계됐으며 중국·미국·프랑스 등 7개국에는 녹화 방송돼 전 세계 20개국 19억명이 시청했다.

    물류와 홈쇼핑 통해 ‘CJ스타일’ 완성
     CJ푸드빌 비비고 런던 1호점 매장.
    CJ푸드빌 비비고 런던 1호점 매장.
     CJ푸드빌의 VIPS가 지난 8월 8일 중국 SUNLON사와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중국 내 영업에 들어갔다.
    CJ푸드빌의 VIPS가 지난 8월 8일 중국 SUNLON사와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중국 내 영업에 들어갔다.
    먹고, 보고, 듣는 것을 통해 ‘한류기업’으로서의 위상을 세우고 있는 CJ그룹은 생활패턴에 영향을 주고 있다. 신유통 부문의 홈쇼핑과 물류사업이 중국 및 아시아 지역의 생활패턴을 바꾸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KOTRA 관계자는 “CJ의 경우 외식업과 콘텐츠를 통해 해외시장에서 눈과 입맛을 사로잡은 후 홈쇼핑을 통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식자재와 제품 등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줄 물류망을 CJ대한통운을 통해 해결함으로써 그룹계열사간 완벽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TV 및 인터넷 홈쇼핑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CJ오쇼핑은 CJ GLS와 CJ대한통운을 통해 중국·인도·유럽·베트남 등에서 다양한 홈쇼핑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의 활약이 눈에 띈다. CJ오쇼핑은 2004년 중국의 ‘동방CJ’ 개국을 시작으로 2008년 ‘천진CJ’, 2011년 ‘남방CJ’를 현지 사업자와 합작 형태로 설립해 홈쇼핑 대중화를 선도하고 있다.

    또 2009년에는 인도에 ‘스타CJ’를, 2010년 베트남 ‘SCJTV’ 등을 열었다. 지난 2011년에는 홈쇼핑이 발달한 일본에서도 ‘CJ프라임쇼핑’을 개국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홈쇼핑 업체로 성장하고 있다. 이밖에 최근에는 터키 홈쇼핑 사업을 위해 사전작업에 들어감으로써 유럽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CJ오쇼핑이 홈쇼핑을 통해 소비자들의 욕망을 사로잡는다면 CJ GLS와 CJ대한통운은 12개국 25개 해외법인을 통해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전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고 있는 CJ그룹 계열사들의 물류를 담당함으로써 ‘글로벌 CJ’의 신경망이 되고 있다.

    특히 홈쇼핑과 물류를 기반으로 하는 신유통 부문은 올 상반기에는 최초로 식품&외식 분야의 매출을 추월하며 그룹 내 최대 캐시 카우로 떠올랐다.

    CJ그룹에 따르면 올 상반기 CJ오쇼핑, CJGLS, CJ대한통운, CJ올리브영이 포함된 신유통 사업부분은 상반기에 4조5790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반해 제일제당, CJ푸드빌, CJ프레시웨이 등이 속한 식품사업 부분은 4조269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4대 사업군 중 가장 매출이 적었던 신유통 부문이 최대 매출을 올리던 식품 부문을 추월한 것이다. CJ그룹 관계자는 “대한통운과 CJGLS 간 시너지 효과가 확대되고 콘텐츠와 바이오 사업의 성장세가 계속되면 식품과 비(非)식품 사업군 간의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1등 브랜드 ‘그레이트 CJ’ 만들겠다
    쾌적한 문화공간으로 거듭난 서울 용산 CJ CGV.
    쾌적한 문화공간으로 거듭난 서울 용산 CJ CGV.
    중국에 진출한 CJ푸드빌의 뚜레쥬르.
    중국에 진출한 CJ푸드빌의 뚜레쥬르.
    생활을 변화시키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CJ그룹의 전략은 현재까지는 대성공이다. 하지만 이재현 회장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더욱 더 고삐를 조이고 있다. 지난 9월 12일 중국 베이징의 CJ 중국 본사에서 열린 ‘CJ글로벌 콘퍼런스’에서 임원들을 질책한 것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더 성장하기 위한 채찍질이란 게 재계의 판단이다. 글로벌 문화기업을 향해 달려가는 CJ그룹은 오는 2020년에는 그룹 매출 100조원, 4대 사업군 중 최소 2개 부문을 세계 1위로 올려놓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에만 해외 약 5500억원, 국내 1조5300억원 등을 투자할 계획이다.

    매출 10조원 돌파와 함께 2007년 CJ그룹 출범 이후 2008년 12조6000억원(전년대비 23%), 2009년 14조5000억원(15.1%), 2010년 17조5000억원(20.7%) 등 폭발적인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CJ그룹. 올해 20조원의 매출을 넘어 2020년까지 그룹 매출 100조원을 돌파해 ‘CJ 시대’를 열겠다는 이재현 회장의 행보가 기대된다.

    [서종열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창간 제25호(2012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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