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글로벌 공동기획 세계의 건축·건축사]⑯ 네덜란드 MVRDV의 미라도르(Mirador)"공동주택에 도시를 담다"

    입력 : 2012.08.06 1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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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라도르(Mirador)는 스페인어로 ‘전망대’ 혹은 ‘발코니’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미라도르(Mirador)는 이름에 어울리는 훌륭한 전망대를 지니고 있는 공동주택으로 네덜란드 건축가 그룹 MVRDV가 스페인 마드리드 산치나로(Sanchinarro)에 계획한 건물이다. Mirador가 들어선 산치나로(Sanchinarro)는 마드리드 북동쪽 과다라마(Guadarrama) 산맥의 전경이 보이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유럽 통합 조치의 일환으로 국경의 개방 후 스페인은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고 많은 주택건설 붐이 일어나게 된다.

    산치나로는 이러한 붐에 힘입어 늘어나는 도시 기능을 수용하기 위해 마드리드 외곽에 새로 개발된 4개의 개발지구 중 하나이다. Mirador는 건축주인 마드리드 주택 조합(EMV)이 기존의 스페인 문화에 기반한 작은 창과 ㅁ자 배치의 소형 블록으로 형성된 파티오(Patio)를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한 획일적인 주거 형식을 탈피해 도시와 과다라마 산맥을 조망할 수 있는 공공의 정원을 형성한 MVRDV의 계획안을 수용함으로써 건축이 이뤄질 수 있게 된다.

    MVRDV는 스페인의 전통적인 주거양식을 모티브로 Mirador를 계획했다. 저층의 폐쇄형 주거 건물 형태를 수직으로 세우고 1층에 형성되는 Patio(스페인 정원에서 유래한 건물에 의해 둘러 싸여진 정원, 즉 중정)와 지상 40m 높이에 5개 층을 개방한 공중정원(Sky Plaza)으로 변형한 형태로 계획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중정원은 거주자뿐 아니라 인근 주민들에게 휴게공간과 스카이라인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의 기능으로 제공된다.

    또한 다른 산치나로의 주거와 달리 좁은 대지에 수직타워로 계획돼 주변 다른 건물에서 볼 수 없는 광장을 확보했다. 이런 건물 전면의 공지와 공중정원은 거주자와 주변 지역사회에 함께 공유되는 공간으로 현대 도시의 쾌적한 주거환경을 실현하는 요소로 MVRDV의 다른 건물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건축 요소이다. 건물 내부의 공중정원은 대지 북측에 형성된 광장에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접근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 공중정원은 주민커뮤니티 시설뿐 아니라 외부에서 바라볼 경우 개구부를 통해 하늘의 풍경과 과다라마 산맥의 경치를 담을 수 있는 액자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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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라도르는 지상 21층, 연면적 약 1만8300㎡ 165세대로 이뤄진 주거시설이다. 165세대는 건물내부의 4개의 코아를 중심으로 2~3세대의 중·소형 주택, 원룸 형태의 복층 주택, 중복도를 공유하는 중층 주택 등 다양한 형태의 중·소형 주택으로 구성돼 있다. 일반적인 주거와 차별화된 특징 중 하나는 19층과 20층의 소형 중층 주택의 경우 아래층의 거실과 위층의 침실을 건물 내부의 중복도를 가로지르는 계단을 이용해 이동하도록 계획돼 있다는 점이다. 다양한 형태의 주거 공간은 지역적으로 또는 사회적으로 서로 다른 가족구성을 가진 거주자들의 생활양식을 반영하고 있다. 비슷한 평면 형태의 세대의 조합으로 건물은 9개의 작은 블록으로 구성되고 이렇게 형성된 작은 블록들이 서로 결합해 하나의 거대한 ‘Superblock’ Mirador가 만들어진다.

    비슷한 평면 형태의 세대의 조합으로 구성된 작은 블록 단위들은 각각 외관에서 석재, 콘크리트, 타일 등 다양한 재료로 표현된다. 소형 블록의 다양한 색상과 재료의 결합은 전체 건물의 외관을 주변건물과 차별화된 독특한 형태가 되도록 했다. 이는 Mirador가 마드리드의 타 주거시설과 달리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MVRDV는 Mirador로 2006년 스페인 마드리드 시로부터 2005년 신축 주거시설 부문 최고상을 수상했다.

    MVRDV는 1991년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 동문인 위니마스(Winy Maas) 야곱 반 리츠(Jacob vanRijs) 나탈리 드 브리스(Nathalie deVries) 세 명이 자신들의 이름의 약자로 설립한 건축가 그룹이다. 회사 설립 후 건축과 도시 디자인 분야에서 전 세계에 걸쳐 독특한 디자인으로 주목 받고 있다.

    1997년 힐베르쉼(Hilversum)에 있는 ‘Villa VPRO(라디오 방송국)’를 건축해 최초로 주목 받기 시작했다. 이후 ‘워조코 노인주거건물(The Wozoco project)’ ‘2000년 하노버 EXPO 네덜란드관(Hannover D)’ ‘실로담(Silodam)’ 등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특히 ‘THE FORMERLY GREEN BELT(세곡지구 아파트 현상설계)’ ‘Gwanggyo Power Centre(광교 복합 신도시 설계경기)’ ‘동대문운동장 공원화 현상설계’ ‘부산국제 영화제전용관 현상설계’ ‘Anyang Peak(예술공원 안양전망대)’ 등 한국의 많은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진행해왔다. 최근엔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주상복합(The Cloud)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워조코 노인주거건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1994~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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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VRDV가 실현한 최초의 대규모 복합건물로 늘어나는 암스테르담의 노인 주거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계획된 건물이다. 건축주의 요구조건과 대지 조건이 어긋났지만 MVRDV는 100가구 수용이라는 당초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13가구를 북쪽의 캔틸레버로 튀어 나온 부분에 배치했다. 북측의 튀어나온 세대는 외부에서 보면 거대한 발코니의 형태를 독특한 모양을 취하고 있다. 남측의 입면은 다양한 형태의 발코니와 색상을 적용해 WoZoCo 이후 많은 건축물에 영감을 줬다. WoZoCo는 기존 노인 주거와 소형주택 대한 개념을 탈피한 혁신적인 건축물로 지금도 수많은 관광객들과 건축가들이 방문하는 명소이다.

    실로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1995~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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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스테르담의 아이강가 물위에 떠 있는 이 건축물은 20m 높이에 10층 건물로 157세대의 주거와 상업시설을 갖춘 복합건물이다. 암스테르담의 부족한 주택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지어졌다. 전체 건물에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이 섞여 있으며 MVRDV가 주거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쾌적한 주거환경을 실현하기 위해 4~8세대가 함께 사용하는 복도, 정원, 갤러리 및 홀 서라운드 등의 커뮤니티 공간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주거와 상업시설의 배치에서 기존의 획일적인 평면구성에서 벗어난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건물은 물위에 필로티로 떠있는 구조로 돼 있으며 필로티 하부는 네덜란드의 주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보트를 정착시킬 수 있는 마리나로 사용되고 있다. 2000년 하노버 EXPO 네덜란드관 1997~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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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하노버 엑스포 네덜란드관으로 수직으로 쌓아 올린 대지에 녹지를 삽입해 Vertical Park를 형성한 친환경 건물이다. MVRDV의 여러 계획안에서 나타나는 포화된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기존 자연의 확장과 인공적인 것의 조화를 실제로 구현한 건축물이다. 각 층으로 도달하는 동선은 건물 주변으로 둘러싼 계단으로 처리해 외관의 독특함을 더하고 있다. [김도한 한미글로벌 부장]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3호(2012년 0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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